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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까지 사무실을 온통 빨갛게 물들이던 게발 선인장이 며칠전부터 시들시들하다.게발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오가시던 많은 분들이 그렇게 예쁘다고 하던 선인장인데...물을 자주 주면 안된다고 해서 보름에 한번정도씩 물을 주곤 했는데선인장이 꽃봉우리를 밀어 내더니얼마전부터는 몸을 태우듯이 온통 빨갛게 꽃을 피워 댔다.그러더니 꽃이 한두개 떨어지면서 이제는 지쳐 버리듯이 조금씩 말라가는 선인장이조금은 안쓰러워 어제는 물을 충분히 주어 창가 햇볕 잘 쬐이는 곳에 놓았다. 우리의 만남도,우리의 사랑도, 우리의 인생도 선인장처럼 미치도록 정열적으로 꽃을 피우다가 언젠가는 다 시들어 버리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조금은 무겁고 씁쓸해진다.게발 선인장을 내 사랑인양 그렇게 정성껏 가꿨더니그 댓가로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피웠는데이파리가 시들고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 버리면 어떡하지?사실 꽃이 핀 뒤에부터는 내가 선인장에게는 조금은 소홀이 대해 주었던 것 같다.그러나 선인장이 다시 되살아 나고 예전처럼 푸르고,당당하고,곧은 모습을 되찾을 것을 믿는다.약간의 물과 약간의 관심만 있어도 되살아나는 선인장처럼우리도 때때로 힘이 겨울때가 있다.그럴때면 선인장처럼 물만 조금 먹고 그렇게 아무일 없었다는 듯 다 털고 일어날수만 있다면얼마나 좋을까?힘든 원인을 찾아내고 해결하는 방법도 다 알겠는데모든 원인과 해결책이 다 뒤섞여 엉켜버린 나머지모든것을 포기하는 사람을 우리는 종종 본다.그런분들에게 기운내라고, 힘내라고 말해 주고 싶다.그리고 나도 내맘속 깊은곳부터 기쁨과 행복을 만땅 충전해서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꾸며 가고 싶다.몇년뒤 몇십년뒤 더 많은 행복 만들기를 위해서먼지 털끝만큼 있을지도 모르는 걱정 고민 다 가볍게 여기고 즐겁고 가뿐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다.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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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늘 유난히 투명한 날이다.구름 한점 없는 하늘과 연초록의 산빛은꼭 자식을 향한 가이없는 어머니의 마음을 닮았다.오늘 아침에 어머님과 전화통화를 했다.어버이날인데 식사는 하셨는지?그리고 지금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계신지?얼마전에 산에 다녀 오시다가 다리를 다치셨는데오늘도 병원에 다녀 오신다고 말씀하신다.직장에 있는 나로써는 병원에 한번 모시고 갈 수도 없어마음만 태우다가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 갔다.그리고 어버이 살아 계실제 섬기기를 다하라고,부모를 공경하는 길이 오래 사는 길이라고 마이크 앞에서 난 뻔뻔하게 애청자들에게 주문했다.어머님께서는 괜찮다고 말씀하시면서 걱정 말라고 하셨지만언제나처럼 안쓰러움과 죄스러움이 내 마음에 가득하다.지금도 자주 어머님께 전화를 드리지만어머니 목소리를 들으면 왜 무심코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오늘 방송을 마치고 방송국 근처에 있는 다가공원을 거닐면서먼저 가신 아버님 생각에, 여생을 외롭게 보내시는 어머님 생각에점심 먹는 것도 잊고 벤치에 앉아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굶기지 않는 것만도 힘들었을 그 시절에, 송곳 하나 꽂을 땅이 없는 그 살림에가방이 일곱개인 시절에 우리 칠남매를 교육시키다가중간에 못 가르치면 어떨까 하고 밤을 낮 삼아 일을 하셨던 부모님이다.베틀에 앉아서 베를 짰고 누에를 키우고 기나긴 동지,섣달에는 가마니를 만들어 팔고..그렇게 몸을 돌보지 않으시며 집안 살림을 하시고 살림을 일궈 놓으셨다.시골의 전답을 팔아 전주에 아파트를 사서 아버님과 함께 2년을 사시다가 아버님은 병원 가신지 20일만에남겨진 어머님을 우리 칠남매에게 부탁하시고 눈을 감으셨다.우리 칠남매를 키우고 가르치시느라 한 수고와 고생이, 얼마나 기막히게 힘들고 고단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그런 어머님이 이젠 얼굴엔 주름살만 가득하고고사리 같은 손은 고단한 삶과 힘들었던 젊은 시절을 말해 준다.어머니, 어머니처럼 세상에 좋은 사람이 있을까?배우자보다 친구보다 그 누구보다 좋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아프고 힘들고 외로울 때에도 언제나 곁에 계신 분은 어머니셨는데..지금은 4년전에 아버님을 떠나 보내고 혼자 사신다.밥상에 앉아서도,잠자리에 들 때도 어머님을 한번도 생각하지않은 적이 없다.혼자 어떻게 식사를 하실까?주무시는 잠자리는 춥지는 않으실까?없는 살림에도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편하게 모셨고조부모님께서 몸이 불편하실 때는 지극정성으로 섬기셨는데..지금은 그런 연세가 되셨는데 자식들마져 모두 떠나고혼자 여생을 살아가고 계신다. 오늘 저녁 근무 마치고 어머님께 맛있는 것을 사드린다고 말씀 드렸지만그것으로 난 효도를 다했노라고 그렇게 위로하겠지만자녀들에게 하는 천만분의 일도 어머님께 해 드리지 못해항상 어머니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사무친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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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에서는 고구마와 토란이, 땅위에선 호박이 제 몸을 늘려 가느라 바쁘고, 투명한 가을 햇살 사이로 고추가 빨갛게 익어갑니다. 수수대 위에선 빨간 고추잠자리가 인기척에 놀라 날아 오르고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익어가는 들깨 밭 사이로 메뚜기가 뛰어 오릅니다. 꽃밭에는 행여 누가 볼까 부끄러워 새벽이슬 안고 피었다가 햇살 옷깃 스치는 시간에 몰래 숨어버리는 나팔 꽃이 피고 집니다.아름답게 여름화단을 그려대던 맨드라미와 채송화가 시들고 난 자리에는가을을 불지르고 있는 빨간 사루비아의 합창이 들려 옵니다.또,가을을 물들이고 있는 국화와 갸녀린 코스모스의 손짓이 있습니다.비가 그친 하늘가엔 고추잠자리가 맴을 돕니다. 꽁지가 빨간 색시잠자리도 보고 싶고, 덩치가 큰 호랑 잠자리도 보고 싶습니다. 이글거리던 땡볕대신 마을 앞마당에는 잠깐씩 귤빛햇살이 놀고 갑니다.먼 길 떠났다가 돌아오는 사람처럼 가을이 다가오면서 이젠 여름은 완전히 자취를 감췄습니다.자연은 이제 성대한 잔치와 축제를 준비하느라 분주합니다.우리도 풍성한 결실을 맺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야겠습니다.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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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만해도 하늘빛이 잿빛이었는데요.조금전부터 파란 하늘이 조금씩 드러났습니다. 마치 잿빛 하늘을 한 겹 벗기니까 파란색이 드러난 것 처럼, 잿빛이 벗겨진 하늘은 더 높아졌습니다. 나뭇잎은 아직도 초록색이지만, 파란 하늘 아래에서 삽상하게 가을바람이 불어옵니다.여느해보다 연휴기간이 짧고 날씨마져 궂어 고향길과 성묘길, 귀경길에 어려움이 많긴 했지만그래도 많은 정을 느끼고 추석명절을 보낸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어린 날 꿈이 가득한 곳,항상 그립고 늘 보고픈 고향도 실컷 봤구요,언제나 사랑을 주려고만 하시던 부모님과한 둥지 사랑으로 함께 했던 형제자매도 만났습니다.학교 운동장과 마을 어귀, 골목길과 냇물가, 동산 어디든 함께 뛰놀던 친구들의 변해 있는 모습도 보고 웃었습니다.부모님께서는 지난해보다 주름살이 더 늘었고 더 늙어 보였지만궂은 날씨에도 빛 곱게 말린 고추며, 온갖 과일과 곡식을 보따리에 듬뿍 싸서 차 트렁크를 가득 채워 주셨습니다.고향 떠나 다시 돌아온 일상이지만 부모님의 포근한 정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발꿈치 세우고 자녀들의 차가 동구밖까지 사라질때까지야윈 손 흔드시던 부모님다시 언제 찾아 뵐지 모르지만 부디 부디 건강하세요...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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