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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최근 영화 '화씨 9/11'을 통해 놀라운 사실들과 마주칠 수 있었다. 영화에 따르면, 테러 직후 미국에 거주하고 있던 빈 라덴 가문 일족은 사건에 관련된 어떠한 수사과정도 거치지 않고 FBI의 도움을 받아 해외로 유유히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리 사소한 범죄라도 사건이 발생하면 단서 수집을 위해 유력한 용의자의 측근을 가장 먼저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인류 역사상 가장 잔혹한 테러라고 하는 '9·11 테러'에 있어 빈 라덴의 가족이 심문을 당하기는커녕 테러의 피해국인 미국 정부로부터 보호를 받아 안전하게 도피까지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을 전해준다. 빈 라덴 가 소유의 '사우디 빈 라덴 그룹(SBG)'은 미국 투자은행 칼라일 그룹에 의해 금융자산을 관리 받고 있다. 칼라일 그룹은 사우디 빈 라덴 그룹의 자금 지원을 통해 엄청난 사업적 성장을 이룬 바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칼라일 그룹과 사우디 빈 라덴 그룹 간의 관계이다. <월 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조지 부시의 아버지이기도 한 부시 전 대통령이 칼라일 그룹의 대리인을 맡고 있으며, 또 칼라일 펀드의 한 자회사의 선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전한다. 현재 빈 라덴 가문이 미국 시장에 투입한 투자액은 미국의 경제 전체를 흔들 정도로 막대하다는 것이 정설이다.이러한 사실은 영화 <화씨 9/11>에서도 드러난다. 심지어 영화는 부시 일족과 빈 라덴 일족이 그동안 끈끈한 우정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여러 각도에서 증명해 보이기도 한다. 석유사업을 가업으로 잇고 있는 부시 가문에서 과거 조지 부시가 설립했던 '알브스트사'에 빈 라덴 가의 장남인 살렘 빈 라덴이 투자를 했다는 것 또한 이제는 그다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더구나 오사마 빈 라덴 역시 미국 정부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기도 하다. 1979년 미국은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막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협력해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었다. 당시 아프가니스탄 전선에 투입될 이슬람 전사들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아프가니스탄으로 파견되었던 사람이 바로 오사마 빈 라덴이다.'9·11 테러'가 일어나기 몇 달 전에 목격된 상황 또한 수상하기는 마찬가지이다. 2001년 7월 오사마 빈 라덴은 신장병 치료를 위해 U.A.E 두바이의 미국계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그가 입원해 있는 동안 그의 가족들을 비롯해서 많은 인사들이 병원을 방문했다. 그런데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 피가로>에 따르면 이 기간에 CIA 요원들이 이곳을 다녀간 것이 목격되었다는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에 저항해 '지하드'를 선포함으로써 FBI로부터 현상범으로 지명된 빈 라덴이 미국의 비밀 기관원들로부터 아무런 사후조치 없이 방문만을 받았다는 사실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두 달 후 뉴욕의 상징 중 하나인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졌다. 그렇다면 '9·11 테러'의 배후에서는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는 말인가. 아직까지 베일에 쌓여있는 '9·11 테러'의 이면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 9.11의 진실 ⓒ2004 이다미디어 <9·11의 진실>(이다미디어)은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개인 뉴스 사이트를 통해 20여만명의 사람들에게 국제뉴스를 전달하고 있는 다나카 사카이의 저작이다. 저자는 테러 당시의 정황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납치 여객기들이 진로를 이탈했다는 사실을 보고 받았음에도 연방항공국이 전투기 출격을 납득할 수 없을 만큼 더디게 진행했다는 점을 언급한다. 또 한 가지 이상한 점은 펜타곤으로 향하고 있는 여객기를 향해 출격된 전투기는 워싱턴 D.C.의 수비를 담당하는 앤드류 공군기지가 아닌 랭글리 공군기지 소속이었다는 사실이다. 두 기지 간의 거리 차는 거의 200km에 달해 출격시간의 지연을 가져올 수 있는 데다가 수도방위를 담당하고 있는 앤드류 공군기지는 긴급출동이 언제나 가능해야만 하는 최정예 기지이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는 미국 전역을 공포에 떨게 했던 탄저균 사건을 예로 들며 당시 우편으로 배달되었던 탄저균이 아랍국이 아닌 미국 내에서 보내졌을 확률이 높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이러한 내용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시하고 있는 근거는 과학적으로 매우 치밀한데 미국 사회 내에서도 이러한 사실은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밖에도 저자는 '9·11 테러'가 안고 있는 다양한 모순들과 부시 가문과 아랍국들 간의 유착관계를 파헤치고 있다. 이 책의 제시하는 근거들로 미루어 '9·11 테러'의 배후에 무언가가 있는 것은 확실한 듯하다. ▲ 무시무시한 사기극 ⓒ2004 시와사회 <무시무시한 사기극>(시와사회)은 펜타곤 테러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말문을 연다. 피랍된 보잉 757기가 펜타곤으로 향하는 동안 국방부를 보호하고 있는 안정장치가 가동되지 않았다는 점을 첫 번째 의문으로 제시한다. 국방부를 방어하는 세인트 앤드류 기지는 F-16과 F/A-18 전투기들이 항시 주둔하고 있어 보잉기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어야 한다는 것이 앞서의 서술과 마찬가지로 저자의 강력한 주장이다. 또한 보잉기의 날개폭이 38m인데 반해 펜타곤이 파괴된 폭은 19m밖에 안 되므로 사고현장에서 비행기의 날개는 물론이고 기체의 무수한 파편들이 발견되었어야 했는데, 실제로 사고현장에서 발견된 것은 일부가 파괴된 펜타곤 건물을 제외하고는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다.저자는 세계무역센터가 붕괴되는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빌딩 내부에서 들려오는 폭발음을 들었다는 사실도 전하고 있다. 유명한 폭파 전문가인 반 로메로 역시 세계무역센터 규모의 건물의 붕괴는 폭발에 의해서만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이 책이 제시하는 사실들은 기존의 해석들을 확연하게 뒤집고 있다고 할 수 있겠고, 그러한 점에서 놀라움은 더욱더 커진다. 9월 13일 항공사에서 발표한 희생자들의 명단에서 납치범들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도 놀랍기는 마찬가지이다. 부록 편에 실려 있는 국방문서들과 녹취록 등이 신뢰를 더한다. ▲ 제국의 꿈, 작전 911 ⓒ2004 달과소 '9·11 테러' 당시 세계무역센터와 펜타곤에 충돌한 여객기들 외에도 한 대의 여객기가 더 납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펜실베이니아 주의 생스빌에 추락한 것으로 알려진 이 여객기와 관련된 정황은 <제국의 꿈, 작전 911>(달과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생스빌의 구석구석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어니 스툴 시장의 증언에 따르면 사고 직후 현장에서는 거의 아무 것도 발견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오로지 발견된 것이라고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양의 기체의 파편 일부와 관절의 뼈 및 조그만 살점들 일부, 그리고 범죄의 단서를 알려주는 문서 한 장이 고작이었다고 한다. 더욱더 놀라운 사실은 지금까지도 이 지역에서는 혈흔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통 강력한 폭발이 아니고서는 탑승객들의 혈액이 일순간에 증발하기도 힘들거니와, 설령 그것이 가능했다손 치더라도 혈액까지 증발시킨 강력한 폭발 속에서 결정적인 문서 한 장만이 멀쩡한 모습으로 남을 수 있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안 되는 점이다. 이 책 역시 세계무역센터의 붕괴와 펜타곤의 여객기 충돌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있다.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여객기들은 무인조종시스템에 의해 조종되었을 가능성이 크며 세계무역센터의 붕괴 또한 여객기의 충돌이 아닌 폭파에 의해서였을 것이라고 한다.급속한 속도로 돌진하여 세계무역센터를 들이받는다는 것은 전문조종사들조차 수행하기 어려운 기술이라는 점을 비롯해 저자가 제시하는 근거들은 신빙성이 상당하다. 더구나 앞서 소개한 책들도 비슷한 해석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9·11 테러'를 둘러싼 의혹들은 더욱더 증폭된다. ▲ 촘스키, 9-11 ⓒ2004 김영사 이쯤에서 노암 촘스키의 견해를 들어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미국을 중심축으로 하는 국제정세를 가장 정확하게 해석하는 세계적 석학 중 하나가 바로 노암 촘스키이기 때문이다. <촘스키, 9-11>(김영사)는 '9·11 테러'와 미국의 무력대응에 대한 비판과 분석을 담은 책이다. 촘스키가 '9·11 테러'의 직후 프랑스 <리베라시옹>, 이탈리아 <일 마니페스토>, 독일 <저먼 퍼블릭 라디오> 등의 세계 유력 매체들을 비롯해 마이클 앨머트 등의 인사 등과 가진 회견 내용을 정리했다. 촘스키 역시 오사마 빈 라덴을 주범으로 결론 내리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그가 주동하고 있는 조직망이 연루돼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 촘스키는 범인 색출의 당위성에 대해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면서도 그것보다 더 문제되는 것은 미국의 대응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미국 정부는 '9·11 테러'를 활용해 '정의를 대변하는 미국' 대 '테러리즘을 대변하는 아랍 및 제3세계'의 구도를 본격적으로 강화시켰으며, 이러한 상황을 빌미로 전쟁의 당위성을 의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세계는 우리가 우려하는 상황을 고스란히 반복하고 있으며 여느 때처럼 양측에 이른바 수많은 빈 라덴이 육성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촘스키는 여러 분야에 걸쳐 다양한 의견들을 피력한다. 국제사회에서 도덕적 척도로 간주되기도 하는 실천적 지식인 노암 촘스키의 견해에 귀를 기울여보도록 하자.사실상 '9·11 테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테러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이다. 세계무역센터의 붕괴현장이나 화염에 휩싸여 있는 펜타곤의 모습이 여전히 우리의 머릿속에 생생하기는 하지만 사고 이후 세계의 언론으로부터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것은 사고의 현장이 아닌 바로 오사마 빈 라덴이라는 인물이었다. 오사마 빈 라덴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가 공개되었을 때 테러의 배후에 있는 인물이 누군지를 궁금해 하던 세계인들의 시선이 비디오의 화면으로 일제히 집중된 바 있다. 게다가 미국은 빈 라덴의 검거를 대의명분으로 내세우며 아프가니스탄에 병력을 파견해 탈레반 정권을 전복시키기도 했다. 그렇다면 오사마 빈 라덴은 과연 어떤 인물일까. ▲ 오사마 빈 라덴 ⓒ2004 명상 <오사마 빈 라덴>(명상)은 반미성전의 영웅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빈 라덴의 전기이다. '9·11 테러'와 빈 라덴 사이의 관계를 조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동안 이루어진 빈 라덴의 활동을 자세히 기술함으로써 빈 라덴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빈 라덴의 개인사는 물론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란을 중심으로 펼쳐진 이슬람 세계의 반미투쟁의 역사도 들여다볼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을 미루어 빈 라덴이 과거 자행된 무수한 테러들과 여러 모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확실한 듯하다. 하지만 '9·11 테러'의 주범이 빈 라덴이라는 확실한 증거는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았다. 어찌되었건 빈 라덴이 궁금한 사람들이라면 이 책 속에서 빈 라덴의 다양한 면모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서구의 시각으로 기술되고 있음을 고려해 균형적 시선을 유지하며 책을 읽어 나갈 것을 당부한다.지금까지 '9·11 테러'와 관련된 의혹들의 일부를 둘러보았다. 앞서 소개했던 책들은 이 밖에도 무수히 많은 의혹들을 제시한다. 이미 미국 정부가 첩보를 통해 '9·11 테러'가 발생할 것을 알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증거들이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다나카 사카이는 '9.11 테러'가 일어나기 수개월 전부터 독일과 이집트, 러시아, 이스라엘을 포함하여 적어도 4개국 정부가 테러 공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미국에 제공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전한다. 비록 공격의 규모와 목표를 완벽하게 예측한 것은 아니더라도 이들 나라들이 전한 정보들 속에는 납치 여객기를 공격 무기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첩보 수집 능력을 갖추고 있는 미국이 테러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추론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는 영화 <화씨 9/11>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만일 그렇다고 한다면 테러 직후의 미국의 미온적인 조치나 그 밖의 의혹들을 미루어 미국 자신이 '9·11 테러'에 깊이 연루되어 있다는 혐의는 더욱더 짙어진다.이러한 혐의는 미국 경제를 통해서도 예측해 볼 수가 있다. '9·11 테러'가 발생하기 직전까지 미국은 악화 일로의 경제상황과 국내에서 불거져 나온 금융 스캔들에 시달리고 있었다.미국에서 발행되는 경제보고서 <리헤베허 레터>의 발행인은 테러 발생 이전 몇 년 동안 미국의 이윤 창출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이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나스닥 기업들은 1995년 이래도 한 푼도 벌지 못했고, 오히려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는 것이다.인터넷 뉴스 사이트 버즈플래시(buzz-flash.com) 역시 부시의 임기 동안에 실업률이 3.9퍼센트에서 6퍼센트로 상승했고, 8년만에 처음으로 절대 빈곤층의 수가 증가했으며, 5조 6천억 달러의 재정 흑자가 4천억 달러의 적자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언급한 바 있다. 더구나 '9·11 테러'의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고 있는 국가는 미국과 이스라엘뿐이라는 사실에서 우리는 다시 한 번 미국의 자체적인 프로파간다가 '9·11 테러'에 개입되었을 여지를 의심치 않을 수 없다.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 전쟁이 이라크의 석유 생산권 장악과 미국의 군수산업 장려를 목적으로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통해 탈레반 정권을 붕괴시킨 것 역시 카스피 해의 천연가스를 운반할 송유관을 아프가니스탄에 매설하기 위해서였다는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 더구나 '9·11 테러'가 발생하고 나서 며칠 후 이루어졌던 조지 부시의 회견은 더 많은 점을 시사한다. 부시는 그 자리에서 '9·11 테러'가 21세기 첫 번째 전쟁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것은 세계의 싸움이며 그에 대한 대응은 즉각적인 반격이나 산발적인 공격 이상의 것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장기전이 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겉으로 드러내고 있지 않지만 미국은 여전히 경제적 공황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듯하다. 부시의 회견을 비롯해 최근 미국이 벌인 국제적 사건들을 고려했을 때 미국이 경제적 어려움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길은 전쟁 이외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전쟁을 벌이기 위해서는 빌미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세계 최강국의 위치를 고수하려는 미국이 불온한 계획을 지속적으로 세우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예측하기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미 우리는 이라크 전쟁뿐만 아니라 쿠바 전복 시도와 니카라과 사태에서도 미국의 터무니없는 억지를 경험한 바 있다. 게다가 앞서 소개된 책들이 제공하는 근거들까지 포함시키면 '9·11 테러'는 예상보다 더 심각한 정치 쇼일 공산도 크다. 과연 '9·11 테러'의 배후에는 무엇이 있는가. 오사마 빈 라덴이 테러의 주범이라는 확실한 근거도 밝혀지지 않았다. 우리 모두가 그것을 궁금해 하지만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사실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테러에 대한 성급한 판단은 자제해야겠지만 미국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은 반드시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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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학적 터치를 통해 미국민의 자화상 들어낸 영화[오마이뉴스 김명곤기자] 현재 미국인들의 식탁 대화의 최대 화제거리는 지난달 25일 개봉된 첫 주 박스 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현재까지 인기가 줄지 않고 있는 마이클 무어 제작의 다큐멘터리 '화씨 9/11'이다. 기자가 잘 알고 있는 미국 패션잡지사의 편집장인 프랭크 리타(41)는 며칠전 기자에게 "화씨 9/11 을 보았느냐" 고 묻고는 자신은 11세된 딸과 장인 장모를 포함한 전 가족이 함께 보았다면서 "장모는 영화를 보면서 웃다가 울다가 했다"고 전했다. 열렬한 케리 지지자이자 '부시 헤이터'인 그는 '화씨 9/11'을 가리켜 "금세기 최고의 정치 코미디"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워보이고는 "아마도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앞으로 부시나 월포위츠(국방차관)가 TV화면에 비치면 웃음부터 터뜨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는 개봉 첫날인 지난 6월 25일 미국 개봉관에서 화씨 9/11을 보고나서 며칠전 다시 그 영화를 보았다. '화씨 9/11'에는 기자의 친구로 하여금 자다가 말고 일어나 앉아 웃게 할 정도로 기막힌 장면들이 등장한다. 다큐멘터리를 이렇게 웃기게 만든 마이클 무어는 천재다. 현재의 미국이라는 나라와, 정치지도자를 포함한 미국인의 실체를 이보다 더 유쾌하게 까발린 영화가 또 있을 것인가.도대체 어떤 장면들이 이 영화를 그렇게 웃기고, 심지어 울리기까지 했을까. 대표적인 몇개의 '웃기는' 장면들을 간추려 본다웃기는장면 1: 부시집단의 화장장면웃기는 장면 1호는 단연 부시를 비롯한 럼스펠드, 월포위츠, 파월 등 부시행정부 주요 인물들의 화장 장면들이다. 무어는 부시가 TV연설을 앞두고 코메디언 같은 표정으로 힐끗 흘끝 곁눈질를 한다거나 월포위츠가 머리빗에 침을 탁탁 뱉어 머리 손질을 하는 장면들을 절묘한 컷으로 클로즈업시켜 관중들의 폭소를 자아낸다. 무어의 천재성은 바로 이것이다. 그가 심각해야 할 영화에 이러럼 코믹스러운 화장 장면을 집어 넣은 의도는 처음부터 분명하다. 그는 부시를 비롯한 미국의 지도자 그룹들이란 애당초 '하나님의 메신저' '전시 지도자'로 '애국자'로 포장되어진 인물들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했다. 화씨 9/11에 나오는 부시와 주변인물의 웃기는 장면들은 국가적 이익, 애국의 이름으로 행사되는 강자의 폭력에 대한 해학적 까발림이다. 웃기는 장면 2: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껍씹는 장면 무어의 이러한 해학적 까발림은 정치 지도자들에 국한되지 않는다. 무어는 영화 중간부분에서 현재 미국 젊은이들의 우상중 하나인 여자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인터뷰 장면을 담아낸다.인터뷰어가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 부시의 이라크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녀는 다리를 꼰채 아무 생각 없는 듯한 표정으로 껍을 짝짝 씹으며 이렇게 말한다. "부시는 우리의 대통령이고, 우리는 그를 믿고 따라야 한다." 관객석에서는 이 장면에 신음소리 같기도 하고 탄식 같기도 한 묘한 웃음소리가 낮게 흘러 나오다 이내 쑥 들어 들어간다. 이 인터뷰는 바로 이들에게 향해 있었기 때문이다. 한때 이들중 90%는 부시의 이라크전을 열렬히 지지하지 않았던가?웃기는 장면 3: 마더 xx, 마더 xx영화는 3분의 1정도 진행되면서 이라크전으로 화면이 옮겨 진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되고 케럴송이 불려지는 가운데 출동한 새파란 나이의 병사들이 탱크위에서 '폭도들'을 향해 '드르르륵 따콩' '드르르륵 따콩'사격을 가한다. 이들은 귀에 헤드폰을 끼고 느린듯 기묘한 곡조의 음악을 들으면서 총질을 해대는데 이 음악의 노랫말은 마~더 xx, 마~더 xx 로 도배되어 있다. 엄청난 화력의 총질 소리에 겹쳐지며 마~더 xx 노랫말이 극장을 뒤 흔들만큼 귓전을 때린다. 노랫말이 제법 길게 이어지며 관객석에서 어색한 킥킥거림이 간간히 들려온다. 무어는 생명의 가치에 대해 무감각한 이들의 총질 장면에 상스럽기 그지없는 노랫말을 얹어 놓아 '개떡같은 전쟁'에 아까운 젊은이들이 동원되고 있다는 외마디 부르짖음을 내뱉은 것이다.웃기는 장면 4: "자, 내 드라이브 샷 솜씨 좀 보시지!" 영화는 911테러가 발생한 후 대 테러전에 골몰하던 와중에 텍사스 별장에서 골프 연습을 하고 있던 부시에게 기자들이 몰려가 인터뷰하는 장면을 잡아낸다. 기자들이 막 골프스윙을 하려는 부시에게 테러에 대한 대책이 무엇인가고 묻는다. '전시 대통령' 부시의 대답을 들어보라. "(진지한 듯한 표정으로) 나는 이 테러리스트 킬러들을 억제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기 위해 전 세계 모든 국가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것이다. 땡~큐! (표정을 바꾸며) 자, 내 드라이브 샷 솜씨나 좀 보시지!" 방금 엄청난 테러를 당한 나라의 지도자의 말이라고 여기기에는 참으로 막연하고 성의없는 답변이다. 전쟁은 전쟁이고, 골프는 골프다. 너희는 전쟁하고 나는 골프를 친다. 관객들은 부시의 멋진 드라이브 샷에 '나이스 샷!'을 외치는 대신 '우~' 소리를 내며 야유를 퍼부었다. 영화는 부시는 9/11이 일어나기전에 그의 일과의 42%를 개인 취미생활로 보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무어의 유머감각은 부시의 '단독 플레이' 식 지도력의 허황함과 무책임성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웃기는 장면 5: 30개국의 동맹군들?부시가 테러리스트들을 잡기위해 모든 국가들 에게 도움을 요청해 모은 나라는 30여개국이다. 무어는 영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동맹국들이 미국의 둘러리, 아니 부시의 둘러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요절복통할 정도의 화면과 자문 자답식 나래이션으로 표현해 낸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동맹국? 흐음~ 아프가니스탄. (터번을 쓴 맨발의 아프간 군대 에 이어 아프간 사막에서 싸우는 미군을 등장시키며) 거기에는 미군밖에 없다. 흐음~모로코? (모로코 길거리의 남루한 옷차림의 원주민들과 원시적인 탈것을 보여준 다음, 숲속에서 원숭이떼들이 우르르 때지어 몰려가는 장면 등을 보여주며) 이 동맹국과 함께 전쟁을 치르겠다고?부시의 이라크전이 얼마나 '미국의, 미국을 위한, 미국에 의한' 전쟁인지를 이보다 더 잘 묘사할 수 있을까.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위상이 얼마나 형편없는가를 기막히게 잘 표현한 장면이다.마이클 무어가 한국을 거론했더라면 무어라고 했을까? 흐음~한국? ....., ...... 웃기는 장면 6: "당신 아들 이라크에 보내지 안을래? 영화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무어는 부시의 이라크 침공 공범자인 국회의원들의 '껍질 벗기기'에 도전한다.무어는 죤 콘여즈라는 하원의원(미시간)을 만나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애국법'이 어떻게 의회에서 통과되었는지에 대해 질문했는데 그의 답변은 이렇다. "아들 같은 친구, 잠깐 자리에 앉게나. 사실 우리는 (국회에 상정되는) 법안들의 대부분을 읽지도 않는다네!" 이제 무어는 각오를 단단히 하고 국회 의사당 앞으로 간다. 그리고는 이동식 아이스 크림 트럭을 빌려타고 '디동~댕댕' '디동~댕댕' 어린이 음악을 틀어 놓은채 의사당앞을 터덜 터덜 돌며 애국법안을 큰 소리로 읽어댄다. 여러분들이 읽지 않은 것을 내가 대신 읽어주마! 이런 식이다. 무어는 급기야 의사당 건물앞으로 진출한다. 그는 이라크전에 찬성했던 테네시출신 의원을 비롯 출근하는 의원들을 붙들어 세워놓고 입대지원서를 내밀며 "당신 아들을 군대에 보내라"고 요구한다. 모두가 손을 내저으며 잰 걸음으로 달아난다. 관객석에서는 요절복통 웃음소리가 요동친다. 웃기는 장면 7: 무어는 마지막 장면에서 결국 관객들에게 말하고자 했던 것을 속시원히 털어 놓는다. '화씨 9/11'은 시작하자 마자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앨 고어가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민들이 '플로리다 소동'의 와중에 부시에 속아넘어가 대통령 자리를 헌납했다는 것을 강하게 암시한다. 영화의 전반적인 흐름으로는 부시에 속아서 이라크 침공에 찬성해 온 미국민들을 조롱한다. 이제 마지막 장면에서 무어는 '부시 다운' 부시의 인터뷰 내용을 집어 넣었다.테네시의 옛 격언이 있다...내가 알기로는 텍사스의 격언...아마도 테네시 격언인 것 같은데. (어쨋든) 그 격언은 처음 속임을 당하면, 속인 사람 이 부끄러운 짓을 한 것이다. (그러나) 두번째 또 속는다면, 속은 사람이 부끄러워 해야 한다" 부시는 자신이 말하고 있는 격언이 테네시 격언인지 텍사스 격언인지(사실은 미국사회의 일반화된 격언)도 모르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더구나 이 말이 바로 자신을 두고 한 말로 역 사용될 줄 어찌 알았으랴. 무어의 의도는 분명하다. 선거에서도 속았고 이라크전도 속았다. 이제 다시는 속지말자. 이것이다. 깊게 웃기는 무어의 나래이션무어의 화씨 9/11에서 웃기는 장면들 외에 두고두고 여운을 남기며 웃게할 대목이 또하나 있다. 그것은 그의 부드럽고 감미로운(?) 목소리의 나래이션이다. 무어는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나래이터(해설가)를 맡아 영화 전체를 자신의 '의도' 대로 이끌어 간다. 사실 푸줏간 아저씨나 공사판 잡부 같은 인상의 무어의 목소리는 전혀 선동적이지 않다. 보는 사람의 감정을 요동치게 하는 영화의 장면들과는 달리 오히려 그의 목소리의 톤은 높낮이 없이 매우 차분하고 잔잔하다. 그러나 몇몇 장면의 끼어들기식 해설에서 그의 목소리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설득적이다. 가령 사우디 대사가 TV토크쇼에서 부시의 인상에 대해 "He is so quiet and simple"(그는 매우 조용하고 단순하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무어는 짬도 주지 않고 "Hum~, quiet and simple?"이라고 부드러운 톤으로 끼어들기식 해설을 감행한다. 영화는 곧바로 부시가 플로리다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보좌관으로부터 쌍둥이 빌딩 테러 공격을 받고 멍한 표정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러한 끼어들기식 해설은 이외에도 '동맹군들' 화면, 빈라덴가와 부시가의 코넥션 장면 등에서도 등장해 속웃음을 선사한다. 화씨 9/11 은 왜 슬픈 영화인가무어는 영화 개봉 후 가진 한 기자회견에서 "내가 만들려 했던 것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청중들이 좋아할 유쾌한 영화였다"면서 "주역 배우들인 부시와, 럼스펠드, 월포위츠등에 감사한다"며 익살을 떨었다. 아무리 봐도 '화씨 9/11'은 보기드문 해학적 터치의 유쾌한 영화다. 훌륭한 배우들의 살아 있는 연기에 청중들은 포복절도할 정도로 웃고 박수를 쳤다. 그러나 화씨 9/11은 표피적 즐거움에 목적을 둔 영화는 절대 아니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폴 크러그맨이 말한 것처럼, 화씨 9/11은 미국의 언론매체들이 하지 못한 '공공 서비스'를 멋지게 해 냈다. 무어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들(미국인들)은 아마도 우주에서 가장 멍청한 사람들일 것이다...공모와 속임수와 잘난체하는 악동들에 매여 산다는 면에서. 우리 미국민들은 강요된 무지로부터 고통받고 있다. 우리는 우리 나라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무지하다. 우리의 어리석음은 정말 우리 스스로를 당혹스럽게 한다." 무어는 '화씨 9/11'을 통해서 미국인들에게 바로 이 말을 하고 싶어했던 것이다. 무어는 이 영화를 통해 미국민들에게 진실을 알게하고 느끼게 하고 싶어했다.'화씨 9/11'은 부시를 비롯한 미국 정치인들의 진면목을 발견케 한 영화다. 나아가 911 테러로 야기된 분노의 폭풍속에서 통째로 속아 넘어간 미국인들 자신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발견케 한 영화다. 하여 화씨 9/11은 미국민들을 한참 웃게하다 슬프게 하는 영화다. '지구상에서 가장 웃기는 지도자를 둔 웃기는 국민들'이 자신들인 것을 알게되어 슬픈 것이다. 잡지사 편집장의 장모가 웃다가 울다가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았을까?'화씨 9/11'에서 놓치기 쉬운 장면 하나: 거의 마지막 부분에서 백악관 앞에서 머리에 헬멧을 쓰고 23년간 반전-반핵데모를 하는 콘셉션 할머니(김명곤 기자의 1월 5일치 기사 참조)가 나온다. 이 할머니는 군인들에게 무수히 구타당해 머리에 헬멧을 쓰고 있다. 이 할머니가 이라크전에서 아들을 잃고 울부짖는 미시간 여자를 옹호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속에 아주 잠깐 태극기가 내비친다.
화씨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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