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초보주부일기

수제비가 먹고 싶었다.
 
시엄마랑 좀더 가까워질까 하는 생각에 평소엔 내마음대로 했지만 이번엔 시엄마랑 같이 할 생각에 요리책도 찾아보지 않았고 인터넷도 보지 않았다.
 
가르쳐 주시면 수제비 먹자고 했으나, 전날 선지국으로 인해 저녁에 먹기로 했다.
 
시엄마는 파마를 하러 가시면서 내게 말했다.
반죽 해놓고, 감자와 호박 썰어놓고, 멸치와 다시마로 국물 만들어 놓으라고(15분 정도 끓인후, 멸치와 다시마는 건져 놓으라고 했다)...
 
내 의도와 조금 달라졌다.
밀가루 반죽엔 계란 하나 풀고 식용유 몇 방울 떨어뜨리라고 했다.
 
나..
밀가루 반죽 처음이다.
계란하나도 넣고 식용유도 넣고 물도 부어가면 반죽을 했지만 잘된 건지 안된건지 잘 모르겠다. 대충 된 것 같아 비닐백에 잘 쌓아 냉장고 넣어두었다. 이따 시엄마가 봐 주시겠지..
 
그런데 오늘은 왠일인지 나보고 끓이라고 한다.
멸치국물에 감자 넣고 밀가루 반죽 조금씩 떼어넣고 호박 넣고 마늘 넣고 파 넣고 소금으로 간 하란다.
저 처음 끓이는데요~ 하는 대로 그냥 끓일 줄 알았나 보다.
열심히 끓였는데, 수제비가 좀 처럼 익지 않는다.
몇 십분이 지나도 속이 안 익는다.
"엄마, 좀 나와서 보세요~ 수제비가 안 익어요."..
나와서 보시더니 "왜 안 익있지? 익을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 반죽이 묽었니?"
"예.. 그리고 제가 반죽을 처음 해 봐서 잘 안 된 거 같아요.."
"아까 하라는 대로 했지"
"예"..
또 몇 십분을 끓였다.
그 사이에 계란도 하나 풀었고...
 
그러나 우린 끝내 수제비를 먹지 못했다.
반죽할 때, 제대로 안되서 밀가루가 반죽 속에서 제대로 엉켜붙지 않았던 거다.
(차라리 수제비를 슈퍼에서 사올껄^^::)
 
시엄마는 "내가 봐 줄껄 그랬구나" 하시면서 "이러면서 배우는 거지" 하시면서 그냥 국 데어서 밥 먹자고 했다.
 
수제비가 너무 아까워, 국물만 건져내 (밀가루 냄새가 났지만) 밥 말아먹고, 시엄마와 남편은 낮에 먹던 선지국과 밥을 먹었다.
 
다행인 것은 저녁에 수제비 먹을지 밥 먹을 지 몰라 밥을 해 놓았다는 사실이다.
어제 시엄마, 무지 배 고프셨을 텐데..
점심 일찍 드셨고, 손세차하셨고 목욕 갔다오셨고 파마까지 했는데 저녁을 8시쯤 드셨으니...
 
죄송해요~~^^;;

수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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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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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식구는 지금 감기로 고생 중이다.
시엄마는 며칠째 목감기와 몸살감기로 고생 중이었고 나 역시 몸이 으실으실 추우면서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매주 금요일 저녁이면 아가씨네 가시던 시엄마는 몸이 안 좋아서 몸을 추스리고 계셨는데 손녀(아가씨네 딸)가 아프다는 말에 토요일 오전에 건너 가셨다.
 
본인이 몸이 많이 아프시고 며칠동안 제대로 음식도 못드시고 독한 약만 먹었는데도 임신한 딸과 손녀가 걱정돼 가신 거다.
나와 남편은 토요일 내내 쉬었다. 쉬면서도 나는 빨래를 하고 청소기를 돌렸다.
물론 남편도 하지 말라고 했고 시엄마도 하지 말라고 했지만...
평소같으면 남편이 청소기를 돌릴텐데 그날따라 가만히 있는다. 
무언의 시위로 나도 내가 그냥 혼자 했다.
 
일요일 아침.. 신랑이 없어져 보니, 시엄마 방에 가서 자고 있었다(옥매트 있음).
맨날 덥다 덥다 하는 사람이 무지 아픈가 보다.
오전 6시부터 온몸이 너무 아파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아프니까 날 안 깨웠던 거다.
너무 미안해서 가게 좀 잠깐 갔다온다고 했더니 같이 가자는 걸 간신히 말리고 나와 거리를 헤매였다.
약국을 찾아서...
일요일 아침이라 약국 문을 연데가 없었다.
몇 군데를 돌고 포기 상태에서 오니, 그 사이에 약국 문이 하나 열려 그곳에서 약을 조제하고, 뼈해장국 집에 갔다.
신랑이 며칠전 부터 뼈 해장국을 먹고 싶어했다. 그러나 난 애써 외면했다. 왜냐하면 난 이런 종류의 음식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신랑이 포장이 안된다고 해서 어떻게 사달라고 할까 고민했는데 왠걸 포장만 잘 해주었다.
약과 빼해장국을 사들고 집에 와서 뼈 해장국(다행이 신랑은 목감기는 아니었다) 먹이고 약을 먹이고 한숨 재웠다.
나는 몸이 좀 괜찮아진 거 같아(사실 신랑이 안 아팠으면 더 아파 누워 있었을 지도 모른다) 빨래를 개고 다림질을 했다.
점심을 무얼 먹을까 하고 있는데 시엄마가 거의 녹초가 되어 들어오셨다.
어제 2시간밖에 못 주무셨다며 잠 좀 주무신다고 했다.
TV도 끄고 주위를 조용히 만든다음, 시엄마가 주무신 틈을 타 죽을 만들었다.
야채죽...
점심 먹는 것도 죄송스럽고 몸도 나도 그다지 좋지 않아 방에 들어와 쉬면서 안방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시엄마 깨시면 죽 드리려고..
5시간이 지난 후에야 겨우 일어나셨다. 죽을 드리고 한 사발 다 드신다.
신랑은 시엄마가 깨시기 전에 점심겸 저녁을 먹었고 (남자들은 배가 고프면 그냥 먹나 보다. 아니 시엄마와 엄마의 차이인가) 난 이제 먹으려고 밥을 푸고 계란을 탁 깨었다. 솔직히 밥 맛도 없지만 약도 먹어야 하기에..
시엄마가 좀 기운이 나신다 할 때쯤 아가씨네서 또 전화가 온다. 아기가 너무 아프다며 아가씨가 운다.
시엄마 휘청거리면서도 아가씨네 가신다고 해서 신랑과 같이 가시라고 했다. 그 순간 내 상차림때문에 나는 참 민망했다. 그 순간에도 먹겠다고 하고 있으니(시엄마는 내가 점심 굶은지 모르실 거다)...
 
어쨌든 시엄마와 신랑이 나가고 계란에 비벼 밥을 먹고 있는데 내가 참 한심해 보였다.
대충 밥을 먹고 이젠 참치죽을 쑤었다. 시엄마 내일 아침으로...
시엄마와 신랑은 금방 왔다. 애기가 괜찮아져서 왔단다.
떡을 사오셔서 먹으라고 했다.
 
신랑은 몸이 괜찮아졌다고 했으나 여전히 아픈 거 같고 시엄마도 아프니, 거기에다 나 아파라고 할 수가 없었다. 사람은 정말 순간순간마다 다른 거 같다.
 
기침으로 인해 똑바로 누워 잠들 수가 없었다.
새벽에 천둥 번개가 쳤다. 
몇 번 잠을 깼다. 아침에 밥이 넘어가지 않아 그냥 출근했다.
우유로 빈 속을 채우는데 몸이 으실으실 춥고 코가 막히고 열이 난다.
긴장이 좀 풀린 거 같다.
약을 갖고 오긴 했는데 나는 아직 약을 먹지 않고 있다.
혹시나 해서 약 먹는 게 꺼려진다.
 
친정엄마에게 전화했다.
감기때문에 지난 토요일에 못간다고 전화를 드렸던 터라 목소리 최대한 좋게 하며 병원도 갔다오고 지금은 다 나았다고 거짓말을 했다.
전화를 끊고 나니 순간 눈물이 난다.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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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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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夜)한 요금 패키지로 "주먹이 운다"와 "달콤한 인생"을 보았어요.
 
밤 10시 30분에 시작해서 새벽 3시에 끝이 났네요.
결혼을 해서 좋은 것 중 하나가 신랑과 늦게까지 영화를 보고 집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죠.
 
야한 요금 패키지는 2편의 영화가 만원(1인)..
여기에 통신카드 할인과 신용카드 할인까지 가능해서 6,000원*2인=12,000원 들었습니다
게다가 요즘 cgv는 더블 포인트 이벤트까지 해서 티켓금액(2005.4.1)인 20,000원의 20%=4,000점의 포인트까지..ㅋㅋ (okcashbag카드까지 있으면 okcashbag도 적립됨)
 
밤에 영화를 내리 두편 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네요.
2편 다, 남성취향이 강한 영화입니다.
복서이야기와 조직세계에서 일하는 남자이야기...
 
"주먹이 운다.".. 주먹은 웃었습니다.
왕년의 복서 강태식의 최민식도 건달 유상환 역할의 류승범도 자기의 역할 소화는 잘했지만,
그다지 그들의 삶에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요?
가족의 따뜻함을 알아가고 그 가족들에게 무언가 해 주고 싶어하는 이 두 복서이야기에 만족해야만 할 것 같네요.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큰 공감과 감동을 줄 영화라는 생각이 드네요.
 
"달콤한 인생".. 달콤한 꿈?
냉철한 일처리 능력을 가진 남자 선우(이병헌)..
조직의 보스(김영철)로 부터 출장동안에 자신의 젊은 애인(신민아)을 감시하고, 그 애인이 딴 남자와 사귀면 처리하라고 하는데...
딱 한번 일 처리의 매끄럽게 하지 못하고 그는 보스에 버림받습니다.
죽음의 고비에서 여러번 벗어난 선우는 이제 보스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는데...
 
잔인함이 너무 많고, 너무 주인공 위주입니다.
그렇게 칼에 찔리고 피를 쏟아내도 그는 멀쩡히 돌려차기등을 하고 손목을 난자당했어도 운전만 잘하고. 저는 이병헌의 연기가 마음에 안드네요.
멋있는 척.. 아직 연기가 영화 속에 배어 들지가 않았네요..
따로 노는 느낌.. 신민아는 주인공이 아닙니다. 단지 단서를 제공하고 여성 중에 조금 비중이 있다는 건 뿐 거의 나오는 신이 없습니다.
"주먹이 온다"보다 지루함은 더하지만 제 타입의 영화는 아니네요.
 
어쨌든 오랜만에 최신 영화 2편을 보았습니다.
영화관에서 나와 새벽 공기를 맞으며 집에 오는 기분이 꽤 괜찮았습니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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