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정자수다

나에게 학교를 다닌다는 것은 일종의 사치처럼 느껴었다.
어느시대라고 할까..
마치 청색시대처럼 늘 청신호를 띤 신호등에 마주보는 붉은등의 겉도는 것처럼
나에겐 그렇게 늘 말라붙은 뼈다귀처럼 소용없는 것들처럼 생각했었다
 
고등학교 옆엔 금방 신축을 한 개신교의 선두주자라고 하면 일 만한 목사의 교회였다.
어마어마하게 지어 나중에 보니 우리학교보다 키가 더 커서 진짜 크게 지은 성전이었다.
 
아침은 그런대로 지낼만한 했는 데.
교회를 짓고보니 연일 부흥회에 예배와 집회가 있었다.
 
여름엔 학교가 더우니 창문을 열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열지 못했다.
국어시간에 국어책을 읽다가도 옆 교회에선 누구든지 믿거든 축복을 맡아놓은 거다.
아멘하세요? 이러면 즉각 대답으로 수백병의 성도들이 일제히 아멘하는 소리가 우리교실에 덮친다. 아니면 할렐루야의 굵은 부흥강사의 허스키한 마이크가 터져서 갈라진 목소리에 우리는 한두번 질린 게 아니었다.멀리서 펑펑하는 취루탄 쏘는 소리에 어떤 아이는 오우 할렐루야! 이러는 데 모두가 제정신이 아닌 것이 오히려 정상이라면 정상이었다.
 
문제는 휴유증이엇다. 하필이면 그 때 백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대학교에선 허구헌날 데모진압한다고 취루탄을 분사하면 우리는 또 질식할 것처럼 눈물 콧물에 은혜받아 감동하여 울어대는 성도나 다름이 없었다.
 
어쨌거나 그 때가 광주사태라든가. 육이구 선언등 숱한 운동과 교회부흥회 한 번도 안가고도 교인이 된 우리들이나 데모 한 번 참석안해도 그 맵고 아픈 시대를 고스란히 십대를 보내버려야 했었다. 이런데도 우리는 별로 서러운 것도 맛도 멋도 모르는 채 그냥 세월을 보내니까 결국 이렇게 나이만 적금을 타듯이 뱃살 늘어지고 자꾸 잊어먹는 건망증 걸린 늙은 시람이 되었다.
 
지금도 그 때처럼 가난하다. 나는..
물론 나의 친정도 아직 집이 없다. 소유개념이 투철하지 못한 관계이기도 하지만 절대 게으르거나 어디서 도박이나 엉뚱한 일 한번 제대로 저지르는 일 없이 살았기 때문이다.힐 줄도 모르지만.
 
하긴 부동산 매매계약서 모르고 살아도 괜찮다. 평생 살 집이야 있으면 편하지만 여럿채 거느리고 있다고 으스대더니 느닷없이 강도만나는 확률이 더 높은 시대가 되었다. 있어도 자연스럽게 살 수 있고. 없어도 궁색하지 않게 봐주는 시선이 이젠 필요한때다. 너무 없다고 징징대면 말이 씨라고 진짜 망하는 집 여럿 보았다.
 
돈이 없어서 고생했다고 하는 것보다 일부러 고생을 사서 하고 싶다고 말하고 싶다.
사람은 한 번은 누리고 누려야 드디어 견뎌내는 익숙한 고난이 왜 꼭 가난만 말하는 지 모르겠다.
 
정부가 괜히 쇠고기를 잘 못 수입해서 나라가 사네 죽네 망하네 흥하네 난리가 났다.
내 보긴 한 쪽 교회에선 부흥회를 연일 북치고 장구치고 한 쪽에선 그 소리 듣지 못하게 귓구멍 틀어막는 어설픈 난국에 누가 가장 헷갈리는 지 짐작을 해 본다.
 
물론 성분 모르는 취루탄을 터트려 고스란히 숨을 쉬어야 하며 뜻도 모르는 할렐루야를 외쳐야하는 엉뚱한 교육도 그렇고 타협모르는 기득권의 수구들은 또 다른 이념을 생산할 것임이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들은 애매모호하게 말하는 것이 명수이고 수준급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언론에 감추어진 뒷풍경에 드디어 촛불을 높게 자발적으로 들기 시작했다. 가장 성숙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를 기억한다. 광주사태때 한 명 사망이라고 똑같은 헤드라인을 달은 일자의 대자보를 기억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오류로 하다못해 오도였다고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내가 알기 엔 
 
이 모두가 모두 그 빌어먹을 돈때문애 벌어지는 형국이다.

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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