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 가기
ㅣ
내 블로그 글쓰기
ㅣ
내친구 블로그
로그인
ㅣ
블로그 산책
ㅣ
鳥監圖...烏監圖
세상을 보는 방법에 대해, 내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
http://blog.azoomma.com/richard/
프롤로그
|
블로그
|
일기
|
프로필
|
방명록
|
흔적
|
RSS 구독
이웃블로그 (2)
[
신청하기
]
|
즐겨찾기 추가
카론
(richard)
나를 중심으로 다양한 세상의 모습과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 정리해 놓는 곳입니다. 어서오세요.
문화/순수예술/문학
카테고리
전체보기
(841)
가족
家族 傳記
(15)
여행 일기
(43)
抒情 문학
에세이 落葉의 書
(17)
詩源
(0)
시사통신
정치/경제
(438)
사회/문화/국제
(231)
과학에세이
(97)
인기글
|
새글
인기글
|
새글
최근 덧글
현병철의 국가인권위는 상을 줄 자격이 없다. 한 여고생의 글
오랜 장마 끝에 하늘로 자라는 무지개를 보았네.
재용이 승마를 배우다
고 노무현 대통령님 초상화
이상한 나라의 Alice
개일까? 곰일까? '카우카시안 오브차카'
생명을 대하는 태도, 극명한 두 대립
우주에서 가장 큰 별, 그 어마어마한 크기란...
10년째 새해 해 맞이
연탄배달 봉사 다녀왔어요.
최근 방문자
조은희
quinon
강재1
dkwnaak
박창순
인기태그
loading..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내고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름다운 꽃이여 꽃이여가평에 있는 '꽃무지풀무지'라는 야생화 수목원을 찾아가는 길에 라디오에서 조관우의 노래 '꽃밭에서'가 흘러나온다. 나들이 장소와 노래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콧소리로 흥얼거리며 노래를 따라 불러본다. 태풍이 지나 가리라던 하늘은 다행히 구름만 끼었을 뿐 비가 내릴 기세는 아니다.그 어느 곳보다도 식물원이나 수목원 나들이를 즐기는 편인지라 올 초 '꽃무지풀무지'라는 예쁜 이름의 수목원이 가평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무척이나 가고 싶어 조바심이 났다. 하지만 무엇이 그리도 바빴던지 야생화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계절 봄이 지나고 여름도 거의 다 저물어갈 즈음에야 발길을 하게 되었다. ▲ 꽃과 개미. 일산에서 마석을 거쳐 춘천 가는 46번 국도로 접어들었다. 토요일 오전이건만 길이 제법 막힌다. 나들이 길의 도로정체는 종종 즐거움을 빼앗는 요소다. 청평을 지나 목적지인 꽃무지풀무지에 도착하기까지 3시간 이상이 걸렸다.오랜 정체 때문에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몸과 마음이 지쳐버렸지만 막상 눈앞에 펼쳐지는 예쁜 꽃들을 보니 마음이 눈 녹듯이 풀어진다.토요일 오후. 아직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가까운 곳에 있는 아침고요수목원의 명성 때문인지 찾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그 한갓진 오후의 풍경이 마음에 든다.이제 문을 연 지 1년 반 정도 지났건만 아직도 수목원은 제대로 외형을 갖추지 못했다. 포장도로에서 안내판을 보고 수목원 입구로 들어서는 가파른 언덕길은 아직도 포장이 되지 않아 운전대를 꽉 잡지 않으면 차가 길 밖으로 튕겨져 나갈 듯 아슬아슬하다.주차장도 대충 모양만 갖춘 꼴이다. 주차선도 없고 잘 다져진 평지도 없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자연에 가까워지는 느낌이 든다. 잘 포장된 도로와 반듯하게 지은 주차장이라면 우선 거부감부터 느껴질 듯하다. ▲ 청초한 이미지의 부추꽃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는지 차에서 내리니 제일 먼저 풀벌레 소리가 귀에 들어온다. 도시에서는 풀벌레 소리를 듣기가 쉽지 않고 요즘은 어딜 가나 매미 소리 때문에 풀벌레 소리를 들을 수 없건만 이곳에서는 특이하게도 매미 소리는 들리지 않고 정겨운 풀벌레 소리가 온 몸을 감싸듯 들려온다.매표소로 향하는 길에는 방아깨비며 풀무치, 송장메뚜기 등 이제는 이름조차 가물가물한 메뚜기들이 지천으로 발밑을 뛰어다니고 머리 위에서는 잠자리와 나비들이 어지럽게 날아다닌다.'세상에, 아직까지 이런 곳이 있다니….'인기척에 놀라 후다닥 달아나는 메뚜기를 따라 이리저리 뛰어 다녀본다. 메뚜기가 지천으로 뛰어 놀던 어린 시절 앞동산이 떠올라 잠시 마음이 흔들린다. ▲ 꽃무지풀무지에 지천으로 널린 메뚜기. 이렇게 큰 메뚜기를 보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소박하고 아담한 빨간색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고 안으로 들어서니 '꽃무지풀무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온통 꽃동산이다. 발길 닿는 곳, 눈길 닿는 곳, 손길 닿는 곳 그 어디도 꽃 천지다. 보기만 해도 절로 마음이 즐거워진다.꽃무지풀무지는 수목원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긴 하나 다른 수목원과는 사뭇 다르다. 규모가 그리 큰 것도 아니고 울창한 숲이 있는 것도 아니며 일반인에게 익숙한 이름을 가진 식물들이 많은 것도 아니다.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꽃들은 모두가 이름 없이 자라나는 들꽃들이다. ▲ 꽃과 나비 알며느리밥풀, 뻐꾹나리, 노인장대, 꼬리풀, 노루오줌, 마타리, 며느리밑씻개, 범부채 등 요상하면서도 알듯말듯한 우리말을 가진 야생화를 전문으로 하는 수목원이기 때문이다.비록 화려하고 이름난 꽃들은 볼 수 없으나 잔설이 쌓인 늦은 겨울부터 찬바람이 깊어 가는 초겨울까지 9개월 가까이 자연과 어울리며 살아가는 야생화의 아름다운 모습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꽃말을 지닌 솔체꽃 꽃무지풀무지는 모두 14개의 테마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다. 연과 부레옥잠 등 물 위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모아 놓은 수생식물원, 큰꿩의비름, 기린초, 바위채송화 등 암반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모아 놓은 암석원, 산과 들, 냇가나 연못, 습지에 자생하는 칼잎용담이나 부처꽃, 매발톱 등을 모아 놓은 습지원, 층꽃 등 뛰어난 향기를 지닌 식물을 모아 놓은 향원 등이 있고 붓꽃 나리원, 덩굴식물원, 버섯원, 양치식물원, 약초원, 국화원, 모란원 등 저마다 특색을 갖춘 들꽃들이 주제별로 공간을 이루고 있다.수목원 가장 안쪽으로는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자그마한 산림욕장도 갖추고 있다. 입구에서 출발하여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모든 테마 공간을 빠짐없이 둘러볼 수 있다. ▲ 범부채 사실 이곳을 찾기 전까지만 해도 야생화를 볼 수 있으리라는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지난 주에 들렀던 광릉 국립수목원의 야생화 꽃밭에서 아무 꽃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미 모든 꽃들이 졌나보다, 이미 내년 봄을 준비하기 시작했나보다'하는 생각에 큰 욕심은 버리고 있었건만 막상 수목원 안에 들어서니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주위가 온통 야생화 천지다.그동안 많은 식물원과 수목원을 다녀 보았지만 이처럼 알차게 야생화를 즐길 수 있었던 곳은 없었던 듯하다. 지천으로 어지럽게 널린 야생화 무리를 보니 절로 가슴이 벅차오른다.그 벅찬 감동을 어찌 다 글로 옮길 수 있으리요. 식물원이나 수목원에 관한 글을 쓸 때마다 능력의 한계를 많이 느낀다. 꽃이라는 것이, 자연이라는 것이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는 것일진대 그것을 글로 옮기려니 짧은 글 솜씨에 어찌 한계를 느끼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 가슴 벅찬 자연의 아름다움을 어설픈 몇 줄의 글로 표현하려는 것에 심한 부끄러움을 느낀다. ▲ 능소화. 독이 있어 잘못 만지면 실명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위험하지는 않은 듯 합니다. 꽃무지풀무지 수목원은 야생화와는 전혀 관계도 없던 김광수 원장이 우연히 야생화의 아름다움을 깨닫고 7년여 준비기간을 거쳐 완성한 개인 식물원이라고 한다. 1만 5000평이라는 그리 크지 않은 규모에 야생화 600여 종이 자리 잡고 있고 추가로 400여 종을 더 준비 중이다.수목원 곳곳을 둘러보며 이렇게 아름다운 꽃밭을 가꾸기 위해 몇 년 동안 야생화 씨를 모으고 한포기 한포기 싹을 틔워 옮겨 심었을 김광수 원장의 노력과 열정을 생각해본다.지금 내가 보고 있는 저 꽃 하나, 이름 없는 저 풀 하나가 모두 그 분의 피땀 어린 노력이 스며들어 있는 값진 결실일 터. 그 결실을 맺기까지 걸어온 길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들었을 것인가.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뒤돌아보지 않고 달려온 덕분에 이렇게 아름다운 꽃들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으니 저절로 감사한 마음이 든다.발밑을 뛰어다니는 메뚜기와 나비들을 피해 수목원 곳곳을 누비며 반가운 들꽃들을 만난다. 미처 몰랐던 부추꽃의 아름다움, 보라빛 꽃잎이 아름다운 솔체꽃, 눈처럼 순결해 보이는 옥잠화, 붉은 물봉선 틈바구니에서 홀로 꿋꿋하게 서 있는 노란 물봉선, 유채꽃을 연상시키는 노란 마타리, 그리고 일일이 이름을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야생화들.그 속에 있으니 마음이 절로 행복해지는 듯하다. 이렇게 좋은데, 이렇게 행복한데 왜 이제야 이곳을 찾았는지, 진작 찾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 피곤한 날개를 쉬고 있는 잠자리. 다소 경사진 산길을 따라 수목원 제일 위쪽에 위치한 국화원까지 둘러보며 내려오는데 2시간 반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것도 모든 꽃들을 일일이 둘러보지 못하고 스치듯 지나면서 본 것도 있건만 그만큼의 시간이 걸렸다.어떤 이들에게는 시간이 그보다 짧게 걸릴 수도 있고 어떤 이들에게는 시간이 그보다 길게 걸릴 수도 있겠지만 이 아름다운 꽃무지를 둘러보면서 도시에서 사람 스쳐 지나가듯 그렇게 무심코 스쳐 지나가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그것이야말로 이렇게 아름다운 꽃동산을 만들어 놓은 노력에 대한 작은 답례가 아닐까 생각된다. ▲ 설악산에서 자생한다는 해오라비 난초.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해오라기를 닮아 붙은 이름이 아닐까요? 짧은 산책을 마치고 아쉬운 마음으로 수목원을 나선다. 잘 길러보라며 입구에서 야생화 화분을 하나씩 나누어준다. 이제 조금만 더 지나면 찬바람이 불고 저 들꽃들도 깊은 겨울잠에 들겠지. 내년에는 잔설이 녹기 전에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 찾아가는 길:::(46번 국도) 서울 - 구리 - 마석-청평-청평검문소 앞 좌회전(현리방향)-항사리(크리스탈밸리방면)에서 우회전 후 3km(47번 국도) 서울 - 퇴계원 - 서파검문소(우회전) - 현리 - 항사리에서 좌회전기타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gapyeongwildgarden.co.kr)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입장료) 성인 4,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 3,000원모든 유료 입장객에게 야생화 화분을 나누어 줍니다.(입장시간) 오전 8:00~오후 7:00(4월~11월)오전 9:00~오후 5:00(12월~3월)
수목원
덧글
(1)
|
트랙백걸기
|
추천하기
신고하기
이 게시물을..
그간 다양한 이론과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기업과 경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MBA 리포트’에 담아냈던 이원재씨가 여름방학 기간 동안 월스트리트 현장의 서머 인턴 과정을 마치며 특별한 글을 보내왔다.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심장부 월스트리트의 사람들 눈에 비친 한국 경제의 참모습은 무엇일까. 편집자주"지난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다음날, 한국 공무원들은 주한 외국인 기업, 투자자들을 하나하나 접촉해 곧 상황이 안정될 것이니 염려 말라고 말해줬습니다. 다른 어떤 아시아 국가도, 이미 선진국이라는 일본까지도 외국인 투자자에 대해 이만큼 신경을 써주지 않습니다. 이곳 투자자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신뢰가 각별한 데는 까닭이 있는 거죠. 그런데 정말 궁금한 건, 한국 사람들 스스로는 왜 그리 자신감이 없는지요? 왜 뜬금없는 경제위기론이 무성한가요?"여름방학 동안 뉴욕 맨해튼의 금융 리서치회사에서 신흥 시장 담당 이코노미스트와 함께 일하며 돌아본 한국은, 우울증에 걸린 올림픽 꿈나무였다. 주변 친구들이 아무리 격려하고 칭찬해 줘도 두 귀를 꽉 틀어막고는 “나는 이제 틀렸어”라며 자학하는 가엾은 금메달 유망주였다. ■ 비관론의 재생산 구조 "한국이 위기라고들 하는데, 절대 빈곤이 심각할 정도로 늘어나고 있습니까? 실업률이 급상승하고 있습니까? 외환보유고가 바닥이 보입니까?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입니까? 왜 한국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가요? 원래 애국적인 민족 아닙니까? 좀 이해시켜 주세요." 함께 일하게 된 이코노미스트는 처음부터 궁금한 게 많았다. 요즘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아시아에게 가장 탄탄하게 성장한 한국 사람들이 왜 비관적인지를 매우 궁금하게 생각한다. 함께 일하는 이코노미스트는 중국과 한국을 비교했다. 중국의 빈곤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국영기업에서 일하지 않는 종업원들의 '숨겨진 실업' 문제도 언젠가는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터질 화약고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은행들의 부실채권도 여전히 문제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이런 예를 들어 중국이 '위기'에 빠져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걱정해 주는 건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중국인들은 안심시키느라 바쁘다. 그런데 한국은 정반대라는 얘기다. 월스트리트에서는 누구도 심각하게 여기지 않던 위기론을 한국인들이 먼저 퍼뜨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월스트리트도 뒤따라 걱정하기 시작했다. "외국인들만 모르는 뭔가가 있는 것 아닌가요?" 한국 투자자들은 항상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지만, 거꾸로 월스트리트는 한국인들의 동향을 가장 관심 있게 눈여겨본다. 한국인들만 아는 숨겨진 비밀을 캐기 위해 한국 뉴스도 찾아보고 한국인들을 직접 접촉하기도 한다. 주요 접촉선은 주로 대기업 임원이거나 정부 고위 관료이거나 가장 많이 팔리는 신문의 기자들이다. 이른바 여론주도층이다.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이 요즘 만나는 한국인들이 전하는 소식은 거의 저주에 가까운 자학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없을 정도의 심한 위기론을 제기한다. 상상하기 힘든 거친 표현으로 정부를 비난한다. 정부 관료들도 예전보다 자신이 없어 보인다. 한국 주요 신문들의 기사를 봐도 마찬가지다. 시장점유율이 높고 영문 서비스를 하는 2∼3개의 신문을 봐도 내용은 한국 여론주도층으로부터 직접 들은 얘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인 입에서 나온 비관론은 투자자들에게 제공되는 보고서에 그대로 옮겨지곤 한다. 믿을 만한 한국인이 하는 말이니까 보고서에 쓰면서도, 스스로 되묻기도 한다. "믿을 만한 사람들이 다들 정부정책이 좌편향적이라고 하니 그게 맞는 얘기인 것 같기는 한데, 정확히 어떤 정책이 그렇다는 거죠?"그러니 외신에 등장한 내용이나 증권사 보고서를 보고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을 보는 시각이라며 대문짝만하게 되받아 보도하는 한국 언론은 사실 우스꽝스러운 짓을 하고 있는 셈이다. 더 우스꽝스러운 건 그렇게 되받아 쓴 대문짝만한 기사를 보고는 외국인들은 '한국의 유력 언론이 이렇게 쓰다니 분명 뭔가 있다'면서 다시 깜짝 놀란다는 거다. 물론 웃고 있을 일이 아니다. 이렇게 재생산된 비관론이 어느 순간 부메랑처럼 날아가 한국 경제의 목을 겨누고 있다. ■ 일본도 남미도 아니다 여기 와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월 스트리트에서 한국 경제는 떠오르는 동양의 진주였다. 외환위기에 뒤이어 기적처럼 이어진 고속 성장세는 2003년 경제성장률이 3%대로 처지면서 종착역에 다다르는가 싶더니, 올해 다시 5%대 성장률을 예고하면서 탄탄함을 과시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월스트리트에서는 "남는 돈 있으면 무조건 한국에 투자해라. 기다리기만 하면 두 배는 간다"는 말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돌았다고 한다. 정작 한국인들이 망설이는 동안에도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끊임없이 사들인 이유는 분명했다. 한때 한국은 대만 싱가포르 홍콩과 함께 ‘아시아의 4룡’ 또는 ‘신흥공업국’으로 불리는 걸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긴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누구도 한국을 나머지 3룡과 비교하지 않는다. 고속성장으로 다른 작은 용들보다 덩치가 부쩍 커버렸기 때문이다. 위상이 달라졌다. 외신 기사에서 한국 앞에는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경제’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신흥’이라는 수식어는 사라졌다. 규모가 커졌을 뿐 아니라 산업과 시장구조도 탄탄하다. 전자, 철강,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이 해외 시장의 주요 기업으로 포진해 있고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대표 브랜드는 이미 고급 브랜드로 발돋움하고 있다. 내수 시장을 봐도, 5천만을 넘지 않는 인구로 1억3천만의 일본, 13억의 중국, 11억의 인도에 이어 아시아 네 번째 크기의 내수 시장을 자랑한다. 게다가 컴퓨터, 휴대폰, 초고속 인터넷 등의 시장에서 보듯 단일 상품에 대해 엄청난 수요를 만들어내는 폭발력이 있다. '떼거지 근성'은 단점이 아니라 엄청난 장점이었다. 다른 나라에 견줘 국민 대다수의 문화와 소비 수준이 동질적이라는 데서 나온 축복이었다. 수출 전망은 장기적으로 매우 밝다는 게 통념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자라고 있는 중국과 인도 시장에서 이미 큰 성공을 거두고 있지 않은가. 투자와 관련된 규제는 거의 사라졌다. 게다가 대통령과 경제부총리를 포함해 고위 공무원들이 방문해 열정적으로 투자홍보(IR) 활동을 펼치는 몇 안 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에게는 한국에 일본형이나 남미형 침체가 올 수 있다는 걱정도, 논리를 따지기에 앞서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이다. 일본이 90년대 초 침체에 돌입할 무렵, 투자자들에게 일본은 여전히 폐쇄적이고 신비로운 고속성장 경제였다. 구조조정이라고는 꿈도 꾸기 힘든 분위기였고 모든 결정을 관료집단이 내렸다. 지금 이들에게 한국은 개방되고 시장원리가 관철되고 있는, 훨씬 투명한 경제다.무분별한 분배정책과 재정 파탄으로 휘청거린 몇몇 남미 국가들과의 비교는 더욱 받아들이기 힘들다. 한국 정부는 경제위기론으로 공격받아 만신창이가 되어서도 여전히 재정 건전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남미식이라면 이미 몇 번은 파격적 분배정책이 나왔을 거다. 한국 언론 보도대로라면 ‘분배를 강조하는 좌파 정부’가 집권했는데도 이 정도라면, 누가 집권해도 남미식 분배정책은 상상하기 힘든 것 아닌가. 남미형 위기가 온다고 호들갑 떠는 바로 그 지면, 정부가 재정적자를 감수하고라도 돈을 풀어 경기를 살려내라고 우기는 바로 그 언론대로라면 말이다. ■ '진짜' 걱정거리들 물론 '진짜' 걱정거리도 있다. 예전부터 월스트리트의 한국 투자자들은 투자위험 가운데 노동 문제와 북한 문제를 가장 위에 꼽았고 여전히 마찬가지다. 그런데 노동 문제에 대한 시각은 좀 달라지는 모습이다. "텔레비전 화면으로 비치는 파업 현장이 정말 과격해 보였죠. 그런데 막상 노조 조직률을 보니 10% 정도에 지나지 않더군요. 삼성, LG, POSCO 같은 주식시장 대표 기업에서는 노동 문제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도 최근에 알았습니다." 최근에는 GM대우 릭 라일리 사장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와 한 인터뷰에서 "한국의 노동운동이 과격하다는 건 과장"이라고 한 말이 전해져 화제에 오르면서 인식 변화를 재촉하기도 했다. 남북 대치 상황이 갖고 있는 위험은 심각한 디스카운트 요인이다. 가능성이 낮다고는 하지만, 전쟁은 너무나 큰 폭발력을 갖고 있는 악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해 교전처럼 긴장 고조의 낌새가 보이는 소식에 월스트리트는 매우 민감하다. 하지만 북한 문제는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도, 해결될 것도 아니니 당장 시장에 영향을 줄 수는 없다는 것도 다들 인정한다. 이 밖에 어떤 걱정거리가 있을까? 한국인들이 요즘 투자와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다며 내수경기를 걱정하지만, 누구도 한국 사람이나 기업들에게 쓸 돈이 없다고 여기지는 않는다.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니 쟁여놓고 있을 뿐이다. 소비자들은 평생 갚아야 할 빚을 끌어들여 비싼 집을 덜컥 사던 자신감을 어느 샌가 잃어버리고, 외식 한 번 할 돈을 아껴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이자를 주는 예금통장에 넣어둔다. 위험한 벤처사업이던 반도체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으며 ‘올인’해 화려한 성공가도를 달리던 삼성전자는 이제 가장 많은 현금을 금고 속에 꽁꽁 쟁여둔 기업이 됐다. 한국 경제를 끌고온 선도적 소비도, 모험적 기업도 사라졌다. ■ 비전을 전파할 것인가, 자학을 전파할 것인가 "미국을 보세요. 한국에서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하루하루 벌어 먹고 삽니다. 그래도 미국인들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은 대단합니다. 개발도상국에서라면 국가부도 위기를 몰고올 만한 엄청난 규모의 기업 스캔들이 경제 전체의 위기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지고 있으면서도 가장 부유한 이유도, 바로 이 자신감 때문 아닐까요?" 월스트리트가 요즘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보다 한국인들의 입에서 나오는 비관론이다. 한국 여론주도층이 전하는 정보는 월스트리트 최고 애널리스트의 분석보다 시장에서 더 큰 권위를 갖는다. 스스로의 미래를 비관하는 정보는 더 큰 권위를 갖는다. 나는 얼마 전, 미국 애널리스트가 한국의 누군가로부터 '한국의 위기는 학력 콤플렉스에 찌든 좌파 대통령의 자가당착과 리더십 부족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내게 사실인지를 확인하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의 영향력 있는 사람으로부터 이 정도 이야기를 들으면, 아무리 한국이 좋은 투자 대상이라고 여기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불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에서 한국을 보는 시각은 생각보다 단순명료했다. 이익을 잘 내더라도 임직원들이 미래를 비관하는 기업 주식은 사기 싫듯이, 스스로 미래를 비관하는 나라에 투자하기가 꺼려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월스트리트가 한국에서 보고 싶은 건 자신감이다. 물론 한국 경제에 구조적인 문제들이 있지만, 누구도 이 문제들이 해결 불가능하거나 당장 파국을 낳을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자학은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거꾸로 말하면, 지금이라도 자신감을 회복한다면 선순환이 시작될 수 있다. 비전을 세우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제대로 된 정치, 제대로 된 언론의 역할이 절실하다. 다들 경제만 생각하자고 하지만,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더 많은 정치를 생각해야 할 때다. 보스턴=MIT 슬론 스쿨 MBA과정 lasttime@freechal.com * 이원재는 <한겨레>와 에서 6년간 경제기사를 쓰다가 2003년 9월부터 미국 MIT 슬론 스쿨 MBA 학위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경제
덧글쓰기
|
트랙백걸기
|
추천하기
신고하기
이 게시물을..
창당 이래 처음으로 국립 5.18묘역을 찾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번엔 복장문제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30일 오후 묘역을 찾은 의원 100여명 중 박근혜 대표 등 2-3명을 제외하고는 죄다 츄리닝 성격의 기능성 점퍼차림으로 참배를 나선 것.묘지참배나 조문 복장으로 통용되는 검정색 정장은 눈에 띄지 않았고, 흰색 운동화에 츄리닝바지 차림이 상당수에 달했다. 이에 대해 지역민과 네티즌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한나라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zaq13123'씨는 "(군부독재의) 총칼에 짓밟힌 5월 영령들이 아직도 두 눈 뜨고 지켜보고 있을텐데 참회해도 부족할 마당에 츄리닝 참배라니, 하늘도 영령도 통곡할 일"이라고 밝혔다.또 다른 네티즌은 "5.18 열사에 대한 경시풍조가 무의식중에 드러난 것 아니겠냐"며 "지역 화합과 전국 정당이라는 거창한 슬로건을 내걸고 참배에 나선 의원들이 연찬회 복장으로 묘역을 찾은 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유족회와 유공자회 등 5월단체 회원들은 정치적 사안 등을 감안해 말을 아끼면서도 '5월에 대한 보다 깊은 사색과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 '논할 가치가 없다'는 식의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이상은 뉴스에 보도된 내용입니다. 농담이지만, 츄리닝 색깔을 보니 뭔가 생각이 나네요! 손에 물통만 쥐고 있으면 딱 '약수터 패션'아닙니까?지난 16대 때는 국회에 평상복차림으로 출석한 유시민의원에게 양목 안입었다고 온갖 비난을 해 대던 한나라당의 반응은 넌센스 자체입니다. 지들이 하면 로맨스요 남이하면 불륜이라더니...
한나라당
덧글
(3)
|
트랙백걸기
|
추천하기
신고하기
이 게시물을..
161
162
[163]
164
165
166
167
168
169
170
제목 + 내용
이름
태그
검색
최근이웃블로그
나의 사랑, 나의 일...
명철블로그
즐겨찾기
재원이랑 재용이랑...
사랑과 음악......
시인의 방
쌍둥이엄마의 이판사...
허브아기의 만화가게...
블로미와 함께하는...
커피 이야기
푸른잎이 가져다 ...
하쿠나마타타
日新又日新
만화로 보는 이선...
내안의 자연 - ...
cebu life/...
행복한 우리 수현...
▒ 落書 葉書 ▒...
제목+내용
닉네임
태그
검색
today
0
| total
3209
0
명에게 즐겨찾기
1
회 스크랩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