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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굴스
(ticell)
궁시렁거리다 넘쳐 끄적끄적... 사사로운 견해와 살다보니 생긴 에피소드 여기에 만화를 더하기... 내키면 골치아픈 허구 몇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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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에 유명한 이야기라 아버지의 눈을 뜨이기 위해 목숨마저 내던졌던 한 여자의 스토리는 특별한 감동으로 와닿기 이전에 교훈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아주 어릴 때부터 '효도'해야 한다는 것이 화장실 다녀와서 손을 씻어야 한다 정도의 거부할 수 없는 규칙으로 뇌리에 잡으면서 그 이야기는 부모의 말을 잘 들어야 하는 착한 아이로 성장하게끔 오날날의 나로 이끌어 주었다. 그런데 한 번쯤 세상을 삐딱한 눈으로 보기 시작할 무렵부터 마음에 안 드는 인물 중 하나로 심청이가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이야기의 시시비비는 둘째치고 그 이야기가 구전되어 널리 퍼질 때 껍데기는 가고 핵심적인 딱딱한 알맹이만 남아 개개인의 앞통수 뒷통수를 막 치고 다니는 효 라는 돌멩이에 대한 반감이엇다. 요즘 효자효녀들 별로 없다지만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아직 스스로 효자 효녀이길 좋아하는 것 같다. 돈 있어 손이라도 벌리고 힘 남아 애라도 맡아줄 여력이 있는 부모라면 그나마 나은 편이고 자식이 늙은 부모 고생시키는 것에 대해 얼마간의 죄책감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그나마 효자효녀이다. 늙고 가난하고 병든 부모는 솔직히 부담스럽다. 그나마 안스러운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나마 효자효녀이다. 그런데 효자 효녀가 아닌 것이 어느날 갑자기 로보트 삼단변신 하듯 돌변하는 경우가 제일 황당한 경우이다. 그것은 효도가 아니라 동물 무리가 다른 집단에 적개심을 품고 텃세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왜 흔히~ 평생 부모 속 썩이던 망나니 아들이 제 부모가 이웃에게 멱살 잡혔다 하면 그대로 과격 효자로 돌변 우리 부모에 대한 모욕을 나에 대한 것 이상으로 부풀려 과도한 응징을 통해 상대방을 초죽음으로 만들어 내는 스토리인데 그렇게까지 노골적인 경우는 아니더라도 우리 일반에는 그런 은근한 피해의식에 가까운 효(?) 내세우기가 팽배해 있다. 그 유사한 현상의 대표적인 적군 모델이 며느리가 아닌가 싶다. 내가 보기에 대부분의 아들들 ... 총각 때는 유별나게 효자 티 내고 다니지 않는다. 무작정 돌보아지는 것에 익숙하고 .. 자식으로서의 감사나 배려도 별로 없다.. (말로 안 할 뿐이라는 주장도 물론 있다) 그랬던 그들이 결혼하면 효자로 돌변하다. 아내를 의식하면서 효자로 돌변하는 것은 야비하다. 엄마 고생 안 시킬려고 결혼해야 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심각하게 나쁜 말이라는 것을 잘 알지 못한다. 자신은 여전히 적당히 무책임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부모가 아들에게 쏟아부은 기대와 노력을 자신의 아내가 그 이상의 봉사와 노력으로 보상해 드려야 함은 당연하다. 자신은 (처가는 말도 말고) 제 부모에게 전화 한 번 드리지 않아도 아내가 시댁에 전화 않으면 올바르지 못한 처신으로 시댁을, 제 부모와 자신을 우습게 여긴다고 느낀다. 또한 대부분의 딸들 경우... 부모에 대한 자상한 배려는 아들보다 뛰어나 반만년 역사를 굽이치는 남아선호사상의 땅 한반도에서도 딸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학설을 정설로 굳히게까지 되었는데 그래도 알고보면 실속은 다 차린다. 아들 가진 엄마는 사거리에서 얼어죽고(오라는 데가 없어) 딸 가진 엄마는 부엌에서 쓰러져 죽는다는 신종 속담이 최근 딸들의 경향을 잘 반영한다. 하지만 먹고 살기 어려운 세상, 맞벌이를 안 할 수 없는 형편이니 사회가 분담하나 남편이 분담해 주나 울며 겨자먹기로 친정부모에게 기대는 거 어쩔 수 없다. 그런데 같은 경우라도 자신이 부모에게 부담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약간의 자질구레한 보상 및 단순한 죄책감으로 무마가 되는 데 반해 올케가 자신의 부모에게 부담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단순한 죄책감 이상의 물질적이고 현실적인 댓가를 정당하게 지불하지 않으면 매우 꼬인 곱지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친정어미와 제 시모를 욕하면서 제 올케 흉을 보는 것은 다르지만 같은 심리가 아닐까 싶다. 어쩌면 당연하지만 어쩌면 이기적인 심리이다. 남의 집 딸이 남의 집 부모를 당장에 내 부모같이 생각할 수는 없다는 걸 이해한다면 같은 호적상에 등재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어설픈 부모, 어설픈 딸 노릇을 흉내내지 말아야 한다. 기대해서도 안 된다. 부모가 반신불수가 되면 아들 딸 모두 일차적으로 며느리의 헌신적인 병수발을 기대하며 며느리가 헌신적이지 못할 때 아들딸은 자신들이 불효자 불효녀의 불명예를 뒤집어 쓸까봐 몹시 신경쓴다. 하지만 아이러니칼하게도 진정한 효자 효녀는 그 집에 헌신적인 효부가 없을 때만 탄생한다. 효부가 없어야만 그들에게 기회(?)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심청이 왜 그랬는지 알 것도 같다. 그것이 효라는 이데올로기의 허구라는 것 또한 편견으로 취급하여 벗어던져 버리고 나면 그것은 그냥 흔하디 흔한 인간의 인간에 대한 사랑 이야기가 아닐까? 십수년동안 성치 않은 몸으로 갖은 시련을 겪으며 먹이고 입히고 해 온 자신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을 '보답'이라는 기브앤 테이크의 논리로 파악한다면 목숨을 거는 그러한 전개는 불가능했을 것이고 심청 자신 또한 그렇게 아비를 사랑했기 때문에 자신이 그러고 싶어서 그랬을 거 같다. 내가 누려온 30여년의 사랑은 계약상의 조건이 아니니 갚아도 그만 안 갚아도 그만이지만 굳이 갚는다면 그것은 30년 자라난 내 살과 피에서 우러나오는 나 자신의 사랑으로 되갚을 수 있는 것... 갓 시집온 며느리가 무슨 지난한 역사와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고 내가 누려온 것과 똑같은 강도의 사랑을 나의 부모님께 갚아야 한다는 말인지... 나의 남편 역시 내 부모에게 똑같은 아들이기를 강요하지 말 것처럼... 효도할 사람... 각자 먼저 효도하자... 적인지 아군인지 구별되지 않은 어설픈 가족구성원으로 살라 치느니 차라리 아들의 아내라는 좀 떨어진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본다면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객관적인 이해가 가능하지 않을까? 그리고 세월이 지나 부대끼고 용서하고 화해하길 되풀이해서 남같지 않은 공감대를 이룰 만한 시기가 되면 조금은 자식 같은 송진같은 끈끈한 사랑이 천천히 살갗에서 배어나올 것이다. 더불어 오래 보고 살 생각이라면 천천히 변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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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이상한 책을 좋아하는 내가 젤루 조아하는 동화책은 역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철학자이며 교육자 라즈쉬니는 앨리스를 거의 성서화하는 지경에 이르러 역시 자신이 귀중히 여긴다는 샤르트르의 저서 '존재와 무'가 앨리스만 못하다고 이야기한다. 미국의 위대한 페이퍼아티스트 로버트 사부다의 팝업북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한국판으로 출간될 예정인가 보다. 우연히 예스24에 들렀다가 10월 20일 까지 예약접수를 받는다는 이벤트 광고를 보고 주저없이 클릭 한 방을 날렸다. 역시 책값은 만만치 않아 원서가 26000원대에 팔리는 데 반해 한국판은 34000원대에 나온다. 거기에 행사라며 동화내용 씨디 한장과 25000원 상당의 영어단어그림책과 테이프 몇 개를 공짜로 끼워주기에 적립금에 뭐에 제하고 나면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지만 깔끔하게 책 하나 뽑은 가격으로 줄 일이지... (참고로 미국 아마존닷컴의 앨리스 가격은 17달러 선... 한국에서 받아보자면 운송비가 만만챦아 이건 신경 쓰이고 해서 관뒀다. 하지만 역시 한국판은 비싸다 두배가격이니... ) 네 살짜리 아들에게 읽어 줄 거라 원서를 그냥 살까 말까 죽 망설이다가 연말에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려고 아끼는 중이었다. 사실은 다 늙은 내가 소장용으로 갖고 싶은 욕심도 컸다. 또다른 사부다의 책 오즈의 마법사도 기다려 봐야겠다. 아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영국에서 첨 나온 당시의 삽화.... 카드가 날리는 그림을 보면 사부다의 그림책과 비슷한 구도인 걸 알 수 있다. 사부다는 원작 삽화의 그림을 토대로 해서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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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ppygreen.net 에서 퍼온 사진. 단순히 놀러가기 위한 목적으로 그렇게 일찍 나서본 것은 결혼 이후 처음이었다. 전날 밤에 김밥을 미리 싸 놓고 수선을 떨었기에 아침에 세수만 마치고 8시 정각에 집을 나설 수 있었다. 홈페이지에서 미리 여러 가지 정보를 확인하고 길을 떠나긴 했지만 사람들이 와 몰리는 단풍철에 꽤 먼 데까지 당일치기 여행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기도 했다. 서둘러서였는지 영동고속도로는 별반 밀리는 곳 없엇다. 그런데 심상치 않은 기운은 고속도로 휴게실... 지나치는 휴게소마다 주차장에 빼곡한 관광버스들.. 문막 휴게소에 들르려다가 진입입구에서 들어가지도 못한 채 수십미터씩 줄을 서 있는 관광버스의 행렬에 질려 버렸다. 좀 더 가 그나마 할랑해 보이는 휴게소를 들어갔는데 주차할 자리가 그나마 있다 뿐이지 거기도 가득한 관광버스, 5,60대 등산복 차림의 아저씨 아주머니... 그나마 남자화장실은 회전율이 높아서 남편과 아들은 용무가 가능했지만 나는 화장실 쓰기를 포기하고 나와버렸다. 그 전에는 꽃놀이, 단풍놀이를 가 본적이 없으니 이렇게 연로하신 분들의 단체관광이 많은 줄도 몰랐고 그 좋은 경치 구경하고자 나선 길이 사람 구경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기 시작했다. 횡계인터체인지를 돌아나오자 목장의 이정표가 가는데 마다 잘 표시되어 있었다. 오대산 자락에 위치한 대관령 삼양 목장은 우리에게는 수타면(?)으로 잘 알려진 삼양그룹에서 운영하는 동양 최대 규모의 목장이란다. 가을 동화등 각종 드라마와 영화의 촬영지로 명성을 얻으면서 불과 몇 년 전부터 일반인에게 개방을 하기 시작했는데 나 역시 다녀온 적이 있는 친구의 추천에 용기를 얻어 수십 년 묵은 게으름을 떨치고 용감히 발길을 해 본 것이다. 평지는 아직 푸릇푸릇한데 강원도 산악지대에는 과연 단풍이 오색찬란하게 물들어 있었다. 울긋불긋 화려한 치장을 한 비좁은 산자락 사이에 맑은 물이 참하게 내달리는 계곡을 끼고 오르막길을 얼마 올라가자 포장 도로가 끝나고 울퉁불퉁한 비포장 도로가 나타났다. 10년 운전경력에 비포장도로는 처음이라 궁시렁대면서 나으 허즈반드는 매우 조심조심 속력을 늦추고 산모퉁이를 돌아돌아 길을 올라갔다. 10분 정도 들어가자 목장의 입구, 매표소가 나타났다. 우리가 정문을 통과하자 라디오에서 정각 11시를 알리는 시보 소리... door to door...딱 세시간이 걸린 것이다. 입구에서 어른 둘의 표를 구입하고(어른 5000원 소인 3500원) 안내원의 간략한 안내를 받은 다음 모퉁이를 돌자 좌우에 풀숲 우거진 완만한 언덕들 .... 그 언덕들 어디에는 조각이나 미술 전시물이 세워져 있었고 어디에는 양과 토끼를 풀어놓기도 했다. 동물 매니아 아들놈이 그냥 지나칠 쏘냐... 녀석은 “양아~~”를 부르짖으며 양을 쫓아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양들은 사람 손길이 귀챦은지 손만 닿으면 슬쩍 내빼 버린다. (양은 목장에서 떼로 방목하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이 목장의 분위기를 느낄수 있도록 열 마리 정도만 풀어놓은 것이다. 머 우기자면 희생양이라고도 할 수 잇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매표소에서 천원짜리 양먹이를 사 왔더라면 양을 매수하여 사진 한 방 자연스럽게 찍지 않았을까 싶었다. 차를 타고 좀 더 올라가자 매점과 휴게소가 나온다. 산악오토바이를 대여해 주는 곳이 있는데 처녀총각들은 거기서 오토바이를 타고 스피드를 즐기며 전망대 까지 올라가는 것이 애와 짐으로 늘 무거운 나로서는 무척 부러워 보였다. 아침을 부실하게 먹은 지라 어디서 풀어놓고 요기를 좀 해야했다. 남푠은 마누라의 독기 어린 눈치주기도 아랑곳 않고 기어이 떡볶기 한접시를 사먹는다. 가격은 좀 세고 맛은 좀 없다. 매점에서는 삼양사에서 나온 각종 라면들과 지역 특산물을 싼값에 팔고 있었다. 라면이 마트에서 얼마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 저것이 과연 싼가 확신이 들지 않아 라면박스를 사는 것은 그만 두었다. 대신 사발면 한 그릇을 사서 따끈한 국물을 홀짝이며 김밥을 냠냠 먹었다. 라면 먹는 사람들로 붐비는 매점이 좀 더 넓었으면 조으련만... 암튼 그 와중에 아들놈이 바나나 우유를 확 엎질러버려 바지가 푹 젖고 대걸레 빌려와 바닥 닦아내고... 후~ 암튼 녀석의 전신에서 풍겨나오는 우유 냄새로 인해 목장일꾼으로 오해받는 일은 없겠지... 차로 도는데만 두시간이 걸리는 목장 내부는 전체가 다 비포장 도로이다. 따라서 레저용 차량이 더 요긴하긴 하겠지만 우리의 아반떼도 별 무리없이 잘 달려 주었다. 애초에 상상하기로는 영국의 시골같은 작고 아담한 둔덕의 목초지를 연상했지만 역시 백두대간 태백산맥 자락의 산이라 들판같은 한가로운 풍광 보다는 뒤로 눈을 이고 선 알프스 산 아래의 푸른 목초지에 더 가까워 보이는 장려하고 장대한 멋이 있었다. 크고 거칠게 떨어지는 높은 산맥의 옷자락에 싸여 여기저기 작고 완만한 언덕에는 약간 갈빛을 띤 초록풀밭이 산 모양의 굴곡을 이루며 아래로 아래로 부드러운 융단처럼 펼쳐져 굴러 내린다. 산이 많은 나라에 살다 보니 바다 아닌 내륙에서 탁 트인 광경을 보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그런데 오늘은 산 한 가운데서 숨통이 시원하게 탁 트인다. 산아래서 밀려오는 바람은 융단같은 풀밭을 휘리릭 쓸고 지나며 은빛 부드러운 물결을 일으킨다. 햇빛에 반사된 풀 파도가 정말로 보기 좋게 일렁인다. 전망대로 올라 가는 길엔 곳곳에 무슨무슨 촬영지였다는 안내간판이 서 있다. 연애소설 ,가을동화, 선녀와 사기꾼. 태극기 휘날리며.. 기타등등... 문화생활 전반에 무지한 나는 그 많은 드라마나 영화들 중 제대로 본 것이 하나도 없어 어떤 장면인지 알 수 없었지만 사람들은 그 나무, 그 바위에 서서 주인공들의 흉내를 내며 사진을 찍는다. 우리는 그저 천방지축 풀밭에서 뛰고 구르고 올만에 눈이 호강하는데 만족할 뿐이다. 곳곳에는 천혜의 풍경 말고도 목장 측에서 관광객을 위해 특별히 설치한 듯 보이는 미술품들이 많았는데 특별히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었고 지나친 배려(?)가 자연스러운 목장의 풍경에 좀 거슬리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것 말고도 타조우리가 있었는데 역시 아이들 차지였고 정작 목장의 주인공이어야 할 소는 한 마리도 볼 수 없었다. 축산 쪽으로는 많이 퇴락한 대신 관광 쪽으로 수지가 맞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도 풀밭에는 여기 저기 소똥으로 추정되는 검은 덩어리들이 발견되었다. 어디 사람들 안 보이는 데서 소를 키우기는 키우나 보다 했다. 풀밭에서 함부로 구르다가는 쯔쯔가무시, 랩토스피라, 유행성출혈열과 같은 가을 전염병과 더불어 온 몸으로 소똥을 뭉개는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 좀 유의해야 할 것이다. 전망대에 오르자 한 쪽으로는 풍력발전소 예정지에서 하얀 바람개비 모양의 풍력 발전기 세 기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돌아가고 있다. 동쪽 절벽 너머로는 발아래 단풍의 바다 너머 멀리 강릉시가지와 경포호,동해 앞바다가 푸르스름하게 눈에 들어온다. 맑은 날이면 동해의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많은 차들은 여기에서 오던 길을 되짚어 내려갔다. 하지만 우리는 한바퀴 완주를 위하여 다른 길로 돌기로 했다. 반대로 돌아가는 길은 올라온 길보다도 좀 더 울퉁불퉁했다. 하지만 우리의 아반떼는 뒤뚱뒤뚱 덜컹거리면서도 그 비포장 도로를 심드렁하게 잘 짚어 내려갔다. 아들놈은 풀밭에서 뛰다 지쳐 벌써 잠이 들었다. 내려가는 길은 너무도 호젓하여 좀 불안했다. 하지만 좀 지나자 아... 이 길로 내려오길 참 잘했다. 길은 내내 유리처럼 맑고 아담한 계곡을 끼고 죽 이어져 있었는데 원앙이 서식한다는 아름다운 계곡에는 바닥에 하얗게 깔린 하얀 강모래 위로 헤엄치는 송사리떼가 그림처럼 어울렸고 나무 사이로 내리쬐는 가을햇살에 올망졸망 솟은 바위들의 흰이마가 반짝거리고 있었다. 계곡 맞은 편으로는 따가운 가을햇살에 더욱 진하게 타오르는 가을 단풍의 숲... 풍악의 호사스런 절경이 부럽지 않은 곱디 고운 단풍이었다. 게다가 말할 수 없는 호젓함.... 차소리도, 인기척 하나 느껴지지 않은 깊은 숲 하나를 내가 몽땅 다 가진 듯한 비현실적인 꿈같은 느낌... 산맥과 목초지에다 단풍까지 덤으로 얻은 이루말할 수 없는 아줌마 식의 기쁨은 물론이고.... 나중에야 안 이야기지만 레져용 아닌 차고가 낮은 일반 차량은 그 길로 내려가지 않는 것이 보통이었고 특히나 비 오고 나면 진흙탕길이 되어 아예 불가능이라고 했다. 내려오는 길에는 연수원이 있었다. 그 건물에는 백반을 파는 식당이 있었고 그 앞에는 송어낚시를 할 수 있는 작은 연못이 있었는데 말갛게 들여다 보이는 연못속의 검고 살진 송어들은 낚시밥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 미끼를 무는 일 없이 유유히 노닐고만 있었다. 우리는 빨간 지붕이 예쁜 은서 준서의 집을 지나 다시 입구쪽으로 나왔다. 이미 세 시 인데도 차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었다. 주차장에는 차가 많았지만 목장이 넓어서인지 사람에 치인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유명세를 탓다고는 하지만 북적대거나 시끄럽지 않았고 요란하게 치장하거나 뺀질뺀질 윤나게 잘 닦여지지 않아 나는 그것이 참으로 좋았다. 봄에는 한참 화사한 연두빛으로 풀물 오를 무렵 그 빛깔이 아름답다 한다. 여름이면 무성한 풀숲과 더불어 평지보다 시원한 기온에 피서지로 인기라 한다. 가을이면 단풍과 더불어 즐길 수 있으니 그것이 좋을 것이고 겨울이면 천지가 다 새하얀 눈밭이라 눈썰매 타느라 재밌단다. 아마 입장료 수익이 좀 더 짭짤해지고 돈이 더 모이면 길도 포장하고 콘도 같은 것도 세우고 근사한 레스토랑에 놀이시설에.... 사람들과 차들이 미어터질 그 날이 조만간에 올 것 같다. 그런 편리함이 좋으신 분들은 좀 더 기다리시고 그런 분위기가 싫으신 분들은 늦지 않게 지금쯤 한 번 둘러 보시길... 지금이 단풍의 절정이라 한다. 하지만 단풍을 놓칠까 서두를 필요는 없을 거 같다. 화려한 단풍마저 다 가버린 늦가을의 을씨년스러운 정취도 분명 그 나름의 멋이 있지 않을까 싶다. 이뿐 것들은 무슨 옷을 입어도 이뿐 법... 가을.. 올만에 명화 한 편 감상한 기쁨이다. 참고...@고지대라 기온이 몇 도 낮은 거 같다. 이 점 주의 @오는 길 다섯시간 걸렸습니다.. 점심먹는 거 까지 돌아보는 데 세시간 걸린 거 감안하면 길에서 버린 시간 8시간... @사진 뽑는 대로 올리겠습니다. 디카가 없서서리....^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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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만일 남자라면(여자라면), 젤 먼저 무얼 해 보겠느냐?라고 누가 물어본다면 남자목욕탕에 들어간다... 따위의 대답을 한 단계 넘어 나는 집창촌에 가 보겠다고 말하고 싶었다. 다행히 물어보는 사람이 없어 가벼운 질문에 분위기를 썰렁하게 아작낼 그 대답을 할 기회는 없었다. 옛날에 학교까지 가는 버스를 타면 길음동을 늘 지나쳤는데 대로변 골목 모퉁이에 미아리 텍사스촌의 끄트머리가 슬쩍 드러나 있었다. 쇼윈도에 드레스를 입은채 불빛 아래 다소곳이 들어앉은 여자들.... 정말로 그것은 형언하기 어려운 기묘한 상품의 디스플레이었다. 저 검은 골목 속에서 행해지는 여러가지 기기한 "짓"들에 대한 상상... 사실 그것은 여자인 내가 꾸며낸 것이 아니라 남자들의 눈을 빌려 얼핏 엿본 환상의 일부였다. 남자 소설가들이 쓴 소설을 읽으면 젊은 날의 방황 속에는 꼭 창녀가 등장했다. 성녀와 같은 사랑하는 여자에게 버림 받은 채 창녀를 찾아간다. 창녀는 저속하고 거칠지만 알고보면 가난한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솔직하고 순박한 본성의 소유자이다. 서로를 이해하고 총각성을 버리고 성에 눈뜨고 그러면 그토록 미숙했던 존재가 거짓말처럼 거듭 태어난다. 혼란한 젊은 시절의 한가지 통과의례처럼 집창촌은 어둡지만 신성했고 또 그것이 그럴 듯 해보였다. 그래서 나는 좀 억울한 느낌마저 들었다. 나란 여자도 존재에 대해 고민할 만큼 하는데 그런 마땅한 계기를 마련할 수가 없으니 영영 미성숙의 단계를 벗어나지 못할 거 같다는 억울함... 실재로 나와 의식 수준이 별 다르지 않는 또래의 남자애들이 입영시기를 기준으로 비로소 그 곳에서 소년의 때를 벗는 다는 투의 이야기를 심상하게 내뱉기도 했다. 성매매 특별법 시행으로 말들이 많다. 수요자는 수요자들 대로 공급자는 공급자들 대로 그리고 이해 관계에 얽히지 않은 대다수의 일반인들도 매춘이 옳다고 배운 사람은 없지만 다들 그것에 대한 나름대로의 견해는 분명해 보인다. 건전한 성문화 정착과 인류의 태생적 원죄론과 단순한 동정심과 사회적 정치적 고찰에 이르기까지... 매춘이라는 인류의 역사만큼 질기고 오래된 성의 매매행위는 금지된 것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더욱 사그라들지 않은 논쟁거리 중의 하나였다. 많은 의견중에 상당수의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매춘은 필요악'이라는 견해이다. '필요악'은 말 그대로 나쁜 것이지만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 필요악이란 것이 얼마나 이기적인 단어인가? 매춘을 금지하면 남자들이 성욕을 해소할 출구가 없어지고 그러면 나의 아내나 딸을 강간할 위험이 높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아내나 딸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내 식구가 아닌 다른 여자 누군가가 그 행위를 제공해 남자들의 성욕을 해소할 출구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러면 나를 비롯한 많은 남자들도 만족스럽고 양가집 규수들은 강간의 공포에서 해방되어 안심하게 살 수 있고 매춘부는 댓가로 화대를 받으며 가장 멸시 받는 하층 집단인 채 그대로 존속하면 된다..가... 그 이유있는 주장의 개요인 것이다. 전쟁을 필요악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논리 또한 마찬가지다. 인구가 너무 많다고 전쟁으로 수를 좀 줄여주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 역시 전쟁 속에서 고통받는 사람이 자신이 아니기 때문에 나의 행복을 위해 타인의 불행을 조장하는. 필요악이라는 이율배반적인 개념을 한가하게 즐기고 있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악이라고 규정짓지 말아야 한다. 차라리 필요성을 인정한다면 존재를 인정해야한다. 네덜란드의 공창 제도에 관한 내용을 tv에서 본 적이 있었다. 매춘여성이 공개적으로 인터뷰에 응한 것 부터 적이 놀라웠고 수건 갯수까지 지정한 철저한 위생관리와 더불어 원하지 않는 성행위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 등 매춘여성에 대한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한 법규도 모든 것이 너무나 명확하고 철저해서 그 금발의 여인이 모자이크 뒤의 범죄자가 아닌 그저 평범한 회사원 여자처럼 느겨졌다. 물론 매춘이 의사나 판사만큼 권장할 만한 직업은 아니지만 적어도 필요하다고 주장 할 거면 악이라고 매도하기 전에 기본적인 권리와 보호는 필수이며 그들을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테두리 속에서 음험하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 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또한 그것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할 거면 남성의 성욕을 당연시하고 관대하게 바라보는 만큼 여성의 성욕을 비낀 눈으로 바라보지 말아야 하며 해묵은 순결논쟁 따위는 집어치고 평등하고 개방적이고 솔직한 성문화를 만들어내든지, 아예 금욕적이고 도덕적인 사회문화를 조성하고 절대적이고 확실한 규율과 벌칙을 집행하여 성의 약자에게 제도적으로 강력한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건전한 성문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매춘을 행하는 여자들이 헤프다. 쉽게 돈 벌려고 한다 욕하기 전에 일반의 필요를 위해 은근슬쩍 방치한 그 이기적인 이중의 잣대를 먼저 걷어치워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의 매춘 여성은 1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여자 20명 중에 한 명 꼴이다. 심심해서 벼룩시장 구인란을 죽 훑어본 적이 있는데 그 많은 구인란 중에서 젊지도 않고 전문적인 기술도 없고 가사일도 서투른 별 볼일 없는 내가 갈 수 있는 곳은 노래방 도우미 뿐이었다. 침잠하는 경기 속에 많은 여자들이 언제라도 매춘여성이 될 수 있는 현실에 살고 있다. 법이 옭아맨다고 모든 것이 깔끔하게 해결되지는 않을 거 같다. 거리마다 흥청망청 넘쳐나던 매매춘은 누구의 탓이며 이제사 다시 쫓고 매질하는 지금의 매매춘은 또 누구 탓인가? 그것은 어느 누구도 책임 지지 않는 성의 어두운 뒷면이며 이 시대에 가장 보편적인 성문화의 모습이기도 했다. 무기력한 나 자신의 양면성이 내가 사는 이곳을 갈수록 더 질척한 수렁으로 만들어 놓지는 않을까? 나 혹은 타인을 수렁에 빠뜨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더이상 매매춘을 필요로 하지 않는 세상이 온다면 돈 때문에 몸을 팔 이유도 필요도 없는 그런 시대가 온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자유시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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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주책없이 저녁 안개 부여니 분위기 좋고 한가하고 계절에 묻어 숱하게 지나간 언젠가의 서늘한 기억이 남아서인지 아들에게 남편에게 저런 거 먹지마.... 라고 주입시켜 놓고도 애가 섰나 도대체 왜 그런지 컵라면이 넘 넘 먹고 싶어 해가 훌쩍 저버린 껌껌한 도로변을 되짚어 아들놈을 이끌고 마트에 갔다. "우리 환경호르몬이나 한사발 하까?" 네살난 놈은 멋도 모르고 "응*이라고 기꺼이 대답해 준다. 중학교때 매점에서 고등학교도 물론 대학교때 도서관 앞 에서 추운날이면 시린 맘이 더더욱 땡겨서 스티로폼에 뜨거운 물을 좍 부어 줄줄이 녹아드는 환경호르몬 따위는 걱정않고 그 저렴하기 짝이 없는 따끈함이 목구멍을 촤르륵 넘어가 온 몸을 덥혀주던 그런 나의 또렷하고 맑았던 가을들이 가슴으로 흘러든다. 그냥 라면은 왜 그런맛이 안 나는지 몰겟다.쩝~~ 나야 그렇다 쳐도 아들놈은 씩씩거리며 그 한 사발을 국물까지 맛있게 다 긁어먹고 잠들었다. 흑...!나는 나쁜 엄마다...-__-::(맥주 마시며 반성중) 캬~~~ 글치만 아들에게 어떤 먹거리를 먹이는 어떤 엄마이냐 따지는 거 잠시 포기해 본다. 젊어서(어려서일지도)는 먹지 않아도 상관없었고 혼자여서 외롭기도 했지만 강하고 솔직하고 담백할 수 있어서 좋았다. 살이 올라도 웰빙열풍에 좋은 것만 먹어도 갈수록 허약하고 얄팍하고 질척거리고 여럿이면서도 외롭지만 강한 척 해야 하는 이 중년의 스러지는 가을이 버거워서일까? 먹는 게 중요한 걸 아는 데도 속이 허전하다. 조미료를 듬뿍 친 얼큰함이 방부제에 절은 얇은 밀가루의 부드러움이 환경호르몬이 좍 발린 하얀 스티로폼의 따끈한 열기가 양 손에서 혀끝으로 목구멍으로 술술 넘어간다. 환경 호르몬들아. 아무쪼록 소화 잘 되거라... 피가 늙은 나는 이제 살이라도 웰빙 할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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