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 가기
ㅣ
내 블로그 글쓰기
ㅣ
내친구 블로그
로그인
ㅣ
블로그 산책
ㅣ
씨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
이 세상 지혜로운 모든 아줌마들을 위하여!!!
http://blog.azoomma.com/nayamina/
블로그
|
일기
|
프로필
|
방명록
|
흔적
|
RSS 구독
이웃블로그 (0)
[
신청하기
]
|
즐겨찾기 추가
Honey! H...
(nayamina)
선인장 아줌마 씨애틀에서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들....
카테고리
전체보기
(149)
선인장 마을 이야기
(42)
선인장 아줌마가 쓴 편지
(7)
사진이 실린 이야기
(10)
퍼온 질(?)좋은 글들
(19)
강한 어미의 마음
(15)
뒤 돌아보니
(21)
씨애틀 이야기
(25)
생활 속 지혜
(1)
기본 주제방
(9)
제목+내용
닉네임
태그
검색
최근 방문자
백하산
즐겨찾기
강가네집
어설픈 헐랭이네 ...
처음
친구가 되고파
퍼붓는 소나기
딸부자네 이야기&...
희,노,애,락(삶...
아 이 비
아기천사
나무일기
차향이 머무는 뜨...
해 사 랑
머리와 가슴은 ...
행복의 탑 쌓기...
즐거운 수다가 있...
영원한 것은 없다...
봄의 길목의 둥지...
씨밀레(영원한 친...
마이 블로그
봄을 좋아하는
상아의 뜨락
코난의 일상
행복
봉우리
유선맘 짱
향싼종이엔 향내가 ...
Hi, Beauti...
행복하고픈 맘들오세...
강춘의 남자, 여...
우리 아이들 영어...
앤의그림일기
최근 덧글
씨애틀에서
씨애틀에서...
씨애틀에서...
씨애틀에 날아온 그녀들...
씨애틀에서...
씨애틀의 '엄마방'
인생학교 재학중
속도 위반의 댓가
씨애틀로 돌아오다
친정 나들이
today
0
| total
2331
63
명에게 즐겨찾기
0
회 스크랩 되었습니다
loading..
엄마의 특별한 겨울 외모가 유난히 엄마와 많이 닮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래전 나는 그런 엄마에게 십대답게 반항을 하곤 했었다. 십대들의 삶 대부분이 그렇듯이 이유같지 않은 이유들로 인한 일방적인 불평 불만으로 엄마 얼굴에 주름을 새겼던 적도 많았다. 이제와 새삼 그것들이 부끄러워지는 건 아마도 엄마의 인생이 겨울에 와 있기 때문이지 싶다. 가끔씩 들춰 보는 손때 묻은 사진첩 속엔 내 웨딩 드레스 보다 더 하얗게 보이는 간호복을 입은 낯선 엄마의 모습이 있다. 결혼과 동시에 일을 그만 두셨기 때문에 간호사였다는 건 이런 사진과 간간이 들려주셨던 아빠의 연애담 만으로 믿어야했다. 사고로 입원하게 된 환자와 간호사의 만남은 소설속 주인공 만큼이나 애틋했었고, 결국엔 사랑의 결실을 맺고 따뜻한 봄볕을 받으며 꿈틀거리는 인생의 꽃봉우리들을 하나 둘씩 피우기 시작했다. 사과 궤짝으로 부엌 찬장을 대신하고, 단칸방 한 가운데 커튼을 치며 동거했던 어린 시동생들과 발이 맞닿았어도 행복했던 엄마의 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새싹이 나는 계절답게 우리 삼남매가 하나 둘씩 태어났고 누가 일러주지 않았어도 엄마는 우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잦은 아빠의 사업 실패로 식당업을 하시며 늘 피로를 어깨에 지고 다니셨음에도 엄마의 웃음은 환한 보름달 같았다. 며칠에 걸쳐 수백포기의 식당 김치를 담그셨던 엄마의 모습은 항상 경쾌한 리듬을 탔다. 그런 엄마의 억척스러움은 어미의 본능도 있었지만 어쩜 아주 어릴적 피난중에 헤어진 외할머니에 대한 절실한 그리움이기도 했었을 것이다. 길지않은 엄마의 고생은 보상이라도 받듯 생활이 안정되어 갔고 세들어 살던 지하방에서 자그마한 단독주택으로 이사하던 그날, 젖은 물걸레는 엄마의 손을 쉽게 떠나지 않았다. 대문 옆 작은 장독대 위에 올망 졸망 놓인 항아리 뚜껑을 열어놓은, 장이 담긴 독안에 뜨거운 여름 볕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한 엄마의 여름은 장마철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 같은 삶의 절망과 맑게 갠 하늘같은 행복 사이를 바쁘게 드나들었다. 어느새 하늘이 조금씩 높아지고 세상이란 나무에 달려 있던 낙엽들이 하나 둘씩 떨어지는 가을이 엄마에게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아빠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사십여년 함께 살아오며 자란 미움보다 사랑을 기억하게 해 주었다. 그해 엄마는 자연의 섭리에 의해 떨어지는 한잎의 낙엽으로 인해 참 많이 슬퍼하셨다. 그래도 엄마의 가을은 위로를 잊지 않았다. 평생 일궈온 삶의 수확인 여러명의 손주들로 인해 소리없이 떨어지는 낙엽들에 대한 아쉬움을 잊을 수 있었고, 추수를 마친 농부처럼 마음의 부자가 되었다. 이제 가을해는 조금씩 짧아져 가고 있다. 계절은 소리없이 바뀌어도 엄마는 신기하게도 겨울이 오는 소리를 미리 듣고 월동준비를 했다. 연탄광을 채우고, 땅에 묻은 항아리속에 김치를 그득 담아 두었다. 그리고 긴 겨울밤에 먹을 고구마를 구워놓고 아랫목에 깔아 놓은 따뜻한 이불속으로 우리를 부르셨다. 그날 밤도 엄마는 밤새 걷어차는 우리의 이불을 덮어주었고 찬바람이 새어 들어오는 문에 창호지를 또 바르셨다. 이런 엄마의 겨울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고 믿었다. 하지만 엄마의 키가 자꾸 줄어드는 것처럼 어느새 달라져 가고 있다. 연탄재를 갖다 버릴필요가 없고, 밥사발은 더 이상 아랫목에 묻어둘 필요가 없다. 이제 익숙한 엄마의 겨울이 긴 밤과 함께 어둠속으로 가려나보다. 웬지 엄마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 추억들을 하나씩 가져다 곡간에 쌓으시려는 모양이다. 다가오고 있는 긴 겨울밤을 위해 준비하시지 싶다. 문득 작년에 사다 심은 작은 고추 모종에 쓰러지지 말라고 세워놓았던 받침대가 떠오른다. 제법 열매가 하나 둘씩 달리면서 자란 고추나무에 가려져 있던 그것은 어느새 제 역할을 다하고 숨겨져 있었다. 훌쩍 자란 모종에 보잘 것 없이 기대고 있던 그 받침대가 흡사 부모의 모습과도 같다는 슬픔이 스며든다. 영원한 버팀목인줄 알았는데 어느새 우리가 부모의 버팀목이 되어간다. 오늘 병원 접수처에 내민 의료 보험증서를 보니 엄마의 이름 석자는 어느새 보호자인 오빠의 부양가족란에 기재 되어 있었다. 줄어든 키처럼 그것이 아주 작게 씌여졌다는 것을 지금이라도 깨닫게 됨을 감사한다. 우리를 보호해 주었던 엄마의 봄, 여름, 가을처럼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담요 한장 준비하련다, 엄마의 특별한 겨울을 위해서…
부모
,
엄마
,
겨울
덧글
(15)
|
트랙백걸기
|
추천하기
신고하기
이 게시물을..
[1]
2
3
4
5
6
7
8
9
10
제목 + 내용
이름
태그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