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촌장과 시골아낙

2005년 1월3일 바람이 쌩쌩 붐
 
저녁밥을 하고 있으니 문이 열리면서 어머님이 손에서 뭔가를 내게 내 놓으신다.
마을회관에 다녀오시면서 4개월 전에 잃어버리신 틀니를 찾았다시면서 내게 보이는데
그렇게 밝은 얼굴색이 아니시다.
 
"아이구! 우리 어머니 이제 틀니를 돌아가면서 갈아 끼우시면 되겠네?" 하면서 나는
"축!다시찾은틀니" 찾음이라는 어려운농담도 하였다.
그래도 어머님은 미안한 마음때문이었는지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가신다.
참 그 뒷모습이 안스럽다.
 
저러시는 어머님의 맘을 나는 안다.
넉넉하지 않은 아들에게 틀니를 잃어버렸으니 하나 해 달라는 소리를 얼마나 조심스럽게꺼내셨던가............
 
그 순간은 며느리의 이기심으로 모든 자식들이 십시일반으로 나누어서 해 드리면되지하는 심정이었다.
하지만 시누님들은 그때의 상황이 좋지못하여 그냥 구렁이 담넘어가듯 슬며시 넘어가고..
맏며느리는 운을 떼었건만 아무런 내색도 않고..... 그 상황에서 더 이상 우리가 말한다는게 좁쌀스러워보여 아버님이 조금내시고, 큰시누님이 조금보태고 그러고는 우리가 해결하여서 어머님의 새 틀니가 3개월전쯤 어머님의 예쁜 입술모양이 되었다.
 
틀니를 잃어버린 어머님은 당신의 무슨 큰 보물이라도 잃어버린양 넋을 놓고 울고계신것을 나는 보았기때문이다.
생각을 해보라 쭈글쭈글한 주름투성이인 왕할머니가 입모양까지 쭈글쭈글한 모습을..
멀리있는 자식들은 이런 사소한것까지를 모른다.
 
그리고는 어머님과 아이들 남편과 같이 온 집안과 어머님이 다니신 길까지 헤집고 다녔건만 눈에 띄지 않던 그 틀니가 머피의 법칙처럼 새 틀니를 하고난 후 3개월이 지난 오늘
마을회관으로 통하는 들가에 수풀속에서 그것도 눈도 침침한 어머님의 손에 다시 들려지게된것이다.
 
남편에게는 어머님이 틀니 찾으신것을 아는체하지 말라고 입단속을 하였다.
틀림없이 울 남편 울 어머님께 이럴거다.
"엄마...틀니 찾았다며...아이구 노인네 어떻게 치아를 잃어버리고 다니냐...."라고
아무리 당신 속으로 낳은 자식이지만 그런 부분은 며느리인 이 아낙이 더 잘 알리라..
나도 아들 가진 어미 이니까..........

ㅂ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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