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삶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울집 남자.
제가 인터넷으로 친구 사귀고 그러는거 보며 정말 이해 안된다고 하던 사람이었지요.
벌써 4년이나 됐군요.
제가 띠방 방장을 맡고 있어서
진짜 친구들과의 대화에 푹빠져서 밤이고 낮이고 컴을 사랑한건지
여튼 곁에서 보는이의 눈에는 그런 제가 너무도 이상했답니다.
태그란걸 배우면서도 거기 푹 빠져서 가끔은 숙제 해결한다고
식구들 밥때도 미뤄가며 하다보니 미운털이 안 박힐래야 안 박힐수가 없었겠죠.
직장 생활에 살림에 또 즐거운 컴생활에 너무나 행복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던중 제가 그만 병이 났습니다.
하루에도 아지트 들락달락 답글달고 챙기는 사람이 연락이 안되니 
친구들이 걱정을 많이 했지요.
그러다 한 친구가 병원을 물어 물어 절 보러 왔습니다.
그때가 제가 첨 사이버 친구를 만난 순간이었지요.
전 수술뒤라 엉망인 상태였지만 친구는 걱정스런 모습으로 절 바라봤습니다.
그때서야 남편이 인정을 하더군요.
사이버 세상에서 사귄 친구도 진짜 친구가 될수 있다고....

지금은 남편이 그 세상맛을 알아버렸습니다. ㅋㅋㅋ
골프게임 동호회, 낚시동호회.
자기도 얼굴보러 간다고 종종 나갑니다.
오늘은 골프게임 동호회 사람들하고 등산간다고 북한산에 갔습니다.
그러면서 하는말이 "당신도 해봤잖아" ㅋㅋㅋ
할말 없습니다.

그래 오늘은 이리 구박 안받고 컴하고 놉니다.
울집 네식구 다 컴 중독 증상이 있는 관계로
큰녀석도 지금 정신없이 오락중이고 전 저대로...
막내는 다행이 축구하러 갔구요.(그녀석 집에 있으면 제가 양보해야하거든요.)
남편은 자기 가게에서 종일 컴하고 오면서
집에서 제가 하고 있으면 한마디씩 툭툭 잔소리를 해서 심기를 건드려도
저는 심기일전 제자리 지킵니다.

점심엔 큰녀석이랑 간단히 해결하면 되니 그것도 여유만만입니다.
적당한 컴생활이 정신 건강에 좋다는거 인정하면서도
남편이 넘 자주 그러면 암만해도 신경이 쓰일것도 같지요.
다행히 두 동호회다 남자회원 일색이라 그나마 안심....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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