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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여유있게 나이들어 가면서 인생의 후반의 아름다움을 간직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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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로맨스 감성이 요즘 세상을 지배한다는 생각, 들지 않나요.백마 탄 왕자님 스토리인 방송드라마 ‘파리의 연인’, 동명의 순정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풀하우스’, 할리퀸 로맨스 소설이 원작인 드라마 ‘불새’…. 소녀적 감성이 미디어 속에 팔팔 살아 뛰고 있습니다. 인터넷 세상도 마찬가지입니다. 900여만명의 네티즌은 귀여운 아이가 미니룸의 주인공인 ‘순정’한 공간 싸이월드에서 정보 대신 감성을 공유합니다. 이젠 세상이 달라졌나 봅니다. 순정 만화류의 드라마를 비난하던 남자들도 TV 앞에 앉고, 싸이월드에서 예쁜 벽지와 가구를 구입해 홈피를 치장합니다. 여성적이고 로맨틱한 감성이 당당하게 세상 밖으로 뛰쳐나와 화려하게 웃고 있습니다. ○ 당당한 순정 로맨스 20대 후반, 30대는 국내에서 순정 로맨스를 본격적으로 향유한 첫 세대다. 1970년대 후반 TV에서 방영된 일본 만화 ‘ 캔디 캔디’가 지금 30대가 된, 당시 10대 소녀 독자층을 열광시켰다면 ‘베르사이유의 장미’ ‘올훼스의 창’ ‘아르미안의 네 딸들’ ‘별빛 속에’ 등 방대한 서사 구조를 지닌 순정 만화들은 이후 소년 독자층도 함께 끌어들였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그들은 감정 표현이 서툴렀던 이전 세대 남자들에 비해 풍부한 감성을 가진 ‘메트로 섹슈얼’로서 한국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귀엽고 깜찍한 여자가 멋진 남자를 만난다는 1980년대 순정 만화 공식의 드라마 ‘파리의 연인’이 시청률 50%를 넘어선 데는 남자 시청자들의 지지도 한몫했다. 시청률 조사 기관인 TNS 미디어 코리아에 따르면 이 드라마 전체 시청자 중 남자 비율은 39.7%이다. 과거 비슷한 장르의 드라마 시청자 가운데 남자의 비율은 35%대였다. 기주가 이혼남이라는 사실에 대해 남녀 모두 거부감을 갖지 않고 오히려 ‘결혼에 대해 알만큼 아는 현실적인 남자’로 이해하는 것도 달라진 현상이라는 것이다. ○ 곳곳에 부는 순정 바람 ‘순정’ 바람은 일상 곳곳에 반영되고 확산된다. 예전 같으면 “사랑 타령 드라마를 보느냐”고 비난했을 남자들도 ‘파리의 연인’ 주제가를 요즘 20,30대 남자들의 미니 홈피 감성은 다음과 같다. 휴대 전화 컬러링 음악으로 ‘당당하게’ 설정한다. 아내나 애인의 직장에 전화를 걸어 드라마 속 대사를 본따 “우리 애기 좀 바꿔 주세요”라고 스스럼없이 표현한다. 요즘 20, 30대 남자들이 여자 친구와 통화할 때 건네는 첫마디는 “애기야, 지금 바빠?”이다. 요즘 20,30대 남자들의 미니 홈피 감성은 다음과 같다. 하나. 형형색색 당구공을 박스 안에 넣은 사진을 찍은 뒤, ‘사람의 마음이 구슬처럼 보여서 그 색깔을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란 글을 쓴다. 둘. ‘ 여자들이 가지기 원하는 리모콘’이란 제목의 사진을 올린다. 사진 속 리모콘 버튼의 영어 단어를 조합하면 ‘내 목을 애무해 주세요(Rub my neck)’, ‘내게 장미를 사주세요(Buy me roses)’등의 문장이 완성된다. 셋. 무더웠던 날의 시간대별 감상 기록. ○ 사춘기 유혹한 할리퀸 소설과 순정 만화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주철환 교수는 “순정 로맨스에 사람들이 빠져드는 것은 술을 마시는 행위와 흡사하다”고 말한다. 안정적 경제구조와 사회보장제도를 갖춘 서북유럽의 방송에서는 왕자와 공주의 이야기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현실이 각박할수록 사람들은 잃어버린 낭만과 로맨스를 그리워하며 순정한 꿈에 빠져든다. 일확천금(金)보다는 일확천애(愛)를 꿈꾼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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