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촌장과 시골아낙

초등학교 5학년 울 아들 실과시간에 대바늘뜨기 수업이 있다고 털실을 아빠와 같이 읍내에 나가 사오더니....
주야장창 고놈만 붙잡고 앉아 뜨고 있으니...
아들 손자넘이 고로고 있으니 어른들 난리가 났다.
할머니 왈 ... '에고야 우리 손자놈 고추 떨어질라....요새는 학교에서 뭘 쩌딴걸 가르치냐?'
아버지 왈.....'저넘 아들 맞어?'
아낙   왈.....'저 아이들이 살 세상에는 남자 일 여자 일이 어디 있냐..무엇이든지 네가 하
           고 싶은것 무엇이든지 열심히 하여라...'하였더니 
            
울 아들 엄마의 뒷배경삼아 참 열심히도 짜더니만 드디어 따뜻한 목도리가 탄생하였겄다.
그런데 막상 고넘을 짜 놓고보니 울 아들 줄 사람은 왜이다지도 많은지..
세상에 하나뿐인 울엄마(시골아낙)도 주고싶고, 통닭먹고싶을때면 어찌 아셨는지 통닭사주시는 할머니도 드리고 싶고...날 잘 데리고 다니는 누나도 주고싶고...아빠 추운데 일하시는데 아빠도 주고싶고...그리고 나의(아들) 일생일대 첨 있는일이라 나도(아들)갖고싶은 눈치다.
 
이럴때 엄마의 말 한마디가 절대적이다.
내가 힘들게 낳았으니 내가 달라고 하면 울 아들 바로 줄 태세이다.
그렇지만 나는 울 아들 그 마음만 받기로 하였다.
그리고는 이렇게 이야기하여 주었다.
"재영아! 할머니 드려..할머니는 연세가 많으셔서 언제 또 다시 손자의 이 큰 선물을 받으실 수있을까?. 엄마는 이걸 목에 두르고 있으면 아무에게도 자랑 할 곳이 없지만 할머니는 이 목도리를 하시고는 동네방네 다니시면서 우리 손자가 짜 주었다고 자랑하고 다니실거야... 엄마는 할머니보다 나이도 적으니까 다음에 울 아들에게 더 멋진 선물 받을께..."하였더니 두 말도 않고 그러겠노라고 하고는 그걸 들고는 그 밤에 웃방으로 뛰어 올라간다.
 
다음날 아침 우리 어머님 의기양양하게 목도리를 목에 두르고 나온신다.
"아이구! 우리 어머님 목에 두른 저게 뭐냐? 어머님은 좋으시겠다. 목도리 짜 드리는 손녀도 아니고 손자도 다 있고, 어머님 세상에 손자가 목도리 짜 주는 집은 우리집 뿐일거예요?"하고 나는 느스레를 떨었다.
"네 에미 밖에서 일하는데 에미나 주지, 늙은 할미는 방에만 있는데...그렇지않으면 너희들 학원 다닐때 추운데 하든지...."우리 어머님 그렇게 말씀 하셔도 속은 엄청 좋으실게다.
이틀이 못가 아낙이나 아이들 손으로 들어올 목도리지만 그래도 어머님 먼저 드린것은 탁월한 선택인것같다.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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