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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약하게 깔린 구름을 타고가을이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레 내려 오고 있습니다.귤빛 햇살도 아쉬움을 간직한채로가을바람에 마지막 남은 열기를 실어온누리를 비추고 있습니다.나무들의 그림자들도 점점 길어만 갑니다.약간 흐린 하늘엔 고추잠자리가 신나게 바람을 타고 있습니다.배와 사과, 포도는 단물을 더해가고 있고노오란 꽃을 피운 호박도 속살을 노랗게 만듭니다.농촌들녘은 황금빛으로 자꾸만 익어가고,농부들의 마음도 금빛으로 물들어 가네요.고르지 못한 날씨속에서도그래도 제법 소담한 열매를 맺어 가는가을 과일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지만제 빈손이 한없이 부끄러웠습니다.올해처럼 이렇게 어려운 여건속에서도조그만 대추와 못 생긴 모과도,가시투성이의 열매를 맺어 온 밤송이들도꽃이 피고 진 자리에 아픈 상처를 이겨 내면서튼실하게 열매를 맺어 왔지만난 어떤 모습으로 살아왔을까?바람에 날리는 갈대처럼,때론 한 두 번 갈팡질팡 걸어 온 걸음걸이가너무나도 부끄러워 두 손을 모으고 무릎을 꿇습니다.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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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민간방송으로 가장 공정하고 신뢰성 있는 보도와 민족 화해와 남북평화의 새시대를 추구하며 라디오와 TV 프로그램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CBS, 지난 50년간 민주주의의 발전과 사회계층간 갈등해소를 위해 노력해왔고지구상의 유일무이한 분단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해 여러 부문에서 직간접적으로 노력을 해 온 CBS방송이창사 50주년을 기념하고 남북간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뜻에서 금강산 통일 마라톤대회와 금강산 기도회를 마련했습니다. 9월 9일 새벽 6시,전국에서 달려온 CBS 애청자들은 서울 목동 기독교방송앞에서 출발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전주에서 서울까지, 그리고 강원도 고성의 남측 군사분계선 바로 아래에까지 가면서 가슴이 떨려옴을 주체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꿈에도 소원은 통일....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봉갈수록 아름답고 신기하도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나즈막히 부르면서 남측군사분계선을 넘어 손을 흔들어주는 국군의 배웅을 뒤로하고 그렇게 밟고 싶었던 북측땅에 도착한 것은 9월 9일 오후 두시경이었습니다.몇시간이면 다달을 그 곳을 오는데 그렇게 오랜세월이 걸렸고그렇게 멀게만 생각하던 북한은 너무나도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9대에 나눠탄 관광버스에 일일이 올라 매서운 눈길로 인원체크를 하던 북한 인민군을 바라 보았습니다.무엇이 이들의 가슴을 저리도 차갑게 만들어 놓았고웃음마져 빼앗아 갔을까 하는 마음에 가슴이 아파 옵니다. 인원점검을 끝내고 북쪽의 금강산으로 버스가 출발합니다.땅도 같고 자라는 곡식과 들풀도 다를 것이 없는 하나였지만분단 50년은 우리를 너무나도 다르게 나눠 놓았습니다.관광버스가 지나가는 길목마다 백여미터 사이로 꼼짝하지 않은채 차량을 바깥에서 감시하는 인민군의 모습이 쉼없이 되풀이 되는가 싶더니장전항 북측세관에 도착했습니다. 장전항 세관에서 수속을 마친 후에 장전항 선상호텔인해금강호텔에 여장을 풀고 다시 온정각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습니다.장전항앞으로 보이는 고성읍과 그 안의 아파트들 그리고 장전항 부근의 가장 큰 바위에 새겨진 천출장군 김정일 장군이란 글을 보니 가슴이 답답해 옵니다. 장전항에서 온정각까지 가는 7.4킬로미터구간에서북측 주민들의 민가도 볼 수 있었고 자전거를 타고 시멘트길을 유유히 달리던 북한 주민들도,학교에 다녀 오다가 차를 보고 손을 흔들던 초등학생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온정각에 도착하자마자 눈앞에 보이는 금강산의 장엄한 비경이숨을 멎게 만듭니다.수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간 온정각 휴게소,이산가족들의 눈물과 한이 서린 그 곳에CBS애청자들은 마라톤과 기도회를 통해통일을 한발자욱 앞당기는 초석이 되고 싶어 이곳까지 왔던 것입니다. 오후 4시와 6시 30분 하루 두차례에 걸쳐온정각 문예회관에서는 평양 모란봉 교예단의 공연이 열립니다.일찌감치 30달러를 주고 공연티켓을 예매하고 공연시간을 기다렸습니다.평양 모란봉 교예단은 남쪽 관광객을 대상으로 금강산 문화회관에서 한시간 30분간의 공연을 2001년부터 4년동안 갖고 있다고 합니다.모란봉 교예단은 문화성 산하의 예술 단체로 120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인민배우, 공훈배우 등 초일류 배우들만 엄선했다고 합니다.공중 2회전, 널뛰기, 장대재주, 봉재주 등은 서커스와는 구별되는 창작교예로 공연시작부터 끝날때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습니다. 이 모란봉 교예단의 교예를 관람하는 사람은 세 번 운다고 합니다.처음에는 저렇게 하기까지 얼마나 고생이 많았을까하는 안쓰러운 마음에서 울고 두 번째는 교예를 보면서 느끼는 놀라움에 울고 마지막으로는 박수를 너무 많이 쳐 손바닥이 아파서 운다는 것입니다.다시 장전항 해금강호텔에 들어와 위성으로 전해지는 남측의 뉴스와 드라마, CBS위성 TV의 설교와 찬양프로그램을 보면서 북한에서의 첫날밤을 보냈습니다. 북측에서의 이튿날이 밝아 옵니다.CBS금강산 마라톤대회가 열리는 날인데아침부터 하늘은 잔뜩 찌푸려 있더니 급기야 눈물을 쏟아 냅니다.오전 8시 40분부터 기념식이 시작됐습니다.몬주익의 영웅,황영조 선수와 함께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이정식 CBS사장의 구호에 맞춰 마라톤 선수들은통일의 염원을 안고 금강산을 가르며 달려 나갔습니다. 길가에 피어 있는 패랭이 꽃과 달맞이꽃이 이슬비에 놀라 부르르 몸을 떱니다.그리고 탐스럽게 익어가던 옥수수와 벼도 금강산 마라톤대회에 참석한 CBS애청자들을 큰키 세우고바라 봅니다. 마라톤을 마치자 오락가락며 심술을 부리던 빗줄기도맑고 청량한 가을 하늘을 열어 줍니다.구룡연으로 가는 길목엔 쭉쭉 뻗은 나무가 흡사 미인 다리를 닮았다고 하는 미인송이향기로운 솔잎향을 폐부까지 스며들게 합니다.말로만 듣던 금강산이 한 폭의 동양화처럼 펼쳐져 있습니다.목란관에서 목을 축인 뒤 금강문을 지나 출렁다리를 건너 옥류동에 이르렀습니다.땀이 마를 새도 없이 한달음에 옥류동 계곡을 따라 올라서니 눈 앞에는 봉황새가 꼬리를 흔들며 날았다는 비봉폭포가 하늘에서 하얀 은하수를 뿌리고 있었습니다. 옥류동 계곡 물은 거울같이 맑고 깨끗해서 한 웅큼 손으로 퍼 마시고 싶었고 물고기 한 마리도 없는옥류에 첨벙 뛰어들면 세속의 때를 씻고 싶었습니다.고개를 드니 신선이 얼굴을 가린 듯 높은 봉우리들은 구름모자를 깊숙이 눌러쓰고 있습니다.층층계단을 따라 한참을 오르니 하늘의 손길이 닿아 빚었다는 해발 880미터의 상팔담이 자지러진 웃음으로 반깁니다. 바위 하나, 나무 한그루, 산줄기 하나도 결코 예사롭지않은 지상 최고의 진경을 지닌 금강산은 역시 금강산이었습니다.말로만 듣던 금강산을 한없이 한없이 가슴에 담느라흐르는 땀도 내리쬐던 햇볕도 한없이 사랑스러웠습니다. 오후에는 영랑을 비롯한 신라 화랑 네 사람이 사흘을 머물다 갔다고 해서 생긴 삼일포산책에 나섰습니다.삼일포는 온정리에서 동남쪽으로 12km 떨어진 지점에 있는 자연 호수로 원래 동해바다였지만 밀려온 흙과 모래에 의해 만의 입구가 막히면서 호수가 되었다고 합니다.호수저편으로 나지막한 36개 산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막아 서 있어서 관동팔경 가운데 하나인 삼일포는바위에 새겨진 정치문구로 신음하고 있었습니다. 저녁에는 북측에서 운영하는 금강원에서 식사를 했습니다.모든 종업원이 북측 주민들이었는데 음식맛도,서비스도 최선이었습니다.흑돼지와 냉면의 기막힌 맛과여성접대부가 부르는 노래소리가 금강산에 울려 퍼졌습니다.김정일 찬양가를 멋드러지게 불러대던 여성 접대부의 마음과웃음을 잃은채 오가는 차량들을 감시하던 북측 군인들의 얼어 붙은 눈동자가 자꾸 환영으로 다가 옵니다. 이념과 사상이 다른 북측 땅 금강산 저녁은CBS기도회에 참석한 애청자들의 뜨거운 기도로 깊어갔습니다.통한의 50년. 북녘 땅에서 신음하는 우리 형제들을 위해,민족통일과 북한동포를 위해 목이 터져라고 큰소리로 기도 했습니다. 사흘날 아침,비가 세차게 내립니다.오늘은 만물상으로 떠나는 날인데 여간 걱정이 아닙니다.우의를 구입하고 만물상으로 떠나는 차에 몸을 실었습니다.만물상으로 올라가는 그길에 늘어선 각양각색의 바위들이 무엇을 닯았고 저마다 무슨 전설을 담고있는지 북한안내원의 설명을 듣는가운데도 벌어진 입은 쉽게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세명의 신선을 닮았다는 삼선암, 금강산으로 오는 잡귀를 쫓아내는 도깨비의 모습이라는 귀면암,선녀를 찾아 맨손으로 나뭇꾼이 올랐다는 절부암을 거쳐 거의 직각에 가까운 가파른 암벽위에 설치된 철제계단을 따라오르는데 아래를 쳐다보면 아찔한 현기증이 느껴졌지만 한걸음씩 바위위를 올라 멧돼지, 두더지, 토끼 등등의 온갖 흉상을 닮은 만물상 바위와 그 사이를 비집고 다니는 구름은 정말 환상 자체였지만 끝내 금강산은 안개와 구름속에모습을 자꾸 감추려했습니다. 일렬로 서서 가야 할만큼 길은 좁고 가파라서 앞사람의 발뒤꿈치만 보고 따라 가야하는 험한 등산로였지만부지런히 만물상으로 향해 정신없이 걸어 올라갔습니다.자연이 빚은 조각품은 보는 각도에 따라 보는 심상에 따라 달라 보입니다.사닥다리 오르듯 철제로 만든 층층대를 올라 정상인 망향봉에 올랐지만 구름에 묻힌 금강산을볼 수 없어서 아쉽기만 했습니다. 식사를 하고 다시 장전항으로 가서 북측출국수속을 마치고 차를 타고 오며 다시 쳐다보는 금강산..그 외금강의 화려한 절경을 잊지않고 가슴에 담아오기 위해 두눈은 외금강의 그 화려함속에서 결코 빠져나오지를 못했지만 어느덧 서서히 멀어지는 금강산을 아쉬워하다가 금방 다시 해금강 입구의 북측 검문소에 도착해 인민군 장교의 간단한 검사를 받은후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왔습니다..남한 세관의 간단한 입국수속후에 쳐다보는 남한의 땅과 산과 바다와 하늘 모두 북한의 그것과 별반 다를바 없었지만 그래도 마음은 조금전 떠나온 금강산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남과 북을 가른 지 50년. 그러나 통일의 열망은 세월의 더께만큼 높고 험한 분단의 장벽을 허물어 육로를 통해 북측을 갈 수 있게 됐지만다시 한번 금강산에 오를 때는 통일이 돼서 입다문 금강산이 웃으며 화답하도록 맘껏 야호를 외치면서 자유스럽게 금강산 비로봉에 오를수 있기를 기도합니다.금강산 봉우리 보다 더 높고 만물상 골짜기 보다 더 깊은 체제와 이념의 장벽 때문에 아직도 우리의 금수강산 금강산은 가깝고도 너무나도 먼 곳에 있었습니다.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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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참으로 밝아졌다. 내 어린시절에는 집안팎이 너무나도 캄캄했고 골목길도 어두워서 밤길을 걷기가 무서웠다. 또,어두침침한 호롱불 아래에서 날을 새워가면서 책을 보았고 호야불을 훤히 밝혀 놓고 논두렁도 붙였고 보리타작도 했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너무 어두워서 불편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멍석에 누워 있으면 반딧불이가 어두운 밤을 밝혔고 하늘가를 흐르는 은하수의 불빛도 아름다웠다. 여기에 보름달까지 두둥실 떠 올라 창문을 타고 달빛이 안방까지 가득 쏟아져 들어 오는 날엔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그런데 요즈음에도 밤이 대낮처럼 환하다. 이웃집 불빛이며, 가로등은 물론이고 냉장고나 전기밥솥에서 새어나오는 빛, 안방전등의 스위치의 작은 불빛들이 방안의 어둠을 몰아내 버린지 오래이다. 또, 그동안 신화의 땅 아테네에서 16일간 펼쳐진 올림픽은 많은 사람들의 밤을 빼앗아 갔다. 금메달을 딸 때마다 울려 퍼지는 함성과 박수소리에 도시의 밤은 깊어만 갔고 새벽 동이 틀 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다. 어렸을 때 동구밖 느티나무에 붙어서 밤에는 단잠을 자던 매미도 잠을 잊어 버린 모양이다. 낮에 울고 밤에 자던 매미가 밤에도 우는 것이다. 불빛 때문일 것이다. 자동차 소리를 이겨야 하기 때문에 악을 쓰는 모양이다. 불빛이 어둡던 어린시절이 그립다. 캄캄해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불편한 줄 몰랐던 어린시절엔 매미 뿐 아니라 이세상의 모든 생물들이 다 잠을 잤다. 물고기도 밤이 되면 얕은 물로 나와 잠을 잔다. 나무도 잠을 잘 잤고 풀들도 잠을 잘 잤다. 그러나 지금 가로등 밑의 벼나 깨나 콩은 키만 한정 없이 컸지만 꽃이 잘 피지 않는다. 늦게 꽃이 피어 열매가 듬성듬성 맺히기는 하지만 여물지 못한다. 밤에 잠을 자지 못하기 때문일것이다. 우리는 가든이나 호텔 앞에 있는 나무를 본다. 작은 알전구를 감아두고 밤을 새워 가며 불을 밝힌다. 밤새 깜박이는 불빛에 나무가 얼마나 시달리까? 꽃잎이 지는 소리. 구월이 오는소리...... 8월의 마지막 주가 시작되었다. 땀내나는 생활 소품과 더위에 찌든 일상들을 뒤로하고 여름의 꼬리와 가을의 머리가 함께 들어와 있다. 오늘은 빗소리에 새벽잠을 깼다. 창문으로 새어들어 온 새벽바람이 선선해서 놀란다. 가을이 왔다. 계절은 우리들에게 어김없이 찾아온다. 빠알간 고추,빨갛게 익은 홍시, 노란 벼이삭,반볼익은 대추, 반쯤 터져 분홍빛 속살을 드러낸 석류, 들녘에는 허수아비도 등장할 것이고 논두렁이나 강가에는 고운 구절초 꽃이 피어 날 것이다. 봄이 되면 먼 산에 진달래꽃이 피고, 가을이면 강 언덕에 구절초 꽃이 피어나는 것은 자연의 질서이고 약속이다. 이 아름답고도 장엄하기까지 한 자연의 약속에 인간이 끼여들어 자연을 방해하는 것은 진정한 문명이 아니다. 여름이 가면 바바리의 깃을 올리고 긴 머리 흩날리며 걷는 여인에게도 가을냄새가 짙게 드리워질 것이며 가을이 보이는 넓은 창가에서 다정하게 마주앉아 커피향에 취해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에게서도 가을의 향기가 날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하늘이 높아지고 분주하게 날개짓을 하는 고추잠자리 꼬리가 붉은 고추빛을 닮아갈 것이다. 그러나 밤을 잊어 버리고 살아가다 보면 손가락으로 콕 찌르면 파란 물이 주르르 흐를 것 같은 코발트 색으로 하늘이 물들지 않을 것 같다. 가을 하늘을 보며 사람들은 마음속 깊이 간직된 빛 바랜 사랑들을 되새기고 가슴 아린 그리움을 기억할 것인데... 사실 걱정이 앞선다. 우리가 밤을 잊어 버리고 제 정신이 아닌채로 살면 풀숲엔 가을풀벌레들이 낭랑한 목청으로 가을노래를 부르지 않을까 봐 걱정이다.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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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무덥던 무더위가 물러갔나 보다.오늘이 처서...아침저녁으론 제법 쌀쌀하다.어제는 철지난 바닷가를 다녀왔다. 전주에서 김제를 거쳐 부안 해안도로를 타고팔각정에서 한번 머물렀다가 변산해수욕장에 들어섰다. 길 양편 아늑한 야산 위으로 소나무가 줄지어 늘어서 있고가는 가을들녘에는 벼 익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새만금사업 전시관,그리고 부안댐과 온천,조각공원을 지나환상의 드라이브 코스가 끝날 즈음 변산해수욕장에 다달았다. 부안읍에서 남서쪽으로 6 km 떨어진 곳, 변산해수욕장. 변산면의 대항리 해안의 변산해수욕장은 백사청송 10리의아름다운 경치와 심하지 않은 조석간만의 차와완만하게 깊어지는 수심등 천혜의 조건을 갖춘 해수욕장으로해마다 피서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따가운 햇살과 수많은 인파로 몸살을 앓았던 바닷가도한장의 빛바랜 사진으로 남아 있다. 가난한 이들의 아픔이 더 쓰라렸던 그 여름의 끝자락에추억의 바닷가에 섰다. 철지난 싱거운 바다가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깔깔대고 웃는다.젊은 날 나의 사랑을 버리고 떠난 계집애처럼.장마도 없고, 태풍의 두려움도 머물지 않는곳,물론 사랑과 미움의 갈등도 없었다. 아이들이 재잘거림이 물속에서 파묻힌다.백여명의 피서객들이 그늘을 찾아 자꾸 자리를 옮긴다.그래도 짠 냄새에 찌든 바닷 바람과 햇살은 힘이 없다. 하얀 모래가 뽀드득 뽀드득 소리를 낸다.너무나도 부드럽다.지난 여름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레 걸었다.힘들고 지친 내 육신도 백사장에 벗어 버리고 싶어서였다. 다시 격포해수욕장을 지나 상록해수욕장.무더위로 짜증스러웠던 기억들을 떨쳐버리기라도 하려는 듯태양은 마지막 힘을 다해 썰물로 드러난백사장의 속살을 파헤치며 서해로 잠긴다.................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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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끝자락을 봄빛이 휘감더니 정작 봄의 문턱에서는 매서운 바람이 옷깃을 파고 듭니다. 꿈틀거리면서 흐르는 강물 위로 차갑게 휘몰아치는 바람, 햇살을 향해 살랑살랑 가지를 흔들던 강변 버드나무들이 온몸을 떨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수런거리면서 이곳저곳에서 꽃소식을 전하더니어젯밤에는 한파주의보까지 발령됐지요.장수지방은영하 5도,전주는 영하 1.7도까지기온이 내려갔구요,오후에는 맑은 날씨가 계속되겠지만내일 아침기온도 전주가 영하 2도까지 떨어진다고 하네요. 봄을 기다리면서 겨울을 이겨낸 나무들, 땅속에서 햇살을 꿈꾸던 씨앗들, 겨울잠에서 막 깨어나 눈 비비던 동물들에게 봄 속의 겨울은 슬픈 배신일 수 밖에 없지요. 저만큼 물러간 동장군이 화사하게 입성하는 새봄을 시샘해 마지막 훼방을 놓는 것같습니다.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내려가고한낮에도 찬바람이 햇볕을 흔들어 놓습니다.연둣빛 봄기운이 흩어지고 꽃샘추위에 이마가 시립니다.탄핵정국에 마음마저 차갑게 가라 앉습니다. 그러나 매운 꽃샘바람에도 매화와 산수유가 피어 오르고터질듯 부풀어 오른 목련꽃봉오리는 두터운 겨울 껍질을 조금씩 조금씩 열고 있습니다. 겨우내 웅크리고 있던 땅 속 생명들이 기지개를 펴는 소리, 꽃샘추위를 밀어내는 생명의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겨울속에 봄,봄속의 겨울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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