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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엔 커피..알콜..담배만 있는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중독이 여기 있습니다. 19인치 네모진 화면속에 무엇이 들어 있기에 하루라도 들여다 보지 않으면 애가 마릅니다. 어이해 이토록 궁금하고 그리운지 모릅니다. 친구가 있는건지 애인이 있는건지.. 돈이 나오는건지 밥이 나오는건지.. 노름쟁이 마누라 팔아 노름 밑천 만들고 손가락 잘라 맹세하니 발가락이 대신한다고 안한다 다짐하며 굳은 결심 하였더니 하루를 살아가는 의미가 없어 지더이다. 난 오늘도 네모난 화면속을 열심히 바라보며 눈과 귀와 손놀림의 삼박 장단을 맞추고 있습니다.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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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개인 하늘이 오늘따라 유달리 고맙다. 해의 얼굴이 점점 밝아지며, 적당한 바람까지 설렁설렁 불어주니 더 좋다. 흐린 날씨의 연속으로 식구들의 밀린 빨래가 작은 산을 만들었다. 아이의 등교를 챙기며 부산하게 움직이는 시간에, 투정 부릴줄 모르는 세탁기는 그 많은 옷들을 깨끗이 빨아, 물기 한방울 안나게 꼭 짜 놓고는 "빼에빼~ " 하고 애교썩인 보고까지한다. "참 고맙구나 ! " 우선 남편의 옷부터 널어본다. 셔츠, 바지, 운동복...... 남들눈에 그래도 폼새나는 "메이커" 하나 제대로 붙지 않은 옷가지 뿐이다. 성질 깐깐한(?) 옷들은 세탁소 신세를 져야됨도 있지만, 이래저래 생각해보니, 반듯한 외출복 하나 퍼떡 눈앞에 그려지지 않는다. 본인도 옷에 신경이 덜 하지만,, 무심한 아내의 마음이 없지 않아 있었기에 괜히, 젖은 옷을 자꾸만 탁탁 털어본다. "여보, 보너스 나오면 당신 괜찮은 옷 하나 마련해요?" "옷은 무슨 옷, 어머니 용돈이나 넉넉히 드려...누가 벗었어?" 늘 이런 마음으로 열심히 돈 버는 게, 부모를 끔찍히 생각하는 자식의 마음 자세이고, 범상치 않게 살아가는 우리들 남편의 소박한 마음이리라~ "어머, 언제 이렇게 팬티가 다 헤졌지... !" "아이구나, 세상에 양말도 구멍이 쑹쑹 났고... !!" 입술이 그려진 팬티는 지난 결혼 12주년에 내가 선물해 준 것이다. "뭐 이래~ " 하면서도 내심 좋아하던 그. 그 당시의 표정이 생각나 피식 웃어본다. 그동안 무척이나 즐겨입더니, 빨갛게 찍힌 입술무늬들이 닳아서 헤시시 해졌다. 남편들은 가끔 표현에 인색하고, 아닌척~ 하여도 비싸고 화려한 것이기전에, 아내의 마음과 사랑이 담긴 선물을 더 좋아하는것 같다. 오후에는 시간을 내어 시장에 좀 다녀와야겠다. 당연히 사 입어야 되는 양말과 자잘한 속옷들이지만, 예쁜 포장지에 고마움의 말이 담긴 편지나 장미꽃이라도 한송이 얹어서, "자기야~ 선물~ " 하고 내 밀면, "안 하던짓 하네" 하면서도,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을땐, 팬티 한 장에서도 아내의 마음을 같이 입고 싶어 하리라 ! 어느새,유리창에 해가 쨍하게 올랐다. 살랑살랑... 바람에 식구들의 옷들이 춤을 춘다. 몇년째 입고있는 남편의 셔츠도 묻어 있고, 삐순이 딸의 무지막지한 샘통도 분홍색 점퍼에 주렁주렁 달려 있다. 모두다 사랑스런 내 가족들의 살가운 모습이다. 하이얗게 뽀오얗게 해를 받아 반짝이는 가족들의 옷을, 자꾸자꾸 매만지며 쓰다듬어 본다. 오늘도 남과 더불어 사랑하고, 또 사랑받는 가운데 건강한 하루가 되길 빌며. 여자들은 이 맛에 힘을 실어, 구석구석 걸레질을 부지런히 하며, 가만 가만히 작은 행복을 키우나 보다.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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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사람은 사랑스럽다. 아놀드의 근육 보다도, 디카프리오의 눈웃음 보다도, 책 읽는 사람의 모습에서 마음의 동요가 더 온다. 살며시 다가가 "사랑해요" 라고 속삭여 주고 싶다. 사랑에는 눈도 멀고 귀도 멀고, 나이도 잊는 것. 길거리에서 버스 정류장에서, 혹은 복잡한 서점 귀퉁이에 서서 책 속에 얼굴을 묻고 있는 사람의 모습은 참 아름답다. 책 읽는 남녀노소는 다 내사랑 같으니~ 이 무슨 세기말에도 이루지 못 할 상사병이랴 ! 요즘 서점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뜸해져서 신간은 자신있게 권해 드리지 못하겠고 예전 읽었던 책 중에서 가슴에 남았던 책을 말씀 드리자면.... 3년전...류시화와 함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을 다녀 왔다. 릭샤를 타고 모래 바람을 가르며 카레 냄새를 질리도록 맡았다. 인도인의 선한 눈망울이 눈에 삼삼해지며 한동안 "노 프라블럼!" 명상에 빠져 있기도 했다. 그래서 일까 ! [혼자 잘 살면 무슨 재민겨] 에서 전우익과의 만남은 그를 또 다른 세계로 향하게 했음이야~ 혼자만 잘 살아 온 것도 아닌데 지난 시간을 더듬으며 옆사람들에게 미안함을 표시했다. 깨달은 바가 산이고 바위처럼 단단했나 보다.... [바보들은 항상 결심만 한다] 는 팻 맥라건의 사상과 만나고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알기라도 하듯 행동 요법이 아주 강해졌다. 하지만 그는 결심만 하는 바보였다. 그래도 사랑스러워 보였다. 바보같은 바보가 좋다. 하룻밤에 천리를 가고 하늘에 닿는가 싶더니 어느새 땅 속으로, 또 우주를 돌아 온다.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소백산 자락을 굽어보며 최순우 작가가 노래한 한국의 미에 흠뻑 빠져들기도 했다. 유용주의 산문집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 황대권의 [야생초 편지] 황석영의 [모래말 아이들] 세 권의 책을 단숨에 여행하고 난후 나는 鶴의 자태로 갑자기 폭식한 언어들이 소화가 잘 될까 마음 초조했지만, 트림까지 하는 여유를 보였다. 좋은 책은 소화효소가 아주 풍부함이야! 불혹을 맞이한 나의 나이테, 때는 바야흐로 계절의 여왕인 5월 어찌 나의 가슴이 꽃 바람에 술렁이지 않으랴 ! 삶이 채워주지 못한 마음 언저리~ 모래말 아이들과 뒹굴고 야생초 편지에 밤을 꼬박 세우며 그대 가슴에 청산도 들여 놓고, 울긋불긋 꽃도 피어나고, 얼마쯤 지나면 뻐꾹새 소리도 시원하게 들려 주겠네 그려~ 나는 지금 또 다시 [시인을 찾아서] 길을 떠났다. 신경림과 함께......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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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간의 관계에서, 세상이 시끄러운 일은 극히 더물다. 혹, 자연이 인간을 향하여 시험하는 일은 더러 있다. 이를테면, 천재지변 같은것.... 생활한다는 것은 어쩌면....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언어들로 인해 이끌려 가고 이끌어 가는 것은 아닌지..... 농담을 잘하는 사람의 마음을 읽다가, 문득, [그라시안] 의 농담의 미학에 대해 생각해본다. 농담을 주고받는 데에도 기술이 필요함이 마땅하다. 잘못해서 어려움을 자초해 웃음거리가 되거나, 다른 이를 화나게 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해서, 다른 사람에게 생기를 주어야지 당혹하게 해서는 안 될것 같다. 부부끼리도 신사처럼 농담을 주고 받아야 겠고, 그래서 불평없이 웃음으로 농담을 받아들인다면, 더 나아가 여러 사람과의 사이에서도 더욱 좋은 관계가 성립 될 것 같다. 서로 친하고 거리감이 적은 사람과의 말 품앗이에서도 명심할 것은, 어리석고 가벼운 농담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알고, 그 기술과 감각을 갖추기 전에는 심한 농담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흐리고 축축한 날에 환한 태양의 얼굴이 그립듯, 집에서 회사에서 우중충한 분위기를 산뜻하게 할 그런 농담하나, 준비해 보는 당신은 정말 멋쟁이!! 상쾌한 화요일을 만들어가요 ~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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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소함이라고 하기엔, 주머니가 가벼운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다가오는 5월이 더 조심스러워 뵌다. 얼마 전에 시장에서 반가운 사람을 만났다. 계절 지나갈때 아주 싸게 구입한 구두, 2년간이나 정나게 신으며, 소위 본전 다 뺀 신발이었지만 버릴수 없어 수선을 하기로 했다. 하찮은 물건도 오래 사귀다 보면, 혈육의 정보다 더 살뜰해지고 이별이 쉽지 않다. 맘 먹고 가져간 구두를 맡겨 놓고 앉아서, 입담을 나누다가 알고 봤더니 그분은 글공부를 꽤 했었고, 새댁 때 무료함을 달래려고 문화 강좌를 좀 다녔는데, 그곳에서 고어(古語)를 가르쳐 준 사람.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 구두 수선을 하며 시장 골목을 해처럼 달처럼 환히 밝히고 있었다. 마음이 갑갑할 때는, 시장 골목이라도 한바퀴 돌고 오면 기분이 한결 새롭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많은 곳, 시장 사람들의 주머니가 좀 더 두둑해지길 바라며, 구둣방 선비께 배운 것 꺼내 몇 자 옮겨 본다. " 한 점의 불티가 만경(萬頃)의 숲을 태우고, 반 마디 그릇된 말이 평생 쌓은 덕을 허물어뜨린다. 몸에 실 한 오라기를 감았으니 항상 베 짜는 여인의 수고스러움을 생각하고, 하루 세 끼니의 밥을 먹거든 늘 농부의 수고를 생각하라. 구차하게 탐내고 시기하여 남에게 손해를 끼친다면, 끝내 10년의 편안함도 없을 것이요, 선(善)을 쌓고 인(仁)을 보존한다면 반드시 후손들에게 영화가 있으리라. 행복과 경사는 선행을 쌓는 데서 생긴다. 범인의 경지를 초월해서 성인의 경지에 들어가는 것은 모두 진실로써 얻어지는 것이다. " 이제 딱 두 밤만 자고 나면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을 맞이하게 된다 5월에는 우리들 마음이 더 따스하고, 다 함께 더불어 넉넉 했으면 좋겠다.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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