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촌장과 시골아낙

아낙과 어머님이 논두렁이나 밭두렁에
심어둔 메주콩으로 된장을 쑤는 날이다.
며칠 전 어머님께서 털날이 언제인지 묻는다.
나는 아무때나 담그는줄알았는데 손없는날과 띠 중에서도 털이 있는 동물의 날이 또 있단다.
달력을 보니 12월 20일이 털(닭)이어서 그 날 메주를 삶고 만드는 날로 잡았다.
우물가에서 콩을 일어가면서 필요없는것들을 버리고 가라앉은 콩들만 가려낸다.
에구! 아낙 손 쬐금...흰고무신 신은 발쬐금 보이네요.
 
 
 
그 다음 커다란 가마솥에 씻은 콩을 넣어서 하루종일 콩을 삶는 과정이다.
참나무나 소나무 장작불을 반나절 센불에서 삶다가 그 다음에는 왕겨로 은근하게 불 조정을 하여서 콩이 윤기나게 삶아서 콩물이 자작하게 잡히면 불조정이 끝난것이다.
 
남편이 절구에 넣어서 찧고 나와 어머님 아이들이 메주를 만들어서 하루종일 군불들어간 어머님 황토방에서 메주를 띄우는과정이다.
메주를 띄우는 과정이 가장 어렵다.
방이 너무 따뜻하여도 너무 식어도 메주가 너무 얇아도 안되기에 알맞은 두께와 항상 은근하게 방을 데운다.
작년에는 콩을 한 말(10되)로 메주를 만들었는데 올 해는 친구가 전화가 와 자기네 메주까지 만들어서 우리집 양지바른 장독대에서 익은 된장을 먹고싶다고 자기네것까지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 들어와 두말을 쑤었는데, 친정언니들까지 아파트에서 된장을 두고 먹으니 맛이 변한다고 우리 장독간에 두고 먹고 싶다고 할 수만 있다면 된장 담그기를 청하기에 올 해는 콩을 넉넉히 삶아서 된장을 만들어보기로 하였다. 
 
우리집은 50년전에 판 오래된 우물이 있는데 여름에는 물이 너무 차가워 바로 올라오는 물에는 등목도 못할만큼 물이 차고, 반대로 겨울에는 바로 올라오는 물이 따뜻하여 손이 시리지않아서 종종 그 물에 걸레를 빨다가 그래도 몸이 차가와서 비실거리면서 찬물에 손 담근다고 남편에게 핀잔을 듣는다.
그 우물물에는 철분이 많다고 한다.
아직까지 물을 끓이지않고 찬물을 먹는데 우리집 식구 누구 한 번 배앓이 한적없고,
여름에는 물을 꼭 끓여먹으라고하건만 시원한 물맛에 반한 우리들은 한 번도 끓여먹은적이 없는것같다.
우리집 주위로 산이 많아 그 줄기 물이 우리집으로 내려와 이런 좋은물이 나오는것같다.
이 우물 물에 장이나 동김치를 담그면 그렇게 맛날수가없다.

보름정도 지나니 메주가 잘 뜬 하얀 곰팡이가 폈다.
작년 된장도 알맞게 곰삭어 누런 빛깔의 맛난 된장이더니만, 올 해도 맛난 된장을 담궈야겠다.
 아낙도 된장이나 간장,고추장을 어머님 손을 빌어서 먹던시절이있다.
그때는 이런 우리의 발효식품이 좋은건지도 모르고 그냥 양념정도로 여겼는데, 여기와서 하나 둘 어머님께 배우면서 정말 우리의 어머님 손맛나는 이런 발효식품이 사람의 건강을 책임지지 않나 생각한다.
 툭 하면 잔병치레를 하던 아이들도 여기 들어와 이런 음식과 좋은 물을 먹어서 그런지 잔병치레를 해 본 적이 없는것같다.
올해부터 아낙 된장에 도전합니다.
공장에서 쏟아지는 그런 제품이아닌 그냥 된장국이 그리울때 장독간에서 어머니 손맛으로 띄워진 그런 된장이 아낙집에 있습니다.

ㄴ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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