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차향이 머무는 뜨락

차향이 머무는 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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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뜰(cjkim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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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고3이어서 간혹 도시락을 마련한다
놀토와 놀토 아닌날의 일요일날 학교에 자습하러 가면
학교 식당이 문을 닫는 다고 도시락을 준비해 달란다..
울 엄마는 8남매 모두 도시락 싸주면서 키웠는데 무얼못하랴..
일년동안 몇번인데 정성스럽게 해주기로 했다..
 
갖가지 색깔로 미각을 곁드리기로 했다
입이 짧은 딸은 가리는것이 많다..
어느날의 메뉴: 월남쌈과 호박전.감자전.몇개.구운 김.나물
다른날은.김치와 고기를 볶아서 김치덮밥에 치즈 한장 달걀 후라이 한개. 토마토쥬스.
다른날은 참치 덮밥과 멸치볶음,나물과 과일쥬스와 ..
다른날은 미니 꼬투리 김밥과 과일쥬스
등등..
제일 성의 없는 날은 
참기름과 소금과 깨를 넣어서 구운 김에 잘게 썬 김치를 넣은 김밥과 쥬스와 홍삼 한병.
최대한 집에 밥을 먹듯이 커다란 글라스락에 골고루 넣어주려고 한다..
 
딸내미 ...
더한 요구를 한다..아침에 더 자고 싶단다..밥먹는것이 부담스럽다
아침 도시락이면 좋겠다고하고,남편은 멀리까지 출퇴근하는 마누라 챙기느라고 
절대로 도시락 싸주지 말고 먹고 가란다..
부녀간의 실갱이...억지로 식탁에 앉아서 밥알 세면서 먹다가 후딱 나가버린다...
 
우리집이 다른집과 다른경우는
애들보다 우리 부부가 더 빨리 출근해야 한다..
남편은 고3담임, 나는 시외까지 가야 하기에 6시 40분이면 
남편은 통근차 타는 곳까지 항상 데려다 주고 퇴근때는 기다려준다..
통근차 내리는곳은 걸어서 15분정도 ...차로 5분정이다
 
차시간에 맞추어 준비하다 보면 항상 동동 걸음이고 아침밥을 거르기가 다반사이다...밥을 먹고 오면 일터에서 차한잔의 여유도 부리는데..
애들이 어릴때는 자고 있는 애들을 출근하는 차속에서 전화로 깨운다..
이제는 고등학생 중학생이 되니 딸은 우리와 함께 가고 아들은 깨우고 일터로 갈수 있다
 
3월초부터 아침을 거르지 않게 딸내미 준비가 늦은 날은 남편이 출근준비하는 동안 
간단하게 있는 반찬 몇가지에 참기름과 소금과 깨를 넣고 구운김에 싸서 손으로 꽉쥐어서.몇개씩과 과일을 주었다..
통학차가 기다리고 있으니 시간을 맞추어 주어야 하니 때로는 밥먹는것을 거르는것이 안쓰러웠다...남편에서 선언을 하였다..이제부터 아침 도시락을 싸 주겠다고...
 
날마다 메뉴를 바꾸어주었는데 
오늘 아침 메뉴는 어제 저녁에 양상치와 감자 삶은것 한개와 토마토,자두,사과를 썰어서 글라스락에 넣어두고 여러가지를 넣어서 만든 소스를 끼얹어주고..
우유넣은 달걀 스크램블을 작은 반찬통에 넣어서 도시락이라고 주었더니 
항상 웃는 얼굴인 딸내미 맛있게 먹겠다고 꾸벅 인사를 하고 현관문을 나간다..
 
자식이 무어길래..
내 밥도 못챙기고 ..
아침마다 딸내미 도시락에 매달려야 하는가?
남편이 안쓰러웠나 보다..평소에도 밥 못먹고 출근하는 날이면 냉동실의 떡이나 빵이라도 내 가방에 넣어주는데 어제는 감자를 신문지에 물을 적셔서 전자렌지에 넣고 
감자 한개당 1분30초이면 된다고 5개를 넣고 시간계산을 하더니 소금을 호일에 싸두고
정작 남편은 밥도 못먹고 아들것 두개까지 식탁에 놓아둔다...
 
뜨끈뜨끈한 감자가 가방속에 고소한 냄새를 풍긴다..
일터에 와서 감자를 내었더니 아직도 따뜻하다.,.우유한개에 가져온 과일,야채샐러와 함께 곁들어 먹었더니 ..오전내내 든든하다..
 
아마 우리딸이 이런맛으로 도시락을 원했나 보다..
따끈한 감자가 주는 행복..어제부터 뜨거운 사람까지 함께 넣어준 남편에게 감사하다.
오늘 늦은 퇴근이라 했는데 
소고기 육전을 안주삼아서 소주한잔 할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어야겠다..
 
♬ Robbie Williams - Bongo 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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