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유난히 투명한 날이다. 구름 한점 없는 하늘과 연초록의 산빛은 꼭 자식을 향한 가이없는 어머니의 마음을 닮았다.
오늘 아침에 어머님과 전화통화를 했다. 어버이날인데 식사는 하셨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계신지?
얼마전에 산에 다녀 오시다가 다리를 다치셨는데 오늘도 병원에 다녀 오신다고 말씀하신다.
직장에 있는 나로써는 병원에 한번 모시고 갈 수도 없어 마음만 태우다가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 갔다.
그리고 어버이 살아 계실제 섬기기를 다하라고, 부모를 공경하는 길이 오래 사는 길이라고 마이크 앞에서 난 뻔뻔하게 애청자들에게 주문했다.
어머님께서는 괜찮다고 말씀하시면서 걱정 말라고 하셨지만 언제나처럼 안쓰러움과 죄스러움이 내 마음에 가득하다.
지금도 자주 어머님께 전화를 드리지만 어머니 목소리를 들으면 왜 무심코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오늘 방송을 마치고 방송국 근처에 있는 다가공원을 거닐면서 먼저 가신 아버님 생각에, 여생을 외롭게 보내시는 어머님 생각에 점심 먹는 것도 잊고 벤치에 앉아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
굶기지 않는 것만도 힘들었을 그 시절에, 송곳 하나 꽂을 땅이 없는 그 살림에 가방이 일곱개인 시절에 우리 칠남매를 교육시키다가 중간에 못 가르치면 어떨까 하고 밤을 낮 삼아 일을 하셨던 부모님이다. 베틀에 앉아서 베를 짰고 누에를 키우고 기나긴 동지,섣달에는 가마니를 만들어 팔고.. 그렇게 몸을 돌보지 않으시며 집안 살림을 하시고 살림을 일궈 놓으셨다.
시골의 전답을 팔아 전주에 아파트를 사서 아버님과 함께 2년을 사시다가 아버님은 병원 가신지 20일만에 남겨진 어머님을 우리 칠남매에게 부탁하시고 눈을 감으셨다.
우리 칠남매를 키우고 가르치시느라 한 수고와 고생이, 얼마나 기막히게 힘들고 고단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그런 어머님이 이젠 얼굴엔 주름살만 가득하고 고사리 같은 손은 고단한 삶과 힘들었던 젊은 시절을 말해 준다.
어머니, 어머니처럼 세상에 좋은 사람이 있을까? 배우자보다 친구보다 그 누구보다 좋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아프고 힘들고 외로울 때에도 언제나 곁에 계신 분은 어머니셨는데..
지금은 4년전에 아버님을 떠나 보내고 혼자 사신다. 밥상에 앉아서도,잠자리에 들 때도 어머님을 한번도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다. 혼자 어떻게 식사를 하실까? 주무시는 잠자리는 춥지는 않으실까?
없는 살림에도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편하게 모셨고 조부모님께서 몸이 불편하실 때는 지극정성으로 섬기셨는데.. 지금은 그런 연세가 되셨는데 자식들마져 모두 떠나고 혼자 여생을 살아가고 계신다.
오늘 저녁 근무 마치고 어머님께 맛있는 것을 사드린다고 말씀 드렸지만 그것으로 난 효도를 다했노라고 그렇게 위로하겠지만 자녀들에게 하는 천만분의 일도 어머님께 해 드리지 못해 항상 어머니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사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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