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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yeoul78)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검천리에는 팔당 호반의 정암산 맑은물이 흘러서 남한강으로 마지막 終을 친 S자 계곡속에 종여울이라는 작은 집의 변해가는 4계절의 이야기를 종여울을 통해 서로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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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11.04 03:00 | 수정 : 2011.11.04 10:33 세계적 권위 그래픽 디자인상 '中國국제포스터비엔날레'서 대상 박금준씨 1년전 국제디자인상 大賞, 심사위원이 물었다 왜 한글 안쓰고 알파벳을? 한국 최고 디자이너는얼굴이 너무 화끈거렸다 1년간 한글을 파고들어 한글. 꿈. 길 字를 만들었다, 시계·타자기를 분해해서… ▲ 박금준씨"좋은 작품이에요. 그런데 왜 한국 디자이너인데 한글이 아니라 알파벳으로 디자인했나요? 난 (한글의) 신신명조체가 참 아름답던데…." 지난해 12월 홍콩에서 열린 국제디자인상 DFA상(Design for Asia Award) 시상식. '601 아트북 프로젝트' 포스터로 대상을 받은 한국 그래픽 디자이너 박금준(48·601비상 대표)씨에게 심사위원 미셸 드 보어(Boer)가 축하인사를 건네며 이렇게 말했다. 박씨는 'Snell'이라는 영어 단어가 나무와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담긴 포스터로 상을 받았다. 그런데 정작 한글에 관심 있었던 네덜란드 출신 심사위원의 눈엔 한글이 주(主)소재로 쓰이지 않은 게 의아하게 보였던 것이다. 보어는 비교적 최근 글꼴인 '신신명조체'까지 알고 있을 정도였다. 박씨는 그때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날 이후 한글을 테마로 작업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1년 가까이 흐른 지난달 29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중국국제포스터비엔날레'에서 박씨는 한글을 소재로 만든 '한글. 꿈. 길'이라는 작품으로 대상을 받았다. 2003년 시작된 이 상은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인상으로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니클라우스 트록슬러 등 이 분야를 이끄는 거장들이 역대 수상자일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한국인 대상 수상은 박씨가 처음. 한글 덕에 박씨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독창적인 타이포그래피"라는 호평을 받았다. "외국에선 조형적인 글로 꼽히는 한글을 우리 디자이너들이 촌스럽다며 방치하고 있다는 게 부끄러웠습니다." 3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박씨는 "그동안 한글은 해외에서 소통하기 어렵고 폼나지도 않은 것으로 여겨져 저를 포함한 대부분 디자이너들이 주로 영어로 작업했는데 편견이었다"며 "1년 동안 한글에 푹 빠져 살았다"고 했다. ▲ 지난달 29일‘중국국제포스터비엔날레’에서 대상을 탄 박금준씨의 작품 '한글. 꿈. 길'. 타자기를 분해해서 나온 부품을 조합해 한글 형태를 만들었다. 왼쪽에 옆으로 누운 '한글꿈길'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박금준씨 제공박씨는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히는 '레드닷상'과 'iF상'을 각각 12차례 받고 지난달 정부로부터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한국의 대표 그래픽 디자이너다. 여수세계박람회 포스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홍보물 등을 디자인했다. 충격은 자성(自省)을 넘어 책임감으로 이어졌다. "디자인으로 잔뼈가 굵은 사람으로서 한글의 아름다움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키는 데 일조해야겠다 마음먹었어요." 문제는 한글의 조형미를 어떻게 잘 살리느냐는 것이었다. "한글을 응용한 작업들이 대체로 한글 음운(音韻)을 조합해 사물에 적용한 것이었어요. 저는 거꾸로 생각해봤습니다. 우리 일상 속 사물로 한글 형태를 만들어 보기로 한 거죠." ▲ 피아노 부품으로 한글‘꿈’을 형상화한 작품. 관절이 연결된 듯한 모습이다. /박금준씨 제공고철 더미 속 철사, 오래된 타자기, 낙엽…. 주변 사물을 그러모았다. 이번 수상작은 타자기, 색소폰, 벽시계를 분해해서 얻은 부품을 조합해 '한글. 꿈. 길'이라는 한글 형태를 만든 것이다. 라이트박스(아래로부터 불빛이 올라오는 조명상자) 위에 부품을 배치한 뒤 촬영했다. 얼핏 보면 한글이 잘 보이지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글 자모가 드러난다. 자동차 부품으로 만든 한글 '길' 모양 설치물, 피아노 부속품으로 만든 '꿈' 모양 작품도 있다. "한글은 아래로도 관계를 가지고 옆으로도 관계를 가지고 있어 디자인적으로 흥미로운 소재"라는 게 박씨의 설명이다. 그는 "나뭇잎, 달, 산 등 자연의 형상에서 한글을 포착해 내는 작업을 계속할 계획"이라며 인터뷰가 끝나자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낙엽 뒹구는 가을 거리로 향했다. ㄱㄴㄷㄹ, 디자인으로 태어나다 입력 : 2011.10.07 03:08 한글의 조형미 찾는 디자이너 유진웅·허창봉·유영준 "한국어 몰라도 즐길 수있게" 자모 활용해 그림·무늬 표현 읽고 쓰는 한글에서 보는 한글로의 진화 시도 製字원리 시각화해 암호같은 '이미지 한글' 탄생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문자, 쉽게 배울 수 있는 글자, 창제 시기·목적·주체가 분명한 문자…. 한글의 우수성으로 흔히 꼽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런 강점에도 불구하고 한글은 한반도 밖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최근 디자인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디자인의 힘으로 극복하려는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한글 자모를 활용해 문자가 아닌 그림이나 무늬, 이미지로서 한글의 조형미를 부각시켜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다. 쓰는 한글에서 보는 한글로의 '진화(進化)'를 시도하며 한글의 조형적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젊은 디자이너 3명의 작업을 소개한다. ◆한글로 그림을 그리다 유진웅(29·히읗 대표)씨는 한글로 그림을 그리는 디자이너다. 한글을 활용한 타이포그램(문자를 조합해 이미지를 만드는 것) 작업으로 지난해 서울시가 지원하는 서울디자인창작지원센터 제3기 입주기업으로 선정됐다. 한글 자모를 조합해 만들어낸 공룡, 코끼리, 거북선 등의 형태를 티셔츠나 커피잔 같은 제품에 인쇄한다. 한글로 표현한 피겨스케이팅 선수 모습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기념품 도안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 한글 자음‘ㄷ’을 이용해 만든 도형(왼쪽). 이미지한글로 표현한 글자를 종이컵에그려 넣은 가상도. /허창봉씨·유영준씨 제공그는 "한글에 대한 우리의 이중적인 시선 때문에 이 작업을 시작했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한글의 세계화를 바란다고 하면서도 막상 물건을 살 때는 영어가 쓰인 걸 산다. 그게 잘못됐다고 비판하기보다는 디자인으로 대안(代案)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한다. 한글은 디자인의 소재로 쓰기가 까다롭다고 한다. 획과 획, 글자와 글자 사이 여백의 형태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씨는 "미세한 차이에 따라 전체의 느낌이 확 달라지는 게 디자인"이라며 "그 작고 복잡한 공간을 장애물로 생각할 게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한글로 꽃을 피우다 허창봉(28·허창봉디자인스튜디오 대표)씨는 한글의 자모를 재료로 프랙탈(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같은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되는 도형)을 닮은 도형을 만들어낸다. ㅂ, ㅅ, ㅊ 같은 자음을 소재 삼아 반복, 회전, 크기와 색깔의 변화 등을 통해 기하학적 문양을 만드는 것. 그는 "한글의 잠재력이 꽃을 피우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이 작업에 '한글, 아름다운 봉오리를 피우다'라는 제목을 붙였다. 대학 시절 허씨의 관심 분야는 타이포그래피(활자 서체나 글자 배치 등을 구성하고 표현하는 디자인 분야)였다. 그는 "해외에서는 알파벳의 서체는 물론 조형미 자체에 주목한 작업이 활발한 데 비해 한국에서 한글에 대한 연구는 가독성이나 판독성 위주여서 아쉬웠다"며 "한글 자체로 무늬를 만들어 작품으로 보여주거나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한글 디자인이라면 많은 사람이 붓글씨 같은 전통적인 것을 떠올린다"며 "하지만 이렇게 '한국적'인 것에 얽매이지 않고 한글을 활용해 전혀 다른 디자인을 선보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 한글 자모와 문장부호를 조합해 거북선(왼쪽), 공룡(가운데), 코끼리(오른쪽)를 만든 작품. /유진웅씨 제공◆한글의 원리를 시각화하다 한 방송국 그래픽 디자이너인 유영준(37)씨는 한글의 형상이 아니라 제자(製字) 원리를 시각화했다. 한글은 음양오행설에 입각해 자모를 만들고, 이를 조합해 글자를 구성하는 '모아쓰기'를 취한다. 이를 시각화해서 암호 같은 '이미지 한글'을 만든 것이다. 유씨는 이 작업으로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주최하는 국가상징디자인공모전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ㅈ, ㅊ, ㅉ을 갖고 유씨의 작업 방법을 간략히 소개하면 우선 세 자음은 한글 창제 원리상 음양오행의 중앙·동·서·남·북 가운데 '서(西)'에 해당한다. 또 음양오행에서 서쪽을 상징하는 색은 백색이다. 유씨는 ㅈ, ㅊ, ㅉ 가운데 가장 맑은 소리인 ㅈ에는 가장 밝은 흰색을, 가장 탁한 소리인 ㅉ에는 가장 어두운 흑색을 임의로 부여했다. 유씨는 "그림을 감상할 때 '본다'고 하지 그림을 '읽는다'고는 하지 않는다"며 "문자로서의 한글은 한국인만 읽을 수 있지만 시각화한 이미지는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도 즐길 수 있다"고 했다. 다양한 제품에 자신의 도안을 무늬로 넣거나, 스마트폰·태블릿PC 등에 입력된 한글 글귀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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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문제로 시비 붙어 험한 말 주고받다 멱살잡이 40대 두 가장 '결투' 벌인 뒤 서로 맞고소해 법정行… 징역형 선고 불가피했으나 화해 권유한 판사의 선처로 벌금형 선고유예 판결 ▲ 최원규 사회부 차장"내 땅에 내 쓰레기 버리는데 뭐가 문제요!" "아니, 그게 어떻게 당신 땅입니까!" 서울에서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사는 김명호(40·가명)씨와 진유영(43·가명)씨 집안은 '쓰레기 신경전'으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 어느 한쪽이 옆집 쪽 땅에 쓰레기를 버리면 곧바로 상대방이 쓰레기로 '응징'했다. 두 집의 땅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촉발된 갈등이었다. 살얼음판 같던 두 집안에 올해 초부터 '전운(戰雲)'이 감돌기 시작했다. 욱하는 성질의 김씨가 아침에 자기 집 앞을 지나던 진씨 어머니에게 험한 말을 내뱉은 게 발단이었다. 그 일을 전해 들은 진씨가 씩씩대며 김씨 집으로 달려갔다. 김씨 부인이 문을 열었다. "남편 어디 있어요!" "출근했는데요…." 맥이 풀린 진씨는 그냥 집으로 왔지만 분이 가시지 않았다. 다시 김씨 집 대문 앞에 쓰레기를 투척했다. 그 일을 아내에게서 전해 들은 김씨는 직장에서 한달음에 달려와 진씨 집으로 쳐들어갔다. 두 사람의 멱살잡이가 시작됐다. 급기야 김씨는 진씨 집 주방에 있던 가위를 집어들고 진씨를 위협했다. 화들짝 놀란 김씨 부인과 진씨 어머니가 싸움을 뜯어말렸다. 두 사람은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다. 김씨가 말했다. "우리 한판 붙자!" 중년의 40대 남자들이 가족들 앞에서 주먹다짐을 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두 사람은 외진 공터로 가기로 했다. 김씨가 차를 몰고 진씨가 옆에 탔다. 흥분한 김씨는 운전 중에 접촉사고까지 냈다. 웬만하면 결투 의지가 꺾였을 법도 한데, 김씨는 접촉사고 피해자와 합의를 마치고 다시 차를 몰았다. 싸움은 일방적이었다. 덩치가 헤비급인 김씨가 경량급인 진씨를 많이 때렸다. 수세에 몰리던 진씨는 작은 돌을 집어 김씨의 머리를 때렸다. 주먹다짐에 지쳐갈 무렵 누군가 말했다. "이게 뭐 하는 짓이냐. 그만하자." 싸움은 멈췄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곳곳에 상처를 입은 진씨가 김씨를 경찰에 상해 혐의로 고소하자, 김씨도 돌로 머리를 맞았다며 맞고소했다. 이웃 간 쓰레기 신경전이 형사 사건으로 번진 것이다. ▲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두 사람은 모두 기소됐는데, 붙은 죄명이 무시무시했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이었다. 흉기를 들거나 집단적으로 폭력행위를 한 이들을 가중처벌하기 위해 만든 특별법이다. 흉기(가위)로 협박한 김씨는 징역 1년 이상, 위험한 물건(돌)으로 상대 머리를 때린 진씨는 징역 3년 이상에 해당하는 범죄였다. 서울북부지법 판사는 고민에 빠졌다. 범죄 사실만 놓고 보면 최소한 징역형에 대한 집행유예 선고가 불가피했다. 하지만 싸움의 시작이 사소한 다툼이었고, 두 사람은 전과(前科)도 없는 평범한 시민이었다. 이들을 전과자로 만드는 게 내키지 않았던 판사는 화해를 유도해보기로 했다. 진씨 어머니에게 험한 말을 한 김씨가 먼저 사과하고 서로 마음을 풀면 화해가 되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김씨가 법정에서 "가위만 잠시 들었지 진씨를 위협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문제가 생겼다. 누군가 거짓말을 하면 화해가 어려워진다. 궁리 끝에 판사가 말했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데, 그러면 목격자인 가족을 법정으로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누군가는 자신의 거짓말을 합리화하기 위해 가족에게 위증 교사(敎唆)를 하게 될 거고, 사랑하는 가족은 위증 사범이 됩니다. 피고인들의 사소한 거짓말 때문에 가족까지 범죄자로 만들 수 있습니다." 판사의 은근한 압박에 움찔한 김씨는 결국 자백을 했다. 판사가 다시 말했다. "그럼 됐습니다. 추석 연휴 이후에 재판을 잡을 테니 그때까지 합의하면 최대한 선처하겠습니다." 다음 재판 때 두 사람은 밝은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섰다. 서로 진심으로 사과했다고 말했다. 판사는 검사에게 공소장(公訴狀) 변경을 권유했다. 기소된 범죄는 법정형이 너무 높으니 범죄에 이르게 된 상황과 내용을 감안해 적용 법규를 바꾸는 게 어떻겠냐고 한 것이다. 검찰도 이에 동의하고, 진씨에 대해선 형법의 단순상해로, 김씨에 대해선 형법의 특수협박죄로 공소장을 바꿨다. 모두 벌금형 선고가 가능한 범죄였다. 판사는 김씨와 진씨에게 벌금 100만원에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선고유예는 판결 후 2년간 법 위반 사실이 없으면 유죄판결을 취소해주는 것이다. 판사로선 최대한의 선처를 한 셈이었다. 화해하고 반성했으니 사이좋게 살라는 취지였다. 판사의 이해와 선처가 없었다면 두 사람은 꼼짝없이 무거운 형을 선고받을 뻔했다. 이웃 간 사소한 다툼에는 뭐니 뭐니 해도 화해가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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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있게 늙어가려고 애썼던 엄마, 치매에 걸려 요양병원에도 모시고 자식들이 모시려 해봤지만 '내 집에 가겠다'며 막무가내 혼자 살며 기억 잃어가 나이 오십이 넘은 나는 오늘도 엄마 때문에 운다 ▲ 최원규 사회부 차장'내 엄마 이야기이기도 하고, 당신 어머니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앞으로 다가올 나와 당신의 하루 보내기일 수도 있어서…'. 서울 광진구에 사는 이경미(54)씨가 얼마 전 기자에게 보낸 이메일은 이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늙어서 치매에 걸린 어머니에 관한 얘기였다. 올해 79세인 그의 어머니는 그 옛날 여고(女高)를 나왔고 나름대로 교양 있게 살려고 애썼던 여성이었다고 했다. #엄마는 실향민인 아버지와 연애결혼을 해 4남매를 낳았고, 자식과 남편을 위해 1000원 한 장도 아끼며 살았다. 엄마가 치매에 걸린 건 5년 전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직후였다. 수술 후부터 횡설수설했고 결국 치매 판정을 받았다. 엄마는 아버지와 함께 살았던 집에서 지금 혼자 산다. 아버지는 13년 전에 돌아가셨다. 자식 중 누군가 모실 수도 있지만 다른 집에선 엄마가 너무 힘들어한다. 자식들이 집에 모시면 엄마는 "내 집에 가야 한다"고 막무가내다. 아무리 알려드려도 엄마는 자식들 집에선 화장실이 어딘지 방이 어딘지 찾지 못해 쩔쩔맨다. 자식들은 자기 일로 바빠서 엄마 옆에 있어 주지 못한다. 요양병원에도 모셔봤지만, 거기서 엄마가 있을 공간은 침대 한 칸뿐이었다. 병이 더 악화되겠다 싶어 결국 다시 집으로 모셨다. 엄마는 그나마 자기 집에 있어야 안정이 된다. 식당일을 하는 나는 아침마다 엄마와 통화한다. "엄마, 꼭 식사를 해야 돼요. 아니면 정신이 더 안 돌아요. 그리고 전화기 옆에 빨래집게로 집어놓은 약을 꼭 드세요." 그러면 엄마는 아침에 먹어야 할 약을 지난밤에 먹었다고 한다. 엄마는 오래전부터 성당을 다닌 것도, 수중에 돈이 있었는지도 이제는 잘 기억하지 못한다. 요즘엔 다행히 이웃에 도와주는 분이 있어 엄마는 데이케어센터를 다닌다. '노인 유치원'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이웃에 사는 분이 아침에 엄마를 데이케어센터로 가는 버스에 태워준다. 엄마가 그곳에 간 날은 그나마 마음이 놓인다. ▲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 하지만 엄마는 1주일에 3일 정도는 데이케어센터로 가는 버스를 타지 못한다. 집 열쇠가 없다고, 핸드백을 잃어버렸다고 소동을 벌이다가 차를 타지 못하기 일쑤다. 그런 날은 온 종일 전화를 해야 한다. "엄마, 점심인데 밥은 드셨어요?" 그러면 어이없는 대답이 돌아온다. "벌써 저녁인데 무슨 점심이야." 그러고는 "내가 왜 여기서 혼자 살아야 해. 내가 살던 후암동 집으로 데려다 줘" 하며 울먹거린다. 후암동 집은 엄마가 시집 오기 전에 살았던 곳이다. 전화기를 붙잡고 있는 나는 미칠 것 같은 심정이 된다. 그런 날은 신경이 곤두서서 아이들에게 이유 없이 성질을 내다가 슬퍼서 혼자 운다. 자식들을 위해 한평생 애쓴 엄마를 위해 나는 아무것도 해줄 게 없기 때문이다. 오늘도 엄마는 데이케어센터로 가는 버스를 타지 못했다. 엄마가 아프니 자식들의 삶도 흔들린다. 서로에게 섭섭함만 쌓여간다. 다시 요양병원에 모신다 해도 엄마는 집에 가겠다며 보따리를 쌀 것이다. 엄마를 어떻게 해야 하나, 또 나의 죄스러움은 어떻게 해야 하나. 첨단 세상에서 왜 이 병은 고치질 못하나. 내가 뭘 할 수 없다는 게, 엄마를 똑바로 볼 자신이 없다는 게 너무 슬프다. 나이 오십이 넘은 나는 오늘도 엄마 때문에 운다. # 기자가 전화했을 때도 이경미씨는 한참을 울먹였다. "정부에서 치료비 지원도 받고 이것저것 해본다고 해봤지만 너무 막막하다"고 했다. 엄마의 치매 앞에서 그는 속절없이 무너져내리고 있었다. 자식만 고통스러운 것도 아니다. 어버이날인 지난 5월 8일 치매와 암으로 투병하던 노(老)부부가 경기도 용인의 아파트에서 동반 자살했다. 노부부는 함께 살던 아들에게 "짐이 되기 싫다"는 유서를 남겼다. 치매에 걸린 배우자나 부모를 살해하는 패륜 범죄도 끊이지 않는다. 그들은 대체로 무거운 징역형을 선고받는데, 그중엔 안타까운 사연도 적지 않다. 청주지법은 작년 10월 치매와 노환으로 고통받던 남편을 목 졸라 살해한 80대 할머니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60년을 해로한 남편이 죽음이 임박해 숨을 거칠게 몰아쉬는 걸 보고 너무 안타까워 남편을 죽이고 따라가려고 했다는 할머니의 사연을 감안해 선처한 것이다. 당시 재판장은 "고민 끝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했다. 2008년 42만1000명이던 국내 치매 노인 수는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올해 49만5000명으로 늘었고, 2020년에는 75만명에 육박할 거라고 한다. 정부도 내년부터 5년마다 치매 관리 종합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중앙 치매센터를 지정하고, 보건소에 치매 상담센터를 설치하는 대책이 포함됐다. 하지만 그게 환자나 가족의 피부에 와 닿는 해결책이 될지는 미지수다. 치매에 걸린 엄마의 실종을 다룬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는 이미 고통스러운 우리 현실에 대한 얘기이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미국서 새 역사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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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인천 송도에 개교한 채드윅 국제학교가 화제다. 미국 채드윅과 동일한 교육시스템, 국내 최고 수준의 교육환경, 높은 등록금으로 ‘귀족학교’라고 불리는 곳이다. 이 대단한 학교에 명문가 자제들이 상당수 다니고 있다는 소문이 들렸다. 듣자 하니 채드윅에 아이를 보내기 위해서 송도로 이사 오는 집도 꽤 많단다. 사실 확인을 위해 직접 송도를 찾았다. 기자가 채드윅을 찾은 것은 최근 재혼으로 화제가 되었던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두 자녀가 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올해 중학교 1학년에 올라가는 아들과 두 살 터울의 딸이 채드윅 국제학교에 다닌다는 제보를 받은 것이다. 제보자에 의하면 롯데그룹 창업주의 증손자, 개그맨 이혁재의 자녀 등 정·재계는 물론 연예인의 자녀들도 꽤 많이 다니고 있다고 한다. 개교 1년째, 채드윅의 프로그램이 점점 입소문이 난 데다 최근 유아원 과정까지 개설되면서 명문가 자제들의 입학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제보의 핵심. 최고의 시설과 외관을 자랑하는 학교 서울 광화문에서 인천 송도에 위치한 채드윅 국제학교까지는 생각보다 가까웠다.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서울은 물론 분당, 용인 등 다른 신도시에서 채드윅 국제학교로 매일 등·하교를 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말이 과장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체감시간은 굉장히 짧았다. 전체적으로 세련되고 깔끔한 인상을 주는 신도시 송도는 아직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곳이 꽤 있어서 덜 정돈된 느낌이지만, 시원스레 뚫린 도로와 높은 빌딩 그리고 바다가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학교까지 찾아가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송도에 진입하는 입구에서부터 ‘채드윅 국제학교’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어 금세 찾을 수 있었다. 학교 건물은 빛에 따라 독특한 빛깔을 내며 작은 대학교 캠퍼스를 연상시킬 만큼 안정적이고 편안한 외관을 자랑하고 있었다. 전통 한옥의 미를 반영한 ‘ㄷ’ 자 구조의 건물도 인상적이었다. 학교 건물 곳곳에 정원이 있어 산책하며 여유를 누리기 좋아 보였다. 천연 잔디로 조성된 축구장에서는 유치원 아이들이 외국인 교사와 뛰어놀며 수업을 하고 있었다. 과연 ‘귀족학교’다웠다. 수업이 한창 진행되는 시간이라 그런지 학교는 조용했다. 사람들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채드윅의 특징 중 하나는 외부인의 출입이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담장은 높지 않았지만 단단한 나무로 만들어져 있었고, 그 안에는 이중보호 차원에서 나무들이 촘촘하게 심겨 있었다. 외부 공간과의 단절을 위해서가 아닌,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보호막이라 시야를 가리지는 않았다. 정문을 제외하고는 공식적인 출입구가 없었다. 정문에서 보안요원에게 신분을 확인받은 다음에야 들어갈 수 있는데, 이것도 관계자나 학부모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외부인이 학교를 방문하려면 사전에 등록을 하고 방문 목적에 따라 별도로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보안요원과 교직원으로 보이는 몇몇 사람에게 명문가 아이들이 이 학교에 다니고 있는지 여부를 물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모른다. 학생의 개인 신상정보는 공개할 수 없다”였다. 학교 앞에서 우연히 지나가는 학부모 김정미 씨(가명, 45세)를 만났다. 송도 내 다른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두고 있다는 김 씨는 채드윅에 다니는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를 묻자, 흔쾌히 “안다. 이 지역에 사는 엄마들 사이에서는 소문이 자자하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남매도 다니고, 개그맨 이혁재 씨도 이곳에 아이를 입학시켰는지 자주 얼굴을 보인다더라. 김승우·김남주 부부의 아이도 다니기 시작했다던데, 김남주가 아이 학교 때문에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C 주상복합으로 이사를 왔다는 소문도 있다”고 대답했다. 통학 때문에 임시거처를 마련하는 경우도 있다 학교 측에 연락해서 사실을 확인했다. 정문을 지키는 보안요원이나 교직원과 마찬가지로 “학생 개인의 신상정보는 밝힐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지만, “정용진 부회장의 두 자녀와 롯데 창업주의 손녀가 다니고 있는 것이 맞느냐”는 끈질긴 질문에는 “롯데 창업주의 손녀가 다니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정용진 회장의 두 자녀는 다니지 않는다. 1학기 때는 다녔다. 미국 쪽으로 유학을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느 학교인지는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이어 “개그맨 이혁재는 입학식 등 공식 행사에 학부모 자격으로 활발하게 참여하는 편이다”라고 밝혔지만, “김남주·김승우 부부의 자녀가 다니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잘 모르겠다”며 더 이상의 대답을 피했다. 한편 학부모가 제보했던 김남주가 살고 있다는 C 주상복합 아파트는 아직 입주가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센트럴파크 바로 옆에 있는, 송도에서도 최고급으로 꼽는 아파트다. 인근 부동산 담당자는 “다음 주에 지휘자 금난새가 입주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김남주가 집을 사서 살고 있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여 “김남주가 집을 보러 다닌다는 소문이 돈 적이 있긴 하다. 김승우가 송도에서 몇 번 촬영한 적도 있다. 만약 아이가 채드윅 국제학교에 다닌다면 강남에서 송도까지 등·하교를 하는 데 무리가 있으니, 임시 거처 차원에서 집을 마련했을 가능성은 있겠다”고 말했다. 채드윅 국제학교 1935년 마가렛 리 채드윅 여사가 설립한 채드윅은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과정까지 운영하는 비영리 독립 사립 교육기관으로 LA 외곽 명문 사학으로 유명한 팔로스 베르테스에 위치해 있다. 존경, 책임감, 공정성, 동정심, 정직의 다섯 가지 가치를 바탕으로 학문적 우수성, 개인의 성장기회와 인성발달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지난해 졸업생 가운데 83%가 미국 상위 10%의 명문대학에 진학할 정도로 최상위급 명문사학으로 꼽힌다. ▲ (왼쪽부터)최고급 수준의 시설을 자랑하는 채드윅 학교 전경 / 김남주가 거처를 마련했다고 알려진 C 주상복합 아파트가장 대표적인 교육 프로그램은 국제 학위 인증 프로그램인 ‘인터내셔널바칼로레아(IB)’와 ‘미국서부지역학교인증(WASC)’을 받을 수 있는 과정이다. 특히 IB는 학생 스스로가 배움을 주도하는 창의적인 방식이며, 세계 3천여 곳 현장에서 적용 중이다. 국제 학위 인증을 받는 프로그램인 만큼 외국에서도 학력이 인증된다. 졸업생 80%가 美 상위 10% 명문대에 진학하는 명문사학 친환경으로 만들어진 최고급 수준의 학교시설 채드윅의 수업은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 단,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학생들을 위해 종합적인 영어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초등학교 학습 프로그램에는 한국어와 한국문화가 포함되어 한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수업이 진행되며, 한국의 다양한 역사 및 문화유적들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 현장체험학습도 이뤄진다. 수업은 오후 3시 45분에 끝나는데, 방과 후 수업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전 학년 학생들이 운동, 연극, 노래, 연주 등 놀이 위주의 갖가지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교육 프로그램을 뒷받침해주는 교육시설 역시 최고급 수준이다. 작년 개교 당시 학교를 방문했던 미국 채드윅 LA 본교 관계자들도 송도의 교육시설을 최고로 인정했다고 한다. 2천억 원을 들여서 지은 채드윅은 수영장, 체육관, 대형 극장, 체력단련실, 댄스실 등 최상급 시설을 갖추고 있다. 각 교실에는 화상교육 시스템, 스마트 보드 등이 잘 갖춰진 최첨단 교육시설을 자랑한다. 국제학교 중 처음으로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미국 채드윅스쿨 캠퍼스에서 인터내셔널 교환학생 자격으로 현지 학생들과 똑같은 정규교육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하나의 학교, 두 개의 캠퍼스’라는 채드윅의 기치에 맞는 프로그램의 일환인 것이다. 송도 캠퍼스 학생들은 서로의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면서 글로벌 감각을 익힐 수 있다. 2010년 12월 싱가포르에 있는 IBO 아시아 본부로부터 PYP(인터내셔널바칼로레아 초등학교 과정) 예비 인증학교로서의 자격을 획득했으며, DP(고등학교 과정)를 포괄하는 공인된 ‘IB 월드 스쿨’을 목표로 지속적인 커리큘럼 검토, 단계적 신청 절차 착수를 진행해나갈 계획이다. / 여성조선 취재 임언영 기자 | 사진 이준경, 조선일보 DB, 송도 채드윅 국제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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