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촌장과 시골아낙

여기 들어올 때 3학년이었던 울 보경이가 드디어 졸업을 하였다.
아침일찍 서둘러서 우리 부부는 학교로 향하였다.
남편이 졸업한 학교...
남편도 감회가 새로운가 보다.
왜 그러지않겠는가...자기가 뛰놀던 운동장에 자신의 아이들이 뛰어다니다가 졸업을 하는데..
 
총 학생수가 100명도 되지 않는 앞으로는 위 천강이 흐르고 뒤로는 백학산의 맑은 공기 좋은곳에 우뚝선 조그마한 시골초등학교..
오늘 졸업하는 학생수는 11명.
본교학생 수는 6명 분교는 5명 
분교는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있지만 같이 합칠려고하니 분교가 본교보다 전통이 오래되다보니(92년의 전통) 합친다는것이 쉬운일이 아닌가보다.
우리 시아버님도 분교인 비안초등학교에 다니셨다고 하셨다.
여기에서 뿌리 내리고 산지가 오래되어서 그런지 모두들 살기가 넉넉하여서 다들 자식 일에는 관심이 많다.
 
 오늘은 사과따던 손길도 수박따던 손길도 들가로 끌고 다니던 달달거리는 트럭도 모두모두 들에 두고 근사한 자가용으로 작업복 차림이 아닌 모두들 화사한 봄풍경으로 아이들을 축복하려 부부동반으로 오셨다.
한 4년 살고보니 아는 분들도 보여서 서로 인사를 하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드디어 졸업식
교장선생님의 말씀과 지역 유지님의 인사 말씀....
얼마나 많은 지역유지님(?)들이 오셨는지(면장님,우체국장님,경찰서장님,목사님,의용소방대장님외 내가 뵌 분들만하여도 한 20명은 족히 넘으리라.모두모두 얼마나 정겨운 이름들이냐)
 
보경이와 수경이가 서로 좋은 친구와 좋은 호적수로 만나서 서로 지지않으려고 공부를 하더니만 울 보경이가 대외상이 많다보니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학교의 장학금과 교육장상,그리고 답사순으로 우리 부부를 기쁘게해주었다.
 
별것아닌것 같으면서도 부모는 어쩔 수없는 팔불출이라 자식이 잘하면 그저 기쁜가보다.
학생수가 적어서 혹시 보경이가 자만심에 빠져서 공부를 게을리하면 어떡하냐싶어서 항상 아이에게 생을 앞서가는 선배로서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엄마의 조언에 언제나 잘 따라준 아이에게 고맙다.
 
친구엄마들의 우리 아이들 칭찬에 아낙은 그저 미소만 지었다.
아마 우리 아이들이 공부만 잘하는 아이로 비쳐졌다면 이렇게 미소짓지는 않았을것같다.
어떻게 두 아이를 이렇게 예의바르고 똑똑하게 키웠는지 부럽다고 말씀하시는 엄마들의 칭찬에 내가 아이들을 그런데로 뒷바라지한것같아 엄마로서 자부심을 느꼈다.
 
작은 시골 마을의 잔치마냥 많은 분들이 앞으로 나아갈 아이들의 앞날을 축복하여 주면서 지역민으로서 아이들을 외지로 보내지 말아줄것을 당부하는데...
얼마나 시골에 아이들이 적으면 모두들 오셔서 아이들을 우리 지역에서 공부시켜줄것을 당부할까생각하니 아낙도 고민이 된다.
보경이를 미국으로 보내려다 조금 늦추고 있는 실정인데 나중에는 어떻게할까를 고민중이다.
 
내가 아는분은 우리나라의 최고의 대학을 나와서 봉화에서 고추농사를 지으신다.
아내는 화가이면서 농사꾼이고 딸 하나를 영국에 유학을 보냈다가 이게 아니다싶어
올해 다시 시골중학교로 편입하였다.
시골이라 학생수는 적지만 다들 특수작물이나 축산 과수원 등으로 사시는것은 넉넉하여서 자식들 일에는 발벗고 다니시는 분들이라 그런지 아이들 11명 모두가 공부를 잘한다.
밖으로 보내도 되건만 모두들 지역에 뿌리내리고 산지가 오래되어서인지 다른데로 보내지않고 모두 여기 중학교로 보낸다.
 
중학교의 소식을 아름아름 들어보니 선생님들께서도 젊고 적은 학생수에 비하여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에게 쏟는 열의가 강하다고한다.
보경이 말처럼 어디에서든지 내가 할 탓이라고...여기에서 꼭 하버드 간다고 큰소리치는데 아낙은 얼마만큼 현실과 실정사이에서 방황하지않고 아이들을 잘 거둘지 고민이되네요.
보경아 졸업 축하한다.

ㅁ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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