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차향이 머무는 뜨락

차향이 머무는 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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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날 메밀묵을 만들겠다고 울 서방님 메밀을 사러 시장에 다녔다 
국산이 없다고 그냥 왔다 
해년마다 명절때 메밀묵을 만드시는 시어머님께 도움을 청하러 갔다 
메밀이 없으시다고 동네에서 메밀을 심으신 분께 살수 있도록 알려주셨디 
먹기는 좋아하지만 만들지는 못하는 마누라를 위하여 만든다고 서둘렀다 
난 메밀묵보다 녹두로 만드는 청포묵을 좋아하는데 ㅜㅜㅜ 
 
어제 토요일 아침~~ 
메밀을 씻어서 물을 빼놓고 방앗간에 껍질을 벗겨가지고 왔다 
공방에서 쓱싹쓱싹~~ 이런 기구도 만들었다 
어릴때 보았지만 이름은 모르고 삼발이처럼 생겼는데 거르는데 필요한 물품이다 
 
 
방앗간에서 메밀을 누르면서 껍질을 살짝 벗기면 이렇게 된다 
 
여기에 물을 넣고 바구니에 놓고 쓱쓱 문질러서 끈적거리는 물을 뺀다 
 
 
바구니 아래로 빠져 나온 메밀물은 껍질을 포함해서 모두 내려온다. 
 
 
 
꾹꾹 물을 짜놓고 보니 이렇게 생긴것이 나온다 
 
양파망을 이용해서 1차로 껍질을 거르는데 울 서방님 양파망 윗부분에 철사로 둥그렇게 만들었다 
 
 
그래도 껍질이 있는것은 체에 거르면 깨끗한 묵을 만들수 있다 
 
뭔가 큰일을 하는 잔치집 분위기 보인다. 
 
마지막까지 걸러야 한다 
 
한되를 걸러서 중간정도의 양푼에 가득~~~ 
 
드디어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 놓았다.. 
10년이 훨씬넘은 어느날 사놓았던 창고속에 넣어두었던 커다란 주걱을 쓸수 있는 기회 
 
드디어 점화~~ 
 
약한불에 서서히 .. 
시간이 많이 흘러서야 묵직한 감이 온다고 한다 
 
어깨 아프다고 두들기면서 젔고 있는 남편옆에서 난 양념장이나 만들어야지.. 
 
30분이 넘어가니 드디어 묵형태가 나온다... 
 
먼저 시어머님께 드릴 묵을 담아 놓았다 
묵을 모두 만들고 나니 저녁 7시~~ 
뜨거운 묵과 양념장을 가지고 왕복 1시간이 넘은 거리를 가져다 드렸더니 
대견하다고 칭찬하시고 내일 경로당에 가져가신다 한다~~ 
 
다음날 아침에 단단해진 묵의 형태 
왜 윗부분이 갈라지는가 모르겠다.. 
 
조선장과 간장을 조금씩 섞고 마늘,깨소금.고추가루.참기름으로 양념장을 만들고 
상추과 쑥갓을 넣어서 버무려 아침밥상에 놓았다.. 
 
 
 
 
 
 
 
메밀묵을 만들어 주겠다는 남편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다음주 월요일부터 일터의 무게감때문에 그냥 뒹굴거리고 싶었는데 
일을 만든다니 투덜투덜..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남편 혼자서 묵을 만든다.. 
빨강 고무장갑도 남편손이고 난 옆에서 사진만 찍었다. 
그래도 양념장과 무침은 내몫이었다 
베란다의 그득한 묵이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다 
다음에는 내가 청포묵을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