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씨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

아무도 몰랐었습니다.
 
2004년 12월 26일.... 
세기의 대재앙은 우리에게 일말의 예고도 없이 왔다 갔네요.
무한할 것 같은 인간들의 능력을 조롱이나 한듯 말입니다.
평생 단한번의 해외 여행이 마지막이 되어버린 어느 어머님과의 이별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습니다.
...
...
제 30대 중반의 어느날...
아이들과 양가 부모님들을 비롯 그 모든 가족들이 건강을 보장 받으며 웃고 있던 그날(?),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이들중 어느 누구하고와의 준비되지 않은 이별이 내게 온다면?' 하는.....
 
간간이 떠오르던 이 두려움을 전 얼른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며 내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곤 했었습니다.
생각조차 하기 싫은 이 이별을 준비한다는 건 어느 누구에게나 분명히 무섭고 버거운 것이겠죠.
 
결국,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영원한 이별(?)...'
누구나가 감당해야 하는 큰 아픔인 것을 저 역시 준비되지 않은 채 맞이했었습니다.
 
영원히 남편의 울타리가 되어줄 것만 같았던 시아버님과의 갑작스런 이별(?)를 시작으로 상상조차 하기 겁났던 사랑하는 가족과의 '사별'이란 걸 첫경험하게 되었고,
그걸 시작으로 전 1 여년 사이 시어머님과 저희 친정아버님과의 갑작스런 사별로 감당할 수 없었던 절망과 슬픔으로 지낸적이 있습니다.
 
"난 지금 꿈을 꾸고 있는거야... 이건 꿈이야.... 빨리 깨어나야 하는데.. 어떻하지?" 하는 현실에 대한 강한 부정과 함께 말입니다.
 
처음 한꺼번에 겪는 이 무서운 이별들로 전 세상이 끝인줄 알았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일상은 어느덧 또다시 제자리로 찾아가고 있더라구요, 어쩔수 없는 인간이기에....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고, 반드시 있게되는 이 '이별'을 위해 준비(?)란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두에게 꿈이길 바라는 이 상실의 슬픔이 곧 닥칠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우린 오늘도 준비하지 않은채 그저 각자의 주머니에 물욕과 욕망만을 채우며 살고 있네요.
 
거죽(?)까지 벗어 먹여주고, 입혀주고 이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우리의 부모님께 우리가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요?
 
이별을 하기전에 분명 뭔가를 해야 할텐데 말입니다.
 
버거운 노후(?)가 될거란 걸 알았다면 거죽(?)은 남겨 두셨을까요? 그분들이?
 
한없이 이기적이기만 한 '자식'이란 이름으로 살다가 한없이 희생적일 수밖에 없는 '부모'란 이름을 달고 보니 이제야 아주 조금 깨닫게 됩니다.
 
우린 이별을 위해 이제 이 작은 준비들은 해야 하지 않을까요?
 
'자식'과 '부모'가 주는 세대적 사고의 차이로 오는 갈등이 있을지라도 '자식'이기에 해야 하는 순종과....
 
거죽(?)도 남지 않은 '부모'이기에 자주 안아 드리는 가슴이 전해지는 포옹과....
 
'부모'이기에 감추는 모든 어려움을 모른척 하지 않고 먼저 헤아려야 하는 지혜와....
 
힘과 희망이 더 많이 남아있는 '자식'이기에 '부모'의 짐을 덜어 드리는 짐꾼이 되고...
 
가려우신 등(?)을 시원하게 문질러 드리는 '효자손'이 ....
 
된다면 어쩜 제가 먼저 겪게 되었던 이별의 커다란 후회는 덜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죽음으로 인한 이별은 끝이 아닙디다...
가슴속 깊이 자리 잡고 늘 항상 함께하는 '사랑'이란걸...
이제야 알게 되었죠.
늘 '후회'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리석은 우리들이지만 전 가끔은 잊지않은 이 '다짐'들로 맘의 짐을 덜으렵니다.
 
"자식이란 부모가 돌아가시고 나서야만 철이 드는것 같구려..."
라고 하신 어느 무덤 앞의 70대 할아버지의 독백이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요???

토니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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