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정자수다

참 이상도 하다...
남들은 덥다고 난리인데 왜 난 덥지가 않을까...
그늘 끝에 앉아서 이런 생각을 하는 나는
다른 생각을 주지 못했다.
사실 눈치도 보인다.
그 비싼 에어컨은 다들 끼고 여름을 나는데
나는 십년 된 하늘색 선풍기만 탈탈 돌리고 있다.
그런데도 덥지가 않다.
 
그래서 난 우리집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어디서 누가 시원한 냉기를 보내주는 게 아닐까 하고.
진짜 있었다. 냉기를 머금고 솔솔 뿌려주는 냉매제가 있었다.
바로 흙이다.
 
우리집은 지은지도 한 육십년 넘은 흙벽돌로 지은 집이다.
아마 그 당시엔 모두 흙벽돌을 만들기 위해 동네 장정들은 볏단을 이고.
황토흙을 고르고 마당 한가운데에 맨발로 짓이겨가며 노동요를 부르는 사내들이었을 것이다.
머릿돌을 곧추 잡고 서까래며 기둥이며 쪽마루를 마름질 하면서 
이엉을 엮는 손놀림이 기민하여 영차 영차 올려주는 초가지붕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두세대를 겪은 집인데
새마을 운동덕분에 초가지붕만 훌러덩 벗기고, 지금은 파란 함석지붕으로 치장을 하였다.
내가 이 집주인이 된 것은 벌써 팔년째인데
살면 살수록 전에 살던 집주인들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지는데
그게 여름이나, 한 겨울은 더욱 유별나다.
 
물은 지하수인데, 여름이면 얼음 탄 냉장고 물보다 더 차갑다.
오죽하면 물 받아놔서 햇볕에 약간 데워진 물로 목욕을 해야 한다. 
안그러면 이빨 덜덜 떨며 보일러를 틀어야 한다. 추워서...
반대로 겨울엔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미지근한 더운물이 나온다.
설겆이를 오래 하다보면 손이 시리지도 앉고 그저 그대로의 온도를 유지하는 자연 온수지하수다.
집이 이러다 보니 전기요금이 별로 안 나온다. 한달에 많이 나와야 만 오천원도 안된다.
이것도 한 여름에 쓰는 전기요금이다.
 
난 이집에 대해서 무척 고맙다. 고마운 것들 중에 첫번째라면 
다른 부대시설을 하지 않더라도 습기나 건조함을 늘 자동 조절해주는 흙이다.
왜 우리 조상들이 그 단단한 돌로 집을 짓지 않고, 흙으로 나무로 집을 지었는지 살아보니 알겠다.
그 흔한 아파트가 요즘은 재산으로 간주되고, 부의 척도가 되는 주택이 당연하다.
사람 사는 것이 곧바로 부와 연결 되는 세상이다.
한 가장이 먹여 살리는 곳이 바로 집 안의 행동지침이다.
의식주가 사람의 체면과 생각과 양식을 결정하는 요즘은 이 집과 먹고 사는 것에 모두 집중되어 있다.
그럼에도 모양새가 요즘 것이 아니라고 흔적 없이 재개발하고, 모두 한쪽으로 몰아서 안하면 당신 바보니? 묻는 세대다. 우리는 겁없이 재개발과 문명을 개척한다. 물론 살아야 한다는 동기는 같지만.
 
애기가 옆으로 새었지만, 난 이런 생각과 조금 비틀어져 있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보존하자는 차원은 아니다, 단지 조금 걱정되는 것은 나의 세대 이후 후손이다. 과연 그들은 우리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같은 문명을 보물로, 아니면 박물관에 박제화 시키면서까지 길이 길이 기념을 해줄까.
 
 나같이 살면서 애용 해주면서 그래 그래 이러니 여름에도 시원한 바람을 안고 사는 천연의 집이니 더울 리가 있나 하면서 조상 세대를 존경하며, 제사 지내듯이 기억을 해줄지 그게 궁금 한 것이다.
혹자는 물로 갈 수있는 자동차는 이미 개발이 끝났지만. 지금 지구엔 아직 기름이 많아 그거 다 팔리면 물도 기름처럼 팔아서 자동차 팔고 비행기 팔 시대가 조금 있으면 열린다고 하는데.
 지금도 물과 기름은 없으니 아껴서 , 이 다음에 물도 돈주고 사서 자동차 시동 건다? 무슨 코미디가 이렇게 재미있을까 싶다. 하긴 그런게 지금도 말도 안되는 일이 버젓하게 벌어지고 있는데도 할 말을 못하는 세상이다.
 
 우쨋든지 지금은 기름이 존나 비싸다. 그런데 그 기름값보다 더 비싼게 세금이다.
말이 나라지 국가인지 모르겠으나. 이건 나라국가전문주식회사 라고 부르고 싶다.
대한민국이던 조선이던 고구려던 모두 한 자리에서 들고 나던 나라이다. 주소만 안 바뀐 집이라면 지구가 받쳐주는 삼개면이 바다로 향한 것은 변함없는 백두산과 같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에 미국에 의해 나라 갈린다고 해도 별 다를 게 없는 것이 지도다.
화산폭팔을 하여 바다밑에 꼴가닥 잠긴 섬이라면 행방이 묘연하다면 지도에서도 사라지는 것은 당연 할테고.
 
 이런 나라주식회사에 공무원들 월급줄려면 열나 세금을 거둬들여야 수지타산이 맞는 다는애긴데.
당기순이익이니, 영업이익이니, 적자니. 채무니 이런 말 순 기업에서 쓰는 결산재무재표인데, 우리는 이런 말을 정부에서 애용하는 것을 늘 본다. 세금 거둬들이면서 빚은 또 얻으러 다니니, 그게 안되니까 돈 거둬들일 명분을 연구한다.
 
 그래놓고 나라사랑하란다. 국가를 위해 이바지하기 위해서 언제는 애낳지말라고 피임하라고 공짜로 일렬로 줄 세워 해주더니 지금은 애만 낳으면 돈준다는 세상이니, 여자인 나도 참 디게 헷갈린다. 돈으로만 해결할려는 것이 영낙없다. 헌법으로 얼른 남자들도 육아휴직수당이라든가, 육아전담을 근거로 법을 만들어 논다면. 또 모를까. 하긴 지금도 애 낳는 여자들이라고 우습게 여기는 남자들이 더 득세다.
 
 노후연금을 줄테니 돈내란다. 무슨 국민이 어디 다이어트클럽 회원처럼 보이나 보다. 주려 짜면 나오는 행주처럼 착각을 했는지도 모르지.
 
 나의 노후는 나라주식회사에 부탁하고 싶지 않다. 하긴 내가 이십년전에 이십년후를 미리 걱정하고 안 살지 못살지 점을 친다고 해도 지금과 달라질 상황은 전무하다.
 
조금 기대되는 것은 물 한바가지 넣고 비록 느리더라도 잘 굴러가는 자동차나 한 번 타봤으면 좋겠다. 한 바가지에 천원이라도 먹는 물 그냥 붓기만 해도 차가 굴러간다는 세상이 곧 온다는 거 아닌가? 헤헤.. 그럼 공해도 없겠네. 기대가 된다.

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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