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촌장과 시골아낙

아낙네 올 농사에 또 양파가 들어갔다.
첫해 여기 들어와 양파농사를 지었는데 얼마나 힘이들고 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하여
나는 양파농사는 짓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내 마음대로 되는것도 아닌걸
알지만...
 
올해로 양파농사 4년째.
첫해는 멋모르고 양파가 시퍼렇게 서있는데 우리 부부는 남의 손 빌리지 않고 한다고
둘이서 600평의 양파를 모조리 뽑았다.
그런데 장사꾼이 보고는 아직 이른것을 뽑았다고 저장이 안된다며 하나도 가져가지않았다. 
양파는 뽑을때가되면 눕는데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시퍼런양파를 모두 뽑았으니... 
     
남들은 양파를 모두 싣고 가는데 우리것은 논둑에 쌓아놓고는 혹시 밤에 비라도 오면
우리부부는 자다가도 뛰어나가 우리는 비를 맞아도 양파는 비를 맞지않게 하였다.
그리고 농산물 도둑이 설치고 다녀서 남편이 트럭을 세워놓고 새우잠도 자곤하였다.
보는 장사꾼마다 이르게 뽑았다고 가져가지않았고...그때의 심정이란... 
 
이게 아니다싶어 남편은 차를 불러서 그것을 모두 혼자서 실었다.
장사꾼이 실어가면 우리 손이 필요없지만 우리가 팔아야하니 모두 우리 손이었다.
그냥 도시에서 남편만 바라보고 살다가 어른들 모시면서 이 어려운 일을 내가 하여야 하는지를 생각하니 그저 눈물이었다.
대구농산물유통센터에 실고가서는 제대로 가격도 못 받고 둘이서 돌아서는 그때의 심정은 힘들게 농사지으서 이게 무엇이란말인가?.....
우리 부부는 서로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집까지 왔다.
 
그러고는 나는 남편에게 양파농사는 이제 짓지 말자고 했지만 남편은 아무말도 없더니
이듬해 또 양파농사를 시작하였다.
두번째는 모종농사를 망쳤다.
모든 농사에 모종농사가 반농사란 말이있다.
그만큼 모종내기의 어려움을 말한다.
이제껏 농사를 잘짓던 사람도 모종농사를 실패하는것을 보았다.
밭이 좋아야하는데 우리는 모종내는 밭이 마땅한게 없어서 남의것을 빌려서 하였는데
그저 시골노인들 내가 하지 못하니 임대료라도 받을려고 하였는지 모종밭으로는 안되는 땅을 우리에게 임대하였다.
비싼양파씨를 뿌려놓고보니 남들은 탐스럽게 올라오는 양파가 우리것은 듬성듬성 올라오더니 끝내는 죽은것이 더 많았다.
그렇게 본밭에 낼 시기에 우리의 모종은 없어서 다른집에 모종을 사서 심었다.
양파씨가 비싼데 거기다가 모종을 사서 심었으니 그 해에도 양파농사는 실패였다.
 
그리고 작년 세번째로 남편은 2000평정도의 땅에 더 많은 양파를 심고는 인터넷으로 농업연구소로 양파상이나 자기가 아는곳은 모두 연락하여서 꽤 많은 공부를 하고 또 시작하였다.
동네에서 아낙네가 제일로 양파농사를 잘 지었다고 소문이 나고 마을회관에서 오랜세월 양파농사를 지은 사람들을 제치고 아낙네 양파로 품평회도 열었다.
사람들은 이제야 아낙네 양파농사 제대로 지어서 그동안 손해본것 한꺼번에 찾는다고 인사를 건넸다.
힘들어도 이 맛으로 농사를 짓나보다라고 생각하고 이제 낼 날만 남아 사람들을 사서 양파를 모두 뽑아두었다.
양파는 뽑고나서 밭에서 하루정도를 건조시킨다.
내일이면 양파를 20킬로 망에 넣는 작업을 하여야하는데 사람들도 모두 준비하여 이제 넣으만 놓으면 장사꾼의 차가와서 싣고 가는데....
 
그날 밤 
저녁때쯤 날씨가 먹구름이 끼드니 난데없이 소낙비가 한줄기 세차게 치고 내리는데..
밥을 하던 아낙은 마당으로 뛰어나와 밭으로 뛰어나갈 채비를 하니 어머님은 이 빗속에
아들 며느리가 나가려고하니 될일 같으면 말리지도 않겠지만 달랑 젊은게 둘이 뛰어나가니 말문이 막히시는지 그냥 두라고 말씀하신다.
"야들아 하늘이 말리는데 어쩌냐 지금 나가서 될것같으면 우리 두 노인네도 가지만
지금 이 빗줄기에 나가도 비맞을것은 모두 맞았으니 어쩔수없다" 라시며 우리를 제지하였다.
그래도 남편은 밭으로 뛰어갔지만 나는 어머님 말씀도 맞지만 비에 젖은 양파를 보는게 두려웠을지도 몰랐다.
 그냥 마당에 우두커니 서서 울기만하였다.
나는 참 착하게 생을 살은것 같은데 왜 이다지 풀리지 않은지 내 자신과 남편을 원망하며그냥 비를 맞고 울고 서 있었다. 
양파와 같이.....
 
매 년 그렇지만 항상 양파작업시는 장마와 겹친다.
그래서 이맘 때쯤은 날씨에 민감하다.
일주일의 일기예보를 매일 점검하고 작년의 일기까지 살피지만 어찌 인간이 자연의 힘을 거슬릴 수있을까?
그렇게 나간 남편은 한밤중에 들어왔다.
서로 말을 안했지만 그 심정을 어찌 내가 모르리...
이제껏 힘들게 지은 농사를 낼이면 모든것이 끝나는데 흥건히 물에 젖은 양파를 보고
온 남편의 심정을 어찌 내 모를까....
 
그렇게 내리 삼년을 아낙네 양파농사는 실패를 맛보았지만 우리식구들은 내리 3년 양파즙은 엄청 먹은것 같다.
올 해 또 양파농사를 지어 놓았는데 들판에서 들리는 소식은 과잉생산과 수입농산물로 인하여 양파가격이 폭락일거라고 갈아 엎으라는 소식이 들린다.
아낙네 한숨과는 상관없이 양파는 숨을 쉴것이라고 겨우내 비닐속에서 있다가 지금 한참 숨쉬기 운동하느라고 파릇한 싹을 내미는데 아낙의 맴은 파릇한 양파맴이 아니다.

ㅁ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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