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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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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마누라. 은 2월이라서인지 더 빠르게 지나간 것 같네요. 또 하나의 큰일을 해내느라 힘도 들고 바쁘기도 했지만 보람된 2월이었네요. 고생 많았어요. 이렇듯 좋은일만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막바지에 너무 마음아픈일로 2월을 마무리하게돼서 많이 안타까워요. 마음 굳게먹고 계시는 동안 최선을 다해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안이라도 찾아요. 모든걸 생각하면 더 마음아프니까요. 많이 후회는 되겠지만 최대한 줄이는데 힘써 보자구요. 희망의 계절 봄 3월엔 더 건강하길 바래요. 사랑해요. 남편이 ******************************************* 달력을 뜯었다. 날짜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어떤 목적지가 있는 것일까 모든것이 힘차게 솟아오른다는 봄 3월은 누가뭐래도 봄이다. 이렇게 모든게 솟아오른다는 3월 첫날 아침이 서늘해지는건 왜일까 하루하루 날짜가 간다는건 이별이 가까워 온다는 것일런지 모르기 때문이다. 날을 잡다라는 뜻 좋은 일이 있을것 같은 예감이 드는 말이다. 결혼을 하거나 이사를 하거나 맞선을 보거나 여행을 하거나 할 때의 날짜 그리하여 그날이 빨리 다가오기를 기원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날짜가 더디 가기를 기원한다. 우리아버지...더 오래 우리곁에 계셔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3월이다. 3월 중순경에 개나리가 필거라는 예보가 있고 어제 부산에 연결한 청취자는 매화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분명 3월은 꽃피는 계절이다. 봄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봄이다 3월은 칙칙한 세상을 연둣빛으로 색칠할 테고 분홍 노랑색으로 칠하며 세상을 밝게 만들 것이다. 3월 첫 날 받은 사랑의 편지에 담긴 마음처럼 마음에도 봄이 오기를 간절하게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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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 전화드리기도 민망하다 전화 받으시는 것 조차 힘들어 하시니까 말이다. 요즘은 작은오빠가 봄방학으로 내려와 있어서 조금 안심이다. 어젯밤 내내 잠이 오지않았다. 이별의 순간이 머릿속에 떠올라 도통 눈을 감을 수 없었다. 두려웠다.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대충 먹고 오빠에게 전화를 했다. 오빠 아버지는... 응 ..매부가 와서 지금 낙지집에 모시고 왔는데 번데기를 잘 드시네.. 아..밤새 뒤척이는 아내의 마음을 읽었구나 아버지께 특별한 사랑을 받은 큰 딸 그 마음을 읽어 아버지께 갔구나 생각하니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초등학교 2학년을 마치고 대전으로 이사와 처음 번데기란걸 먹어보았다. 아마 아버지와 중앙시장엘 갔던 걸로 생각된다. 조그만 리어카에 종이 봉지를 꽂아놓고 번데기를 팔았다. 조그만 애벌게 같이 생겼던 갈색 번데기 아버지는 5원 어치를 사서 내게 들려주셨다. 그맛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소하기도 하고 짭쪼롭하기도 했던 그 번데기.. 그때 아버지는 처음으로 딸에게 번데기 맛을 보여주셨다. 초등학교 2학년때까지 아버지는 나를 업어주셨다. 아니 아버지를 따라 나서면 아버지는 의례 등을 내미셨다. 위로 오빠 둘을 낳고 나늘 낳으신 아버지의 딸사랑은 지극했다. 늘 공주였고..옥황상제 딸이었다고 말씀하셨다. 그럼 내가 별에서 온 그대였나보다. 지금 아버지가 많이 편찮으시다. 온몸으로 번져가고 있는 암덩이는 이제 간으로 전이되었고 방광에 가득차 있고 직장까지 번져 병원에서는 이제 더이상의 치료는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며 아름다운 이별준비를 하라고 했다. 세상에 아름다운 이별이 어디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멋있던 우리 아버지가 세월의 풍화작용에 밀려가고 계시다. 그 많은 학식과 선비다움 그 많은 사랑을 어찌해야 할까. 그래도 오늘은 나도 웃을 수 있다. 아버지가 밖으로 나가셨다니 말이다. 이렇게라도 조금더 조금만 더 계셔 주어야 한다 그래야 아버지 하고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 한 번 가시니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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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작은 오빠를 만났습니다. 위중하신 아버지 이야기를 하며 오빠가 눈물을 보였습니다. 이제 병원에서도 더이상 치료는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형제들과 이별을 준비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아버지 몸속에 번져가고 있는 것들은 무엇인지요? 아버지의 시간을 갉아먹고 있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이별을 준비하다니요 아버지 아시죠 다시 힘내야 하신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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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요-심수봉 죽도록 사랑하면서 두번 다시 만나지 못해 보고싶단 말도 한마디 전하지 못한채 세월은 자꾸 변해만 가는데 잊으려고 애를 써도 못잊고 술잔을 붙잡고 사랑의 노래를 붙잡고 남자 남자 남자의 눈물이 미워요 따르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어요 언젠가는 찾아주겠죠 산 넘고 바다 건너 어젯밤 꿈에 당신을 보았죠 다시 한번 뜨겁게 사랑해주던 마지막 그 모습이 오늘밤 또 나를 울리네 남자 남자 남자의 작별이 미워요 바보같은 여자랍니다 단한번의 추억만을 간직한 그래도 당신만이 당신만이 내 사랑이에요 남자 남자 남자의 약속이 미워요 ------------------------------------------------- 2012년 10월 갑상선암 3기 수술을 하고 나는 목소리를 잃었었다. 시낭송하는 사람에게 나오지 않는 목소리는 치명적인 아픔이었다. 목소리가 나와도 쇳소리가 나와 도저히 예전의 목소리를 찾기 어려웠다. 혼자서 시낭송을 연습하면서 울기도 하고 자꾸 자신을 잃어갔다. 시낭송 의뢰가 들어와도 거절하면서 의기소침해지고 있을 때 남편이 노래를 배워보라고 권했다. 마이크 앞에서 눈물짓는 아내의 모습이 안타까웠나보다. 노래를 잘하는 것도 아니었고 실은 박치였기에 두려움이 컸다. 그러나 남편은 가수가 되려는 것도 아니고 목소리를 틔우기 위해서니까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한밭대학교에서 평생교육원 노래지도사반을 등록하게 되었다. 등록하고 몇 번인가 좌절했었다. 옆 사람들은 그렇게 노래를 잘하는데 나는 음키도 최대한 낮춰야 했고 또 직장을 다니면서 월 수 이틀을 다니면서 노래한다는게 힘들었다. 두시간 동안 노래를 부르면 집에 오는 길에는 아예 목소리가 나오지도 않았다. 더구나 일요일은 두시간 강의하는 것이 있어서 목소리는 그야말로 성할 날이 없었다. 그런 내게 교수님은 늘 응원하셨다. 노래하는 선이 곱다고 하셨다. 목소리만 잘 나오면 얼마든지 노래를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용기를 주셨다. 그렇게 헤메였는데 이번주 드디어 졸업콘서트가 다가오고 있다. 내가 부를 노래는 심수봉의 미워요. 원래 시낭송을 해서 애절한 노래가 맞다고 교수님이 추천해 주신 노래다. 그런데 ...영 잘 불러지지 않아 고민이다. 졸업콘서트를 앞두고 이미지 사진을 찍었다. 수상한 그녀 영화처럼 청춘사진관을 다녀온 기분이다. 뽀샵처리가 이렇게 나를 변신시켰다. 와 우리마누라 이쁘네... 남편의 문자가 나를 웃겼다. 나는 그날 남편이 보는 앞에서 노래를 부를 것이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눈물 흘리던 아내를 안타까워하던 남편 앞에서 열심히 노래 한곡을 부를 예정이다. 아직도 고음처리가 불안하지만 최선을 다하면 그만이다. 나는 또 하나의 자격증이 생긴다. 노래지도사..즉 노래강사를 할 수 있는 자격증이다. 이렇게 일주일에 두번 씩,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학교를 오가며 색다른 경험을 즐겼다. 노래강사를 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만큼이라도 목소리가 나온다는게 신기하다. 그날 물론 시낭송도 할 예정이다. 교수님이 시낭송가의 특혜를 주신 것이다. 노래가 좀 부족하니 시낭송으로 대신 하라는 뜻이신 줄 안다. 설렌다.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 내 목소리를 조금씩 찾아간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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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안되는 겁니다 정말 이래서는 안됩니다 긴 겨울을 견디며 만들어 놓은 꽃잎들이 폭설에 그만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 허술한 지붕 그 꽃들을 보호할 기둥하나 없는 허허벌판에서 찬 눈속에 갇혀 공포에 떨게하는 일 그러면 안되는 일입니다 엄마에게 잘 다녀오겠다고 합격해서 너무 기쁘다고 나간 그 아침을 이젠 다시 맞을 수 없는 그 웃음 어쩌라고요 절대 힘빠지면 안돼 후배들을 구하고 구하다 꽃처럼 진 그 선배는 어쩌라고요 우린 왜 이렇게 늦게 깨닫는 건가요? 어쩌라고요 남은 슬픔 어떻게 삭히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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