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촌장과 시골아낙

아낙도 결혼 전까지는 나 하나만을 알아었고 내가 제일 인 줄 알고도 살았다.
그리고 결혼을하여 내가 만들어가는 가정이라는 담장을 튼실히 하리라 맘 먹고 내가 하고싶은 모든것을 참고 아이들과 남편을 위하여 그리고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잘 엮어가기위하여 친정이나 시집식구들께도 최선을 다 하였다.
 
그렇지만 인생이란 나 혼자 엮어내는 모노 드라마가 아니었다.
나 혼자만 무대에서 훌륭한 연기를 한다고 완전한 연기가 아니듯이..
가족이란 모두가 조금씩의 역활로 양보하고 도와야만 완전한 가족이 되는것이다.
 
내가 우리붉은고추의 가족이야기를 엮어감에도 내 나름의 아픔이 감추어져있다.
우리어머님 평생을 가족을위하여 살았건만 큰아들의 부재로 여자의 일생을 회의하며 삶의 희망의 끈을 놓으셨고..
우리아버님 평생을 가족보다는 책에 적힌대로만 사셨던 선비같은 분이셨고...
그리고 아낙과 우리 형님(맏며느리)
아주버님을 40에 보내시고는 아이들 셋과 살아야하니 그럴수도 있겠지만 자식을 보낸 어미의 심정을 몰라도 너무 모르게 어머님 맘을 상하게 해 드리고는 한 동안 시어른들과의 연락도 하지않고 살았다..
 
내리 딸 셋놓고 아들을 얻으시고는 세상을 얻은것보다 더 가슴 뿌듯하셨다고하시며
그 자식과 함께 살 날을 꼽으시던 우리 어머님...(우리네 어머님들의 큰아들사랑 우리는알죠..두 아들에 아주버님만 계셨고 둘째인 남편은 없었다고 맨날 나에게 하소연한 남편)
그 자식을 먼저 보내고 어머님도 생의 끈을 자꾸만 놓으시곤하셨다.
처음에 이일로 우리 어머님 참 많이도 가슴 아파하고 아들 잃은것도 서러운데 며느리 손자손녀까지 잃어버렸다고 얼마나 원통해하셨던가.
 
그 와중에 아무 일없이 살던 아낙네에게까지 아이엠에프여파가 들이 닥쳤고..
남편은 하는 일마다 안되고 그리고는 최후에 집안의 모든것을 혼자 처분하여서
혼자 굴려보려다가 빈털털이가되어서 나에게로 왔다.
 
이렇게 글을 쓰는 순간도 그 때의 내 심정이되어서 가슴은 떨려온다.
남편을 너무도 믿고 살아온 내 자신이 너무 바보스럽고 허무하여서 지금도 눈물이난다.
열심히 살아온 내 10년을 허무하게 흘려보내버리고 아낙도 생의 끈을 놓아버리고싶어
참 제 자신을 많이 학대한것 같았네요.
 
그 세월에 두 번의 저승차사가 절 데릴려왔었고....그리고 제 몸에 생긴 화의 근원을 수술하고 아낙의 마지막 희망인 집도 남의 손에 그저 넘어가버리고....길지도 않은 아낙의 생에서 제일 어려운때였네요.
그리고는 다시 아이들의 엄마로 살아갈 수있는 힘을 준 우리 딸로 인하여 지금의 시골아낙이되어 욕심도 부질없고 살려고 노력해도 내 뜻대로 되지않는다는것도 알았기에 마음을 비우고 진짜로 시골에서 수수한 아낙이 되어 살려고 하였다.
 
그리고는 흩어져있는 시집식구들의 마음을 한테 모으는 일이 최우선이었다.
어머님과 형님과의 관계를 다시 옛날로 돌리기위하여 나는 형님에게 자주 전화도 드리고 내 자신도 추스리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어머님과 형님의 관계를 저대로두면 돌이킬 수없었기에 방학이면 조카를 데리고와서 작은엄마의 마음과 그리고 할머니의 사랑과 가족이라는 뿌리의 중요성도 함께....
 
자기 자식에 잘하면 모든것이 좋아보인다.
형님도 우리네와 서서히 전화도 하면서 가까워지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왕래도하고
아이들도 방학때면 들리고 지금도 우리 현준이(형님아들)는 우리집에서 10일째이다.
어머님께도 아주버님이 안계시니 형님이 아이들과 살아야하니 아주버님사고로 나온 재산에 대하여서는 어머님께서도 아무런 미련없이 버리시라고..
"사람도 가는 세상에 돈이 무에 소용이있냐고..." 
참 그때는 내가 시어머니 노릇을 한 것같다.
 
여기까지 오면서 참 많이 나 자신을 버리고 어머님도 형님도 시누님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위하여 애를 쓰면서 여자가 아니 한 집안의 맏이노릇을 하려면 얼마나 나 자신을 버려야하는지를 ......나는 과연 무엇일까를... 그리고 내 삶의 방식이 친정식구들에게서 보고 배운것이 내가 살아가는데 디딤돌이 된다는것도...
 
우리 친정엄마가 그렇게 살았으니...그리고 우리 친정아버지가 아낙을 이렇게 곧은 맘으로 자랄 수있게 우리를 길러주셨으니까...
오늘밤 아버지 입맛에 맞게 음식을 하여주신다고 참 나를 대견해하신 아버지의 환한 웃음이 그립다. 아버지 참 뵙고 싶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한 번도 못 본 네째 사위
이렇게 아이들과도 눈높이 맞추는 멋진 사위입니다.

ㅁ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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