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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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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시엄마와 남편과 나는 영화를 보러 갔다.
올해 가장 기대작이었던 "친절한 금자씨"..
반전도 없다는 걸 알았고 올드보이보다 잔혹성이 적은 것도 알았고 코미디적 요소가 많다는 것도 알았고 박찬욱 감독 전작 영화들에 나왔던 배우들이 카메오로 출연한다는 것도 알고 보았다.
그러면서도 영화 보는 내내 반전을 기대했고, 조금만 수상한 장면이 나오면 반전이 있을 꺼야 하며 엉뚱한 상상을 하였다.
이영애씨 얼굴에선 친절하고 순진한 면이 묻어나 있다.
아마 이영애 라는 배우를 잘 선정한 듯 하다.
친절하면서도 마녀 일 수 밖에 없는...
 
사람들 맘 속엔 누구나 선과 악이 존재한다.
상황에 따라 선이 악을 억누를 수도 있고 악이 선을 억누를 수도 있다.
용서라는 거, 복수라는 거...
복수가 부질없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할 수 밖에 없는 게 복수 같다.
내가 이 영화 속에 금자씨였다면...
나도 복수를 꿈꾸지 않았을까?
내가 그 상황이 아니면 말하겠지..
복수는 부질없는 거에요. 그냥 용서하세요. 그리고 멋있게 사는 거에요.. 하고..
그러나 그건 내가 그 상황이 아니었을 때 하는 말이다.
 
백선생역의 최민식..
그는 조연이다. 최민식씨가 나오는 장면은 이영애씨가 나오는 장면의 1/3쯤 된다.
그리고 그는 역시 연기 잘하는 배우다.
악하고 비열한 역이지만 그리고 그 역할을 잘 소화해 냈지만 그는 이영애씨를 띄우면서 자신의 카리스마를 표현했다. 이영애씨가 주인공임을 인식시켜 주었으며 자신은 조연임을 인식시켜주었다.
 
올드보이의 잔혹성보단 약하지만 그래도 잔혹성이 있기에 15세 이상가를 노리고 만든 영화였지만 18세 이상가가 된 것 같다.
어찌보면 단순한 수도 있는 영화. 우울한 영화가 코믹물에 가깝게 되어 올드보이를 생각했던 관객들에겐 실망을 줄 수 있겠지만, 배우들의 연기에 의해 영화는 올드보이와 다른 면에서 좋은 평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카메오를 찾는 즐거움도 색다르다. 첫 장면부터 놓치지 마라. 언제 지나갈지 모른다.
대사 없이 옆모습만 보일 수도 있다. 나는 강혜정씨를 놓쳤었다.

금자,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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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정리하러 농협에 갔다.
통장 정리를 하고 나오려고 하니,
외국인 노동자가 내게 말을 건넨다.
친구에게 돈을 보내야 하는데 ATM 사용은 아무래도 모르겠으니 도와달라고 했다.
 
현금과 통장카드를 받았다.
우선 입금을 한 후, 이체해야 되서 입금을 하려고 했다.
총 111만원인데, 어찌하다 보니 91만원이 들어갔다.
나도 정확한 금액은 모른다. 그가 111만원이라고 해서 그렇다고 알뿐..
입금이 1회 한도가 100만원이라 주어진 돈에서 20만원 정도를 우선 뺀 거니까..
 
근데.. 
딱 입금기가 고장이 나 버린 거다.
남은 돈 20만원과 카드를 외국인에게 돌려 주고,
ATM옆에 있는 전화기로 전화를 했다.
약간 퉁명스러움이 있더니 15분간 기다리고,
전화번호와 이름과 주민번호를 알려달라고 한다.
나는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했더니, 원 주인 이름을 대라고 해서,
외국인 노동자를 바꿔주었다. 그가 이름을 부르고 나서 전화는 끊겨졌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니 근처 공장에서 일을 하고 오늘 친구한테 돈 부쳐 주기로 했다고 했다. 매번 이런 식으로 돈을 부쳤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한글도 읽을 줄 아는데 힘들 더라도 배워야 한다고..
그리고 절대 이체할때 비밀번호 소리내서 말하지 말고 본인이 누르라고..
 
그러는 사이 S로 시작하는 보완업체에서 사람이 왔다.
이 사람 다짜고짜 그에게 반말하며 무시하는 투로 이야기 한다.
내가 상황을 이야기 했는데도 나도 안중에 없는 듯 했다.
그의 현금카드를 달라고 하더니 기기 뒤로 가서 뭔가 열심히 만지기 시작했다.
그에게 이제 잘 될 거라는 눈짓을 주었는데..
보완업체 아저씨 다 고쳤다며 카드를 돌려주며, 이름과 전화번호를 말하라고 그에게 말한다. 그가 적어주자 월요일 아침에 카드로 돈이 입금될 거라고 했다.
황당함..
그는 오늘 친구에게 입금해야 하는데..
상황을 설명했더니 보완업체 아저씨..
방법이 없단다. 돈은 농협 직원 만질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방법이 없냐고 했더니 없단다.
나는 그에게 너무 미안했다.
그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아저씨는 떠나고 나는 다시 농협 카드 분실센타에라도 전화를 해 봤는데,
열심히 신호가서 누르라는 거 다 눌렀는데 툭 하고 끊어져 버린다.
그.. 나한테 괜찮다며 월요일날 입금하겠다고 하며 헤어졌다,
 
나는 몇 번이나 미안하다고 했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방법은 다 해 주었기에..
 
그런데 너무 하지 않은가?
만약 매우 급한 상황이라면 은행 기기 고장 때문에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이.. 
비상 직원을 두어야 하는 거 아닌지..
그 지점의 그 기계는 자주 고장이 난다고 들어오는 사람마다 그런다..
 
어쨌든 그 선량한 외국인 노동자에게 너무 미안했다.

외국인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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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나의 휴가였다.
내가 집을 나선 건, 평소 출근시간보다 한 시간 늦게였다.
우선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았다.
 
요즘 며칠 워크샵 행사 준비로 인해 많이 힘들었는지
왼쪽 얼굴은 마비가 오고 오른쪽 눈이 굉장히 떨리고 어깨의 뻐근함을 느꼈었다.
 
그리고 나서, 예약해 두었던 피부관리를 받기 위해 피부관리실에 갔다.
내가 피부관리를 받아본 건 결혼식을 한달정도 앞두고 얼굴 고나련 마사지를 두어 번 받아 본 게 전부였다.
메이크업을 잘 받기 위해서였지만 그 돈이 얼마나 아까웠는지^^;;
그런데 어떻게 피부관리를 받았느냐고?
공짜표 덕분이다.
발 마사지 수강을 한 곳에서 1회 피부관리 이용권을 주었는데,
'어떻게 혼자서 공짜로 피부관리를 받으러 가'하다가 아는 곳이니까 용기를 내어
전화로 문의를 했더니 사용할 수 있는 이용권이며, 받아보고 마음에 들면 그때 이용권을 끊으면 된다고 친절히 말해서 예약했던 것이었다.
 
그 동안 난 아직 피부관리나 얼굴 마사지 공짜로 받으라고 하면 화장품 강매를 당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공짜 표가 생겨도 안 갔었다.
자주 드나들었던 곳이라 들어갔지만 예약된 손님이 나 혼자인데다가 공짜 표로 받으려고 하니까 미안했지만 이왕 온 김에 열심히 받았다.
한 시간동안 해 주는 데 좋긴 좋았다. 약간의 경락도 해 주어서 시원하기도 하고..
마음의 갈등이 일었다.
'팁을 주어야 하나? 얼마나 주어야 하나? 내가 그런 돈이 어디 있어? 그래도 해 주시는 분 많이 힘들텐데.'..
끝내 나는 팁을 주지 못하고 나오면서 피부관리 받는 비용을 물었더니,
1회 3만원, 10회 30만원 이며, 10회 받을 시 1회 무료 이용권을 준다고 했다.
"예" 그러면서 나왔지만 "휴~"
 
돈만 있으면 받을 만하지만 난 아직은 아닌 거 같다.
저녁 때 신랑한테 이야기 했다.
'나 언젠가는 이런 데 마음대로 드나들게 해 줘'하고...
 
도서관에 갔다.
도서관 공원에서 생수와 00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 소설 책 한 권을 읽었다.
 
그리고 나서, 여름인데 어정쩡한 머리카락 길이 때문에 불쾌지수가 높았던 나는 헤어샵에 가서 짧게 커트했다. 원래는 7000원인데(나는 머리카락 자르는 값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한다. 헤어 디자이너 분들께는 미안하지만.. 드라이 안 해줘도 되고 삼푸 안해줘도 되니까 싸게 받았으면 좋겠다.) 지난번 2000원 할인권이 있어서 사용했다.
 
집에 오는 길에 지하상가에 들렸다.
 
그동안 7부 바지 하나 사야지 했었기에 여기저기 다니며 발품을 팔아 바지 하나를 사들고 집에 왔다.
오늘 하루는 내게 즐거웠다.
 
짧은 머리도 반응이 좋았고 바지도 마음에 들었고 피부도 좋아진 것 같고 마음의 양식도 얻었고 몸의 건강도 찾았고..
 
가끔 나는 내게 휴가를 주려고 한다.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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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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