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정자수다

아줌마가 집에서 돈도 안 벌고 팽팽 놀다보면 당연히 눈치 준다.
요즘 남자들 돈 버는라 머릿털 빠지고 허리 분질러져도 당연한거라고
현대사회는 결정하는데.
남들은 돈 버느라 눈 휘둥그레 뜨고 다니는데 니는 뭐하냐?
밥은 그냥 거저 먹으라고 자동생산 된 건 줄 아냐?
니는 밥충이냐?
헤헤..내가 벼라별 빈축을 들어도 다 참는다.
 
아프기만 해 봐라..그 때 두고 두고 복수를 할 거다.
니 나에게 뭐라고 했어? 이 다음에 늙으면 녹취 했다가 한 이십년 후에 틀어 줄 것도 많다.
애덜에게 잔소리 한거 콩알콩알 다 기억 해두기는 벅차니께 여기다가 저기다가 벽이란 벽엔 다 낙서하듯이 콩알만하게 적어 놓고, 잊을 만하면 또 되새김질 하듯이 읽어내면
노후가 심심하지 않을 거다.
 
그런데 요즘은 이혼보다 더 간단하게 혼자 되는 과부가 많다. 즉 사별이다. 원체 스트레스가 무성하게 전염병처럼 퍼지다보니 과로사에, 같이 잤는데 깨보니 남편이 심장마비로 이미 저세상으로 갔다고 엉엉 우는 아내가 신문이나 뉴스에만 안 나오지, 우리 근처엔 공공연히 벌어지는 상황이다. 거기다가 교통사고로 느닷없이 병원에서 사망통보를 받기도 한다.
 
이래 저래 돈 많이 벌다거 알콩달콩 잘 살아 볼려고 결혼 했는데. 사랑하는사람이 세상천지 그런 웬수가 없다고 평생 으르렁 거리는 부부를 우연히 알게 되었다. 자식 때문에 할 수 없이 체면치레로 같은 지붕에 각 방 쓴지 십년째 인데.
 
남편이 나이와 아내 나이는 동갑이고 보니 매사 의견도 동갑처럼 같아야 한다는 식으로
평행선 달리는 싸움만 하다가 어느날 남편이 뒷목이 땡기고 흔들거리기도 하고 어지럽다고 하더란다. 덜컥 겁이나고 이러다가 웬수 한 번 갚지 못하고 생과부 되어서 후회가 막급하면 어쩌나 했다는 데, 우연히 내가 생각 나더란다. 심심하면 남편 머리 끄댕이 잡으면 돈 벌어요! 내가 그랫다나...
 
득달같이 찾아 온 그 발걸음에 나도 반갑게 인사를 했는데..
" 저기 우리집 양반이 이상혀..잠도 못자고 가끔 어지럽다고 하고 그러는 디...이럴 땐 머리끄댕이를 잡아야 되는 겨?"
 
후후..급하긴 너무 빠른 고속이다. 말도 어찌 빠른지...
제가 한 번 시범을 보일테니 따라 해보셔유...
 
먼저 뒷덜미라고 하죠..거기가 우리 부교감이라던가 뭔가 신경들이 죄다 모인 곳인디
여기에 있는 머리카락을 한 웅큼씩 잡고 땡기면 그제야 안 움직이는 신경들이 잠 깨어나는 것처럼 움직인데요. 근디 여기가 굳으면 중풍도 오고 치매도 걸린다고 하니께 그저 아무데나 머릿털을 무조건 잡아서 땡겻다가 놔주고 주먹으로 탁 탁 두둘기고 하면 일단 어지러운 거나 뒷목이 뻣뻣한 거 응급치료한 겁니다. 
 
아줌마는 남편이 웬수라면서유? 허허 웃으신다.
그래도 미운 정 고운정 다 버무려서 산 세월에 장사 없다.
그래도 어쩌랴.
 
그래도 건강해야 서로 편안한 노후를 보장 해주는 거다.
응 그렁께 무조건 땡겼다가 두둘겨 패라? 안 아픈가?
쎄게 하면 아프고. 좀 이쁜 짓하면 덜 하고 그럼 되쥬....
그려 그려 알았어..근디 나도 그렇게 땡겨 줌 안될거나?
 
아유..인제 서로 해 줘야 되유.... 남편만 팰 거예유? 인제 서로 웬수니 악을 쓴다고 해도 열 자식보다 훨 나아유..있을 때 서로 패줘야 한다니께!
"잉..알아 먹었당께..그나 저나 이 은혜를 뭘로 갚을까? "
 
그저 건강하게 병원을 멀게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사시면 웬수 갚는 거다 생각하면 됩니다. 헤헤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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