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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검사로 15세 소년 10년만에 엄마품에 [서울신문/2004-06-12] 건아.엄마야.엄마가 왔어.엄마 얼굴 몰라보겠니.”11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 1층 미아찾기센터.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강건(15)군에게는 10년 전 헤어진 어머니 김희종(55)씨의 얼굴을 기억하는 게 무리였나보다.다시 찾은 아들을 한번이라도 꼭 보듬어 안아주고 싶은 모정(母情)을 아는지 모르는지,건이는 어색한 듯 연신 얼굴을 돌려대고 손길을 뿌리쳤다.▲ 11일 경찰청 미아찾기센터에서 DNA 검사로 10년만에 아들을 찾은 김희종씨가 아들 강건군을 부둥켜 안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10년 동안 아들을 홀로 남겨둔 어머니는 마음이 무너지는 듯 안쓰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연신 아들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미안해.엄마가 늦게 왔어.미안해.”라는 말만 되뇌었다.건이가 5살 때인 1994년 10월.어머니가 정신질환을 치료받기 위해 서울 성북구 길음동의 한 병원에 입원하면서 비극은 발생했다.노원구 상계동 집에서 가스폭발 사고가 발생,아버지는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염색체 이상으로 정신지체 증상을 보이는 건이를 맡겠다고 선뜻 나서는 친척이 없어 건이는 이웃 주민들에 의해 서초구 내곡동 시립아동병원으로 보내졌다.아버지는 4년뒤 숨을 거뒀다.정신질환 치료를 받던 어머니는 2003년 5월 상태가 호전되자 구청과 동사무소 등으로 아들을 백방으로 찾아 나섰다.하지만 쉽지 않았다.가스폭발 당시 동네에 살던 이웃들은 거의 모두 이사를 가 버렸고,‘무연고 아동’으로 신고된 아들의 행적은 찾을 길이 없었다.1년 동안 손발이 닳도록 아들을 찾아 헤맨 어머니는 우연히 경찰청 미아찾기센터가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난 8일 경찰청사를 찾았다.어머니는 경찰의 도움을 얻어 경찰 전산망에 입력된 이름과 나이 등 신상 자료를 검색한 끝에 도봉구 쉼터요양원에서 아들로 보이는 ‘소년’을 찾아냈다.그 길로 요양원으로 달려간 어머니는 ‘소년’의 손톱에서 ‘눈이 번쩍 뜨이는’ 아들의 흔적을 찾아낼 수 있었다.‘소년’은 어릴 때부터 다른 아이에 비해 유난히 뭉툭하고 넓었던 건이의 손톱을 그대로 갖고 있었다.하지만 어머니의 ‘직감’만으로 법적인 친자식이 될 수는 없었다.경찰은 9일 친자 확인을 위해 어머니의 DNA를 채취,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 미아찾기센터의 시설보호아동 DB에 보관중인 건이의 DNA와 대조 작업을 벌였다.지난 10년보다 더 길고 가슴 졸인 만 하루가 흐른 뒤 어머니는 비로소 아들을 되찾았다.“이제 다시는 아들을 놓지 않을 겁니다.”어머니는 뿌연 눈길로 아들의 온몸을 어루만졌다.지난 달 27일 문을 연 경찰청 미아찾기센터는 전국 보호시설의 무연고아동 및 정신지체장애인 8815명과 자녀가 실종된 부모 109명의 DNA를 보관하고 있다.건이와 어머니의 상봉은 센터 개소 이후 첫 케이스다.이금형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은 “전국적인 시설보호아동 DB가 좀더 빨리 갖춰졌다면,모자 상봉을 앞당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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