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오늘이 있어 행복합니다

손바닥만한 포플러 잎이 휘휘 휘저어지듯 흔들립니다.
상쾌한 느낌의 저녁바람이 힘을 과시하듯 커다란 잎을 마구 흔들어댑니다
 
쪼그리고 앉아 ,,,포플러 이파리는...
퉁하고 코를 살짝 치고 달아나는 코에익은 향기가 노래를 멈춰버리게 합니다
 
뒷산 자그마한 언덕위에 즐비하게 늘어선 하이얀 꽃무덤으로 눈이 꽂힙니다
그래..저거다..저거..
 
꽃핀을 꽂아둔모양으로 다닥다닥 붙은 작은 송이송이..
어느새 뚜벅뚜벅 논두렁을 기어오릅니다.
 
쟁기로 갈아엎은 울퉁불퉁한 논바닥을지나고,
물이 괴여 푹푹빠지는 논 귀퉁이도 지났습니다.
 
산골짜기에서부터 내려오는 어둠아래 눈내린듯 소복소복 피어있는 찔레꽃..
코를 자극하는 진한향이 마음을 설레이게 합니다..
 
뿌리쪽으로 손을 넣어 뽈긋뽈긋한 새순을 찾았습니다.
어릴적 보았던 똬리튼 뱀모습에 잠시 주춤했지만 그것도 잠시 스친 생각이었습니다.
 
부드러운 부분에서 톡 잘랐습니다.
생명의 물기가 쪼르르 흘러 내리는 찔레순을 쭉쭉벗겨 한잎 베어물었습니다..
 
맛이요?
..기가막힌 맛이었습니다....교복엉덩이에 묻힌흙 툴툴털어가며 꺾어먹던 찔레는.
지금은 그맛이 아니었습니다...
수년간 달콤한 맛에 길들여진 혀가 맛있다 말하지 않았습니다.
 
한잎 베어무니...혀 짧았던 소꿉친구 영자 생각이 나게 했습니다.
또 한잎 베어무니..날 부를때 문디가시나라 했던 책가방 뒷주머니 가득 찔레꺾던 
정숙이 생각도났습니다.
 
뽕도 따야하고, 누에뽕도 줘야하고, 꼴도 베야하고..
학교가는 뒷꼭지에 대고 엄마는 학교갔다와서 할일을 조목조목 일러 주십니다.
 
엄마소리가 하루종일 귀에 맴돌아 갈길재촉하는 우리에게
진한 찔레향의 유혹은 뿌리치기 힘든 이브의 사과였습니다.
 
여린찔레순에 정신을 빼앗겨, 비탈진 언덕배기를 기어올라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엄마생각도,까만 교복이 흙투성이가 되는것도 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그래도 뒷매는 무서웠습니다..
부엌에서 탁탁 소리를 내며 타는 나무소리에 묻혀 방문을 살짝열고 몰래 집으로 숨어듭니다.
 
언제 온기고??
방금.......기어들어가는 목소리에 엄마의 잔소리가 귀를 쨍쨍울립니다.
 
이놈의 자슥이 이것도 해야되고 저것도 해야되고 할일이 많은데..
부지깽이를 톡톡치면서 넑두리를 해댑니다.
 
구렁이 담넘어가듯 슬며시 부지깽이를 뺏아 들면
당연 KO승을 따냅니다...
 
찔레향은 시골에서 자란 우리들의 추억의 한 토막입니다...
찔레향은 맡으면 마음이 설레어 한번 쓰다듬어 보게 됩니다..
 
찔레향 가득한 오월에 아름다운 꿈 꾸십시요..

찔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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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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