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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나의 취미이며 나의 친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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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ae)
문학을 좋아하는 아줌마예요. 마음은 항상 18세랍니다. 생각해보니 우리 주변에는 감사할 일이 참으로 많네요. 큰 걱정 없는 자잘한 일상도 감사하고, 아침에 눈을 뜨면 눈 앞에 펼쳐진 모든 것이 아름다워요.
문화/순수예술/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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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상(船上)에서의 하루 박영애 바다 택시 쿠르즈. 평일에는 부산과 일본 오사카를 왕래하고 주말에는 부산 앞바다를 도는 유람선이다. 지난겨울 아이들이 방학을 맞아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던 어느 날 오후 네 시쯤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해 팬스타주말쿠르즈를 타게 되었다. 한 사람당 승선비로 많은 돈을 지불해야했지만 처음으로 타보는 화려한 여객선의 규모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간 여행지에서 타 보았던 배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배이다. 대형버스가 쑥쑥 드나들고도 남는 어마어마한 규모에 위압감마저 느껴졌다. 터미널에서 버스로 이동해 배 안에서 내려 객실로 가기 위해 한참동안 가파른 계단을 올라 긴 복도를 따라 걸었다. 중간중간에 파란 눈의 외국인 승무원들이 친절하게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바비인형처럼 늘씬한 몸매를 가진 승무원들은 조금은 서툰 한국어로 ‘안녕하세요?’하며 공손하게 인사를 한다. ‘예, 안녕하세요!’하고 응대하며 로비로 향했다. 배를 탄 후 제일 먼저 들른 그곳은 붉은 색의 고급스러운 양탄자가 깔린 이벤트 홀이다. 깔끔한 정장차림의 직원들이 부지런히 오가며 손님맞이에 한창이다. 중앙에 손님들을 위한 간단한 다과가 마련되어 있어 도착하는 사람들마다 바삭한 과자를 집어 먹으며 배 안의 분위기를 살피기에 바빴다. 홀 가장자리에는 캔 음료 자판기와 온 음료 자판기 등이 있었는데 안내문과 가격표 등이 모두 일본어로 되어 있어 마치 일본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걸을 때마다 느껴지는 카펫의 푹신함과 붉은 색의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영화 ‘타이타닉’을 연상케 했다. 지하에는 기관실이 있고 그 위로 객실이 3층 정도 있다. 객실은 좁은 통로를 사이에 두고 나뭇잎 같은 문들이 다닥다닥 붙은 방이 수십 개씩 늘어서 있다. 우리가족은 침대가 네 개인 4인실에 투숙하게 되었다. 한 사람이 누우면 약간의 여유가 있는 침대는 잠자기에 안성맞춤인 크기로 개인마다 켤 수 있는 꼬마전등이 머리맡에 달려 있고 커텐을 치면 침대가 하나씩 독립되는 형태였다. 객실과 배의 머리 사이에 식당과 이벤트 홀이 자리 잡고 있으며 객실 위로 올라가면 작은 카페가 있어 늦은 저녁에는 외국인으로 구성된 쿠르즈호의 전속 가수의 노래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 제일 꼭대기에 위치한 갑판은 하얀 색의 안전펜스가 둘러쳐져 있어 그곳에서는 영화 타이타닉하면 떠오르는 그 유명한 포즈를 연인과 함께 두 팔을 벌리고 재현해 볼 수 있는 단이 마련되어 있다. 짐을 풀어 대충 정리하고 식당으로 가니 뷔페식의 저녁식사가 멋진 테이블에 셋팅 되어 있었다. 배는 물 위를 미끄러지듯 천천히 운항하고 있었다. 동그란 모양의 창문을 통해 출렁이는 파도와 일몰의 장관을 보며 근사한 저녁식사를 했다. 식사시간동안 식당 앞의 무대에서는 까만 무대의상을 입은 외국인 악사들이 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현악기의 부드러운 선율이 음식의 맛을 한 층 더 돋구어 주었다. 저녁식사 후 이벤트 홀에서는 멋진 쇼 프로가 이어졌다. 우리가족은 적당한 곳을 골라 앉았다. 코가 뾰족한 러시아 무용수들의 현란한 무용이 펼쳐지며 관람객들은 넋을 잃었다. 아크로바틱, 판토마임, 쌈바, 캉캉, 전자기타연주 사회자의 익살스런 말솜씨 등 한 순간도 구경꾼들에게 틈을 주지 않고 이어지는 쇼에 모두들 박수 갈채를 보냈고 앵콜을 외쳐댔다. 감동과 긴장감, 눈물이 날 정도의 익살스런 연기에 몰입하다보니 시간가는 줄 몰랐다. 뒤풀이로 승객들을 위한 노래자랑 대회가 열렸다. 사회자의 소개로 참으로 여러 지역의 손님들이 모여 있음을 실감했다. 총 승선인원이 4백 여 명인데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구미 등 많은 곳에서 그 배를 타기 위해 모여들었다. 가족 단위의 손님과 친목회 모임 등에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결혼기념일, 부모님 칠순기념여행, 자녀들의 졸업기념 등 다양한 사연을 안고 탄 승객들은 저마다 행복한 표정들이었다. 노래자랑대회는 저녁을 먹기 전부터 카운터에 미리 참가신청 접수를 받아놓은 터였다. 아마츄어들의 소박한 노래솜씨가 듣는 관중들과의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해 분위기는 전국노래자랑 분위기였다. 젊은 출연자의 섹시 발랄 댄스를 곁들인 재즈와 중 장년 층의 발라드와 트롯트의 대결이 펼쳐지고 노래대결 사이사이로 출연자의 사연이 소개되고, 결혼할 무렵 제대로 하지 못했던 출연자의 프러포즈까지 다양한 분위기가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했다. 칠순노모를 위해 여행을 준비한 자녀들의 사연이 소개 될 즈음 관람객 모두는 자식 된 마음으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나도 금새 시야가 뿌옇게 흐려졌다. 요즘 들어 나는 모든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고 예전에 비해 작은 일에 감동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아픔을 겪은 시간만큼 평범한 것의 소중함이 절실한 것 같다. 쇼가 끝난 뒤 그 열기가 채 식지 않아 발그레하게 상기된 얼굴로 관람객들은 출연자들의 빼어난 노래와 춤 솜씨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갑판 위는 바람이 강하게 부니 보온에 유의하라는 안내방송에 따라 우리 모두는 목도리를 감고 옷깃을 단단히 여민 채 요리조리 좁은 통로를 통과하고 계단을 올라 갑판 위로 올라갔다. 바닷바람이 거세게 불어 사람들마저 날려버릴 기세였지만 저 멀리 광안대교의 야경이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외국 어느 바다의 야경 못지않게 멋이 있었다. 거센 바람에도 아랑곳없이 불꽃축제는 시작되고 화약연기를 날리며 연신 쏘아대는 불꽃, 너무도 황홀한 밤이었다. 감동에 겨워 눈물이 났다. 까만 바다 위 가족과 함께 구경하는 불꽃놀이에 더 이상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 넓은 하늘 위에 오색찬란한 무지개처럼 검은 하늘을 수놓는 현란한 불꽃의 장관은 보는 이들을 거의 무아지경에 빠지게 했다. 구경꾼들은 연신 ‘와’하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곳곳에서 불꽃이 터질 때마다 그 불꽃에 의해 드러나는 연인들의 포옹한 모습, 손에 손을 맞잡은 중년부부의 모습, 머리가 하얀 어머니를 감싼 자식들의 아름다운 모습 셀 수 없는 하트 모양이 수없이 줄줄이 하늘로 오르고 있었다. 정말 낭만적인 밤바다 갑판 위의 풍경이었다. 불꽃놀이가 끝난 후에도 사람들은 한참동안이나 자리를 뜰 줄 몰랐다. 그 감동적인 순간을 오래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서 일 것이다. 영화 타이타닉의 새가 나는 포즈를 재현 해 볼 수 있는 단에서는 연인들의 뜨거운 포옹장면이 포착되었다. 그 모습을 보는 사람들의 표정이 가지각색이다. 중년주부들은 부러운 듯 빙그레 웃고, 노인들은 민망한 얼굴로 자리를 뜨고 있었다. 아이들의 성화에 우리부부도 한 번 그 포즈를 흉내내 볼까 하다가 결국은 멋쩍어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배 안에 있는 사우나 실에서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흥분 된 마음을 가라앉히며 잠자리에 들었다. 모든 것이 아늑하고 편해서 배 안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마치 고급호텔방에 누워 있는 것 같았다.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는 걸까? 문득 러시아 형식주의자 슈클로프스키의 ‘낯설게 하기’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전혀 다른 환경에 놓여지게 된 자체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변화 없는 일상에서 가끔은 멀미를 느끼기도 했는데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체험들, 사람들 사이에도 이런 색다른 체험이 필요하다. 색다른 체험은 생활에 활력을 준다. 시야가 넓어지고 너 넓은 곳을 향해 바라보며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도 매일 똑같은 분위기의 옷차림보다는 가끔씩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 평소에 하지 않던 표현과 애교, 또는 변화 된 헤어스타일 등으로 평소의 모습에서 탈피해 변화를 시도해 보는 것도 무료한 삶에 활력소가 되리라 생각한다. 한참동안이나 생각에 젖어서 그냥 지나칠 뻔 했는데 물 위에 배 가 떠서 천천히 욺직이는 관계로 방 안에서는 약간의 롤링(rolling)이 느껴져 잠자기 위한 조건으로는 그만이다. 여행의 고단함 때문인지 잠이 드는가 싶었는데 눈을 뜨니 아침이다. 창문도 없는 방이라 불을 켜고 손목시계를 들여다보고 나서야 아침6시가 되었음을 알았다. 안내방송을 듣고 간단히 세수한 뒤 서둘러 식당으로 가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어제 저녁과는 달리 아침은 신선한 야채가 많았고 우유와 빵도 준비되어 있었다. 물을 마시려고 고개를 드니 햇살이 눈부셨다. 일출이 시작된 것이다. 배 안에서 식사를 하며 보는 일출, 흔하지 않은 일이라 무척이나 감동스러웠다. 일출의 장관을 보느라 식사는 뒤전이었다. 사전에 한 마디 예고도 없이 깜짝이벤트로 이번 여행을 준비한 남편의 마음 씀이 참으로 고마웠다. 새해에도 저 멋진 일출처럼 우리가족에게도 멋진 일들이 많이 생길 것이라 기대한다.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낯설게 하기는 언제나 환영이다. 오늘같은 신선한 충격을 자주 맛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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