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시리도록 푸르른 하늘이 좋다...........

아들은 명품족이다. 티셔츠 하나를 입어도 제대로 된 옷을 입어야 하고, 신발 한 켤레도 허투루 사 신어서는 안 된다는게 아들의 지론이다. 명품 브랜드에 대한 최신 정보도 꿰뚫고있다. 언젠가는 설날 세뱃돈을 몽땅 털어 명품 구두 한 켤레를 사 신어 아버지를 놀라게한 적도 있다. 아들은 이제 평상복 차림으로 집을 나서는 아버지를 향해 “연세도 있고 사회적 지위도 웬만하니, 그에 맞게 옷을 입으셔야죠”라는 충고를 던진다.

아버지는 오래도록 자신이 옳다고 믿었다. 시간이 가면 아들이 자신의 뜻을 이해해 주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생각이 바뀐 것은 아들이 아니라 아버지다. 아버지 세대처럼 살고, 먹고, 입다가는 아들 세대가 결코 1만달러 고지를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을 비로소깨닫게 된 것이다.　 
 
　신발 커피 휴대전화를 예로 들자. 편하고 발에 맞으면 그만인 신발을 선호하는 아버지와 그런 소비자로 가득한 사회는 결코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어설 수 없다. 기능별 종류별로 각기 다른 제품에다 디자인과 색상은 물론 치수까지 제각각인 제품을 찾는 아들과 그런 소비자를 염두에 두고 신발을 만드는 기업만이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할 수 있다. 
　휴대전화의 기능을 오로지 급한 전화를 걸고 받는 것으로 한정하는 아버지 또한 결코 2만 달러 세상에서 살 수 없다.

아버지는 자신의 감각과 소비 패턴으로는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도 결코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없다는 것을 나이 오십이 되어서야 알게 됐다. 아버지는 이제 아들에게 말한다. 
 
　“나는 내 식대로 살겠다. 그러나 너는 절대로 나처럼 살지 마라. 2000원짜리 라면 한그릇을 먹은 뒤 5000원짜리 커피를 마시는 것을 흉봐서도 안 된다. 그래서는 아무 발전이 없다. 국제사회를 무대로 돈 많이 벌어 고급차도 타고, 명품 신사복도 사 입어라.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네 자신이 명품이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내친 김에 아버지는 아들에게 한마디 더 한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세대가 죽자 사자 고생해 국민소득 1만달러를 만들었다. 할아버지 세대는 아버지 세대보다 더욱 고생이 많으셨다. 잘 먹고 잘 배운 너희 세대가 2만달러를 만들지 못한다면 이는 전적으로 너희들 잘못이지 할아버지나 아버지 세대의 책임이 아니다. 알아들었느냐?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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