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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라도 뭔가를 말하며 되돌아보기를 하며 씩씩한 열망을 지키며 언젠가는 신나는 나의 세상이 허락되길 바라며 함게 수다떨친구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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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ong77)
누군가와 하고 싶지만 하지 못하는 말들. 나는 말이 궁해서 여기에 노트를 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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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동화1 푸른 바람 여인은 집안의 공기가 숨막혀 창문을 엽니다. 바람 하나가 살포시 볼에 와 닿습니다. 아~ 따스하고 상큼한 바람입니다. 바람이 이야기 합니다. "나와서 나와 놀자, 내가 본 세상 이야기도 하고 너의 마음도 들려주렴" 여인은 바람의 손짓을 따라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갑니다. 바람이 여인의 볼을 쓰다듬고 여인의 귀에 속삭입니다. "오랫동안 널 기다리고 있었어" 여인이 대답합니다. "네가 거기에 있는 줄 몰랐어. 이렇게 나와서 너와 있으니 참 좋다." 여인은 담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습니다. 살랑거리며 기분 좋게 부는 바람의 느낌이 아주 좋습니다. 바람은 신이 나서 이야기 합니다. 바람이 세상을 돌아다니며 본 이야기도 합니다. 여인의 창을 서성였던 세월에 대한 이야기도 합니다. 여인과 합께 있어서 좋다는 말도 합니다. 여인도 이야기합니다. 여인의 마음 속에 있던 세상을, 여인이 창 안의 집에서 어떻게 지내는 지를, 여인이 꿈꾸는 세상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합니다. 바람은 여인에게 꽃향기도 실어다 주고, 풀내음도 가져다 줍니다. 시원한 나무그늘도 만들어주고 따뜻한 햇살도 만들어줍니다. 바람과 함게 있는 동안 여인은 넒고 푸른 초원에 앉아있는 듯했습니다. 이렇게 푸른 초원에서 한 없이 쉴 수 있다면 좋겠다. 여인은 혼자 그런 소망도 가져봅니다. 문득, 바람이 묻습니다. "그런데, 넌 왜 여기서 나와 놀고 있는거야?" 여인이 대답합니다. " 네가 좋으니까" 바람이 다시 묻습니다. "그럼, 네 창 안의 새상은 뭐야?" 여인이 대답합니다. "그건, 내가 사는 세상이야" 바람이 화를 냅니다. "그럼, 여기는 네가 사는 세상이 아닌거야? 그럼, 난 뭐지? 당신은 여기서 나와 함께 있으면 행복한 기분이라고 했는데, 그럼, 당신이 여기서 세상을 살면 안되는 거야?" 여인은 말하지 못합니다. 여인이 바람과 함께 있는 여기는 창 안이 아니라 창 밖이고, 창 안의 세상과는 다른 세상이란 것을, 여인과 바람만의 세상이란 것을 어떻게 바람에게 설명해야하는 지 몰랐습니다. 다시 바람이 묻습니다. "만약에, 내가 당신의 창 안으로 들어가면, 우리가 함께 새상을 살 수 있는 거야?" 여인은 대답하지 못합니다. 바람이 다시 말합니다. "내가 당신과 함께 창 안에서 당신의 세상과 함께 하면, 당신이 더 행복할 수 있는거야?" 여인이 고개를 흔들며 말합니다. "모르겠어. 왜 나한테 그런 걸 묻는 거지?" 바람이 대답합니다. " 나는 당신의 행복한 웃음을 사랑해. 당신이 늘 웃으며 세상을 살았음 좋겠어. 그런데, 내가 창문 밖에서 당신을 보고 있으면, 창 안의 당신이 행복하게 웃지 않을 때가 많은 것 같아서 화가 나. 그리고, 가끔은 창 안에서 나와 있을 때랑 다른 웃음을 짓는 것도 화가 나." 여인은 갑짜기 바람이 차갑게 느껴져서 눈을 뜹니다, 여인이 행복하게 앉아있던 초원이 사라집니다. 여인이 눈을 뜨고 보니, 여인의 앞으로 차들이 지나가고 사람들이 오가고 회색건물들이 보입니다. 여인은 문득, 바람의 말처럼, '내가 왜 여기에 나와있는 거지?' 혼자 반문해봅니다. 창 안의 일상들이 다시 여인의 머리속을 채워갑니다. '들어가서 그 일상들을 해결하는데....' 여인의 눈에서 눈물이 흐릅니다. "그런 걸 묻지 말지... 그냥 날 두어도 해가 저 빌딩 너머로 지면, 내 어깨가 으스스해지는 다른 바람들때문에 네가 너의 구름으로 갈 시간이란 것을, 내가 다시 창 안의 세상으로 돌아가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일상의 일들을 해야 하는 시간이란 것을 알게 될텐데..." 여인은 담에 기대었던 몸을 일으켜세우며 바람에게 대답하지 못했던 말을 합니다. "네가 이 창 안으로 들어오면, 너는 더 이상 꽃향기나 풀내음을 내게 실어다 줄 수가 없어. 너의 그 상쾌하고 기분 좋은 푸른 내음은 생선 비릿내로 그을리고, 먼지고 뒤덮여서 나를 숨막히게 하는 공기가 돼버리고 마는 거야. 나는 숨막히는 공기로 바뀐 너를 창 밖으로 내버리고 싶어할꺼고, 그럼, 너는 더이상 나를 행복하게 웃게 했던 푸른 바람이 아닌거지. 너와 나의 초원은 이 창 밖의 어디여야 하는데, 나는 아직 나를 기다리고 있는 내 세상의 일상이 끝나지 않아서 너와 함께 너를 영원히 푸른 바람으로 있게 하는 초원으로 갈 수가 없는 거야." 그리고 여인을 담장에서 일으켜세운 바람에 대한 원망의 말을 삼킵니다. ' 왜 나를 이렇게 서둘러 눈 뜨게 한거니... 조금 더 너와 시간을 갖고 싶었어. 너와 하고 싶은 이야기가 한 참이나 더 남아있는데...'
바람 동화 일상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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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기압이다. 숨이 가빠진다. 공포는 무지에서 온다. 알 수 없는 존재,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가 커다란 힘으로 누른다. 무엇이지? 도대체 왜 이렇게 떨리는 걸까...? 그는 빛 한 줄기 없는 무중력의 늪속에서 고압의 공포를 느낀다. 알 수가 없다. 일에 대한 부담이라면 이보다 더한 공포도 거뜬히 이겨냈었다. 일에 대한 것은 아니다. 무엇일까... 왜 이렇게 숨막히고 심장이 벌렁거리며 귀가 터져라 쿵쾅거리는 것일까... 무슨 일이 있었지? 그렇지, 연지. 그녀를 만나고있지. 그녀가 뭐라했더라? 아...결혼...아이...아이가 생겼다고 했지... 순간, 그의 뇌리에 박히는 단어가 있었다. 그의 가슴을 짓누르던 공포가 점차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버지...'' 내가 '아빠'가 돼야한다. 그의 가슴은 다시 어둠을 가르는 뱃고동처럼 붕붕 공허한 방망이질을 빠르게 이어가고 있었다. "내가 아빠가 돼야한다구? 아..안돼!!!" "나가! 너처럼 제멋대로이고 대책 안서는 새끼는 내 생전 첨이다. 어쩜 그렇게도 막돼먹은거니? 당장 나가!" 아홈살박이 사내아이를 닥치는대로 후려치던 빗자루를 집어던지며 그녀는 달아오른 화를 식히지 못한채 징그런 쥐새끼를 내몰듯 사내아이를 대문밖으로 몰아냈다. '쾅!'부서져라 닫히는 대문은 오히려 절대 부서지지 않는 철옹성의 철문처럼 삐걱소리 한번으로 잠겨버렸다. 사내아이는 온 몸이 욱신거리는 아픔을 더는 느낄 수가 없었다. 닫혀진 대문에서 여운음처럼 출렁이는 '왕~'소리가 마취제처럼 사내아이의 감각세포들을 마비시켜버렸기 때문이었다. 얼마를 그렇게 멍하게 서 있었을까...대문 안에서 왁자한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에 마비되었던 감각세포들이 깨어나면서 사내아이는 반사적으로 대문끝쪽 담쪽으로 몸을 숨겼다. 징그럽게 익숙한 목소리들이 왕왕거린다. 사내아이는 소리의 형체들을 확인하고 싶어졌다. 아홉살 아이가 올라가기엔 높은 담이다. 더구나 담장 위에는 철조망도 덮여있다. 멈칫 담장을 바라보던 사내아이는 왕왕거리는 소리들이 커지는 것을 느끼자 어떤 망설임도 없이 담장에 삐죽이 나온 돌부리를 잡고 돌틈을 더듬어 발을 딛고 담장위까지 목을 삐죽이 올려본다. 도독의 침범을 막기위한 담장 위 철조망은 사내아이가 가족이 되기를 막는 그녀의 눈빛처럼 가시를 번뜩이고 있었다. 몇 번을 밑으로 미끌어져 떨어지고 나서야 사내아이는 겨우 담장안의 세계를 엿볼 수 있을만큼의 높이로 자신의 고개를 빼낼 수 있었다. 옆집 담장과 맞닿은 2세티미터가 될까말까한 틈에 끼워넣은 엄지발가락은 시퍼렇게 멍들어있었고 가시를 피해 철줄을 잡은 양쪽 검지는 가시의 번뜩이는 날카로운 빛에 긁혀 벌겋게 핏줄을 세우고 있었다. 그렇지만, 사내아이를 가장 아프게 한 것은 담장안의 세상이었다. 아버지와 새어머니가 이복 동생들의 옷매무새를 고쳐주며 저녁메뉴에 대한 의견을 왁자하게 떠들고있는 그 풍경은 발가락을 조이는 돌담보다 엉덩이를 후려차던 차가운 땅바닥보다 뻘겋게 살갛이 벗겨진 틈을 아리게 쓸어가는 바람보다 몇 십배의 아픔으로 사내아이의 가슴에 돌덩이를 던지고 있었다. "난 그래도 자장면이 젤로 좋아" 투덜이 큰 동생이 고집을 피운다. "아빠~나 탕슉" 막내 여동생의 혀짦은 소리에 아버지는 사내아이한테는 한번도 보여준 적이 없는 환한 웃음으로 "그래~~~ 우리 공주님 좋아하는 탕수육 먹자. 자장면도 먹고!" "와~~~!!!!" 사내아이가 쥐새끼처럼 내몰렸던 대문을 열면서 그 가족의 어느 누구도 사내아이에 대해 말을 꺼내거나 주변을 두리번거리지 않는다. '나도 자장면 먹고싶어여' 이대로 내려와 슬쩍 막내의 손을 잡고 조용히 저들의 틈에 끼어서 생각만해도 심장이 벌렁거리는 자장면을 먹으러 가고 싶다. 지금이라도 잘못했다고 싹싹빌면 저 틈에 끼일 수 있을까... 가족들의 모습이 물속 풍경처럼 흔들거린다. 너무 멀리 가버리면 어쩌나싶어 흐르르는 눈물을 닦으려 손을 든 순간, 사내아이는 옴 몸의 균형을 잃고 그대로 땅바닥으로 떨어져버렸다. '넌, 반성하면서 집에나 있어!' 그녀의 쇠뭉치같은 목소리가 웅웅 사내아이의 가슴에 울리고있었다. 그래, 어차피 난 끼지 못해. 깊은 절망감으로 목소리까지 숨어들어간 사내아이는 '악' 한마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철철 흐르는 눈물만 훔쳐낸다. '나도 먹고싶다구요...아버지....' 뜨거운 눈물을 쏟아내느라 흐흐흐학~ 헐떡이는 숨결사이에 겨우 몇 마디를 뱉어내던 사내아이의 가슴 속에서 '아버지'는 점점 지워져갔다. 그 남자는 저들의 아버지요, 그녀의 남편이다. 내 아버지가 아니다. 난 아버지도 없다. 난 아버지를 모른다. 피보다 붉은 눈물을 철철 흘리던 사내아이의 눈은 어느 새 싸늘한 얼음처럼 식어갔고 절조망의 가시보다 더 날카롭게 번뜩이고 있었다. 너무도 낯설고 너무도 아득한 저들 속에 자신은 절대 발가락 하나도 끼워넣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이 사내아이의 눈빛을 공포가 아닌 분노와 냉소로 번뜩이게 할 뿐이었다. '절대 할 수 없어. 난 가족이 뭔지도 몰라. 난 아버지란 존재가 뭘 하는 사람인지, 그런 존재가 있는 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내가 ....' 그는 불안한 빛이 역력한 그녀의 시선을 바라볼 수가 없다. '음...' 신음소리만 겨우 내던 남자를 더는 참고 기다려줄 수가 없었는지, 여자가 입을 연다. "알았어요. 지금 당신은 그 동안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던 모든 것을 지우겠다며 'Delete'키를 눌렀어요. 당신이 고개를 한 번만 더 끄덕이면, 그 순간에 모든 게 끝나요. 아무것도 남지 않고 사라지죠. 마지막 메세지가 떴어요. -장말로 지우시겠습니까?-" 남자는 자신의 고개가 그렇게 무겁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머리속에는 '안돼' 할 수 없어'란 메세지가 분명하게 떠 있었지만, 가슴 속에서는 무엇인가 다른 어떤 메세지가 차마 끓어 올라오지 못한 채 남자의 고개를 붙잡고 있었다. "정말로 이 아이를 지우고 나도 지울 꺼에요?" 차라리 그냥 일어나고 싶은 마음을 겨우 짓누르고 여자가 다시 묻는다. 천천히 남자의 고개가 딱 한 번 더 아래로 떨어졌다가는 반쯤 다시 올라온다. "알았어요! 모든 문서가 다 지워졌습니다. 한 번 지워진 문서는 다시는 복구되지 않습니다!" 짧고 차갑게 여자가 대답하고 일어선다. 다시 아래로 푹 떨어진 남자의 고개는 식은 커피잔만 덩그런히 남은 테이블위에 똑똑똑 눈물을떨구었다. 남자는 검지를 들어 그 눈물을 찍어서 테이블 위에 무언가를 끄적였다. 처음으로 그 남자를 뜨겁게 했던 그녀, 20년을 잊고 있었던 웃음이란 걸 남자에게 찾게 해 준 여자, 그 남자의 가슴에 태양처럼 따스한 빛을 갖게 했던 그녀가 떠난 테이블위엔 두번째 글자가 써지기 전에 첫번째 글자가 말라가며 남자의 목덜미를 붙잡았던 가슴 속 그 말이 새겨지고 있었다. 나 도 아 빠 가 돼 고 싶 어
어린시절 기억 아버지 결혼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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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직도 그녀의 향기를 기억하고 있다. 그녀의 사진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사랑이 가득하다. 그 사랑은 미련이 되기도 하고, 갈망이 되기도 하고, 안타까움 이었다가 원망이 되기도 한다. 그녀의 손을 떠올려 본다. 그녀의 손길은 늘 부드럽고 자극적이었다. 그녀는 힘이 빠져나간 깃털같은 손을 그의 손등에서 손가락 사이로 미끄럼타듯 만지곤 했었는데... 그 부드럽고 촉촉했던 감촉이 그대로 그의 손등에서 가슴으로 찌릿 ~ 되살아난다. '보고싶다...' 하얀 피부와 가느아란 손가락, 늘 붉게 젖어있던 입술... 아직도 이토록 생생히 그녀를 기억하고 있다니... 그는 다시 절망과 그리움으로 담배를 씹는다. 이제는 그녀를 마음껏 그리워하기로 한 것을 스스로 잘 한 일이라고 위로하며 찌그러진 필터를 돌려 물으며 담배에 불을 붙힌다. 그는 그녀를 떠나기로 한 날부터 지금까지 그녀와의 모든 추억을 냉동시켜버렸다. 지우기에는 너무 짙었고 태워버리기에는 너무 많았던 추억들. 지우고 정리하고 하는 그 어떤 일들을 하지 않았다. 그냥 멈춘 시간처럼 어느 순간부터 그녀에 대한 모든 것을 가슴 한 구석 아주 외지고 깊은 곳에 커다란 얼음상자를 들이고 그 속에 무조건 넣어버렸다. 그런데, 며칠 전, 거리에서 우연히 차를 몰고가는 그녀를 본 것이다. 핏기 없는 얼굴에 아무런 표정없이 정면의 창밖으로 시선을 걸어놓고 그 남자의 앞을 천천히 미끄러져 지나쳐버린 그녀를 본 순간, 그의 얼음상자가 한 순간에 녹아내렸다. 1초도 되지 않을 것 같은 짧은 순간에 그녀에 대한 일체의 기억과 추억과 감정이 고스란히 시간을 거슬러 되살아나버린 것이다. 그는 녹아버린 그녀의 얼음방 대신 자신의 다리를 얼어붙게 해 버린 그녀의 출현으로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 멀어져가는 그녀의 차를 따라 시선도 고정되어 있었다. 온 몸을 뒤흔드는 자신의 심장소리와 스쳐간 그녀의 옆모습만이 그에게 살아있을 뿐, 해야 할 일도 만나야 할 사람도 바뀌는 신호등도 그를 애써 비켜가는 사람들이나 울려대는 핸드폰 소리도 죽어버렸다. 그는 그 날 다시 살아움직이게 된 핸드폰으로 걸려 온 첫번째 사람과 무조건 술이나 한 잔 하자고 떼를 써서 머리 속이 텅 비어버리고 노란 위액을 다 토해내도록 술을 마셨다. 아무리 마셔도 그녀의 옆모습이 지워지질 않았고 한 번 녹아버린 추억의 얼음창고는 다시 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 사정없이 쏟아져내린 그녀와의 추억에 깔리고 얻어맞으며 그는 술잔을 비우고 속을 비우고 머리를 비워냈다. 그는 그렇게 모든 것 다 비우고 나서야 비틀거리며 겨우 전철에 올라섰다. 늦은 시간이라서인지 몇 안되는 사람들이 나름대로의 방행으로 고개를 떨구고 졸고있었다. 자리 하나를 차지하고 앉아 창에 머리를 기대자 그도 몽롱히 잠으로 빠져들었다. 이제 몇 분 뒤면 그녀가 있는 집으로 들어갈 수 있을꺼야 오늘은 정말 힘든 날이었어. 빨리 그녀가 있는 집으로 가고싶다. 빨리 그녀의 웃는 얼굴을 보며 따스한 그녀의 가슴에 머리를 묻고 안아달라고 해야지. 방이다. 그녀의 환한 미소가 그의 뺨을 만지고 있다. 그녀의 허리를 둘러 안으며 속삭인다. " 사랑해" 그녀의 가슴에 머리를 묻는다. 쿵! 그의 머리가 서있는 사람들의 중심을 잡아주기 위해 세워진 전철의 쇠파이프에 제동 없이 부딪힌 것이다. 그의 손에 만져졌던 그녀는 오간 데 없고 번쩍 뜬 그 남자의 눈에는 자신을 힐끔거리는 낯선 사람들이 보였다. 서울이다. 그녀와 있었던 호주가 아니라 내가 혼자있는 서울이다. 그녀와 지냈던 방이 아니라 온통 낯선 사람들로 가득한 전철안이다. 순간, 그의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무엇인가가 울컷 치밀어 올라왔다. 그의 눈에서는 하염없이 뜨거운 물줄기가 흘러내리고 그의 가슴에서부터 밀려 올라온 그 뜨거움이 급기야는 그의 입술을 열고 튀어나왔다. "윤정아!" "흐흑흑......윤정아!" "윤정아!" 그녀와 헤어진 뒤 처음으로 그는 눈물을 흘렸고,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이제는 아무리 불러도 대답없는 그 이름을...
단편 소설 습작 사랑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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