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촌장과 시골아낙

날씨가 영 아줌마인 나를 자꾸만 옛날로 밀어 부친다.
그 옛날 깔깔거리고 노닐던 학창시절과 미혼시절의 나의 밝은 모습들이...
지금의 나는 과연 무엇인고???? 마누라,엄마,며느리....아무것도 구애됨이 없이 오로지 나혼자이고프다.
현실에 만족하며 남편에게 애교스런 아내로,아이들에게는 언제나 존경받는 엄마로,어른들께는 아무런 토 달지않고 상냥스러운 며느리로....모두들 나에게 이런것만 요구하겠지..
언제부터인가 내자신이 없다는 생각이 들때면 이렇게 혼자 울때가 많다.
내가 나이를 먹는다는 증거일까 .. 왜 이렇게 눈물이 흔할까....
오늘도 남편과 별로 좋지 않은 감정으로 저녁을 먹고 그렇게 자기는 운동하려 태연히 나가버린다.
어른들까지 모두를 챙기고 설거지하고 나오니 아이들은 각자 방에서 공부하고 나 혼자
들어온 방에는 썰렁함만 가득하다.
자기는 친구들과 테니스 몇 게임하고 한 잔하고 이러이러하고 나면 하루가 재미있지만
나는 무엇인가...
나는 왜 바보처럼 이러고 살까?
아! 나는 언제 쯤 남편을 옛날의 모습으로 사랑하게될까?
아이들 때문에 남편도 용서될 줄 알았는데 살아갈수록 아니 내가 힘든만큼 남편이 밉다.
한 순간의 실수가 아내인 나를 이렇게 힘들게 만들줄을 왜 몰랐을까?
남편을 제대로 이해해보지도 못한 상황에서 내 마음을 추스러 볼 시간도 갖지 못하고 급하게 이 곳으로 들어와 어른들과 합치고 보니 이제사 내 아픈 마음들이 자꾸만 튀어 나온다.
그냥 살기로 했으면 그냥 묻어둔 밑바닥에서 잠자고 있을것이지 왜 자꾸만 꾸물꾸물 기어 올라와 나를 힘들게 만들까.
아무도 이런 나를 이해 못한다. 남편도 나 혼자 해결하라고 한다.
지금껏 나 혼자 해결했다. 친정 피붙이에게도 이런 내 마음까지는 말하지 못했다.
엄마 언니들을 더 이상 아프게하고 싶지가 않았다.
그렇게 아픈 마음을 접고 나는 또 다시 가족들을 위하여 내 이런 마음은 가슴 밑 바닥에 쳐 박아 두고 감자탕을 끓인다.
어머님이 50년이 넘게 사용해 오신 가마솥에 나는 힘들때면 감자탕을 끓인다.
돼지 등뼈를 2시간 넘게 장작불로 은근히 졸여서 감자와 시래기를 갖은 양념하여 끓인 우리집의 별미 감자탕을 끓여 미운사람 이쁜사람들에게 골고루 한 대접씩 안긴다.
내 마음 깊은 곳은 슬픔이지만 가족들은 이런 마음을 모르고 그저 맛있게 한 그릇씩을
비운다.
저 그릇의 감자탕처럼 언제쯤 내 마음도 모든 번민으로부터 비워질까!!!!!!!!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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