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정자수다

아니,세상에 내 핸드폰이 냉동실에 꽁꽁 얼어있더라구? 너무 기막혀서 누가 그랬냐구
따질려구 집전화를 찾았는 데...이게 또 어디갔나 그 유무선전화기 사람 미치게 하는 거여..내가 미치고 팔짝 뛰어도 울 애덜 눈하나 깜짝안해? 세상에 엄마가 다 그래다고 덤테기 쒸우지 말라나..근디..난 암말도 못했다..가위들고 다니면서 가위어디 있냐고 묻더래...엄마가 미쳐 보였겠지..그것두 한 두번이면 말도 안한다. 난 요즘 백화점에 차 절대 안끌고 간다.왜그러냐면 지하 몇 층에 세워놓앗나 외워두어도 쇼핑끝나고 내 차 찾는 게 더 큰일인 거야?..야 ..아무래도 이거 중증이지? 어떤 때는 내 주민번호도 캄캄하게 생각이 안나는 거여. 니두 그러냐?  
 
나만 보면 지 신세한탄부터 하는 친구애길 듣다보면 어쩌면 천리안 인줄 모르겠다고 햇다. 그것두 눈이 진짜 밝은 망원경을 쓰지 않고서야 어떻게 내가 그렇게 사는 것을 잘도 알까? 싶어 나두 그랬다.
" 니 어떻게 알았냐?..내가 그러거 던!"
" 뭐?..니두 똑같냐?"
 
야 먀 말마라..나 요즘 차도 못끌고 다닌다 했더니
" 왜 길도 까먹냐?"
" 아니..."
"그럼 나처럼 경비 아저씨한테 맨날 내 차 어디에 있나요 묻냐?"
나는 그게 아니고..도대체 보조키고 차키고 어디에 뒀는 지 찾지를 못한 게 벌써 열흘이지났다고 했다. 남편은 찾아 댕기다가 나만 보면 곰퉁이가 늙어서 이젠 더 심각해진 거라고 맨날 놀리고, 애덜은 얼른 출장자물쇠를 부르라고 해서 전화 했더니 그것두 디게 비싸더라.
 
내 친구 내 얼굴을 한 참 보더니
" 심하긴 심하다아..잉?" 자기가 애긴 한 건 또 까먹었나 보다. 니 어쩔려고 그러구 사냐는 둥.무신 대책을 세워야 하는 거 아니냐는 둥 삼당해 준다.
" 근디 나 요즘 고민이 있다. 차 키말고 또 잊어먹은 게 생각니는 거여.."
" 아니 차 키말고 또 뭘 잊어버렸는 디?" 
"응..에휴..결혼반지가 도대체 언제 없어졌는 지 손을 보니께 허전한 거여.."
내 친구 그제야 내 손을 본다.
또 내 얼굴을 보더니 단 한마디 한다.
" 야야..아무래도 니 저어기 언덕위에 하얀집에 먼저 예약해야 되겄다?"
" 그런 집은 좋은 집이잖어? 비쌀텐디?"
 
나에게 굴밤 한대 쥐어박는다..
"어휴..미련한 맹추야..그게 정신과라는 거여?병원? "
 
아무래도 이젠 미련한 곰퉁이에서 깜박깜박 점멸하는 상태 안 좋은 노후에 접어든 곰이 되나보다..그치? 그러냐? 했더니
내 친구 한심하다듯이 또 쳐다본다.
내 손가락은 허전하다.지금도...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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