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씨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

이제 첫아이가 입학을 하게 된 친구가 어느날 전화를 했습니다.
사립을 보내는 것이 좋을까? 아님 공립이 좋을까? 하는 고민을 하는 중이라면서...
아무래도 일찌감치 그런 고민에서 해방이 된 저의 조언이 좀 필요했나봐요.
 
아이들은 그저 지들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모 욕심에 골라주는 음식도 먹게 되고, 입혀주는 옷만 입고, 심하면 골라주는 친구만 사귀게 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우리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보게 됩니다. 
그러다 학교에 입학을 할 즘, 많은 부모들은 특별한(?) 내 아이를 위해 한번쯤은 사립이냐? 공립이냐?를 고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희 큰녀석이 고등학교 졸업을 얼마 앞둔 지금, 지난 날들을 돌이켜 보니 그래도 그 친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더군요.
 
저희는 남편의 확고한 교육관으로 별로 남의 말에 귀를 기울어 본적 없이 초지일관으로 아이들을 키워왔던 것 같아요. 
사립이냐? 공립이냐?가 문제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건 확고한 '부모의 교육관'이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은 두녀석은 그 흔히 말하는 사교육 한번 받아 본적이 없었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믿으려 하지 않더라구요... 쩝~~~
귀가 얇은 저와는 달리 아무래도 '사교육'이란 말만 들어도 머리카락이 쭈빛서는(?) 남편의 지독한(?) 경계심도 한몫을 했지싶어요.
 
저희 부부는 부모가 할 수 있는 한 아이와 함께하자! 라는 생각으로 아빠로서, 엄마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만을 해 왔던 것 같습니다. 학교 행사에도 늘 빠지지 않고 함께 참석했고, 담임과의 정해진 면담도 함께했고, 아이들 클럽 활동에도 함께 참여했고... 그렇게 늘 남편과 저는 두 아들녀석들과 함께(?) 해 왔던 것 같아요.
 
힘에 겨운 녀석들의 학과 공부를 남에게 일임해 본적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흔히 말하는 극성스런 부모는 절대 아니였습니다. 그저 저흰 부모로서 할 수 있는 한은 최선을 다하고 그저 성실한 모습만 보여주자!라는 '주위'였죠.
 
아들녀석들이 저학년일 때, 전 다니던 직장을 과감히 나와 대학을 편입했습니다. 다시 학위를 따기 위한 욕심보다는 조금이라도 아이들 공부에 도움이 될까해서 였습니다.
지금도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영어 문법을 요긴하게 배운 ESL를 거쳐 미국 역사와 수학, 그리고 재미나게 듣던 심리학... 그냥 무리하지 않은 정도에서 4년정도 꾸준히 공부를 했습니다. 본의 아니게 저도 공부를 해야 했던 상황인지라 저희집은 자연스레 저녁의 TV시청을 하지 않게 되다 보니 지금도 저희집 저녁은 절간(?)같습니다.

그렇게 저학년일적 아이들은 공부하는 엄마와 매일 저녁 자연스레 함께 공부하는 분위기에 물이 들어갔습니다. 그런 어릴적 습관이 지금까지 지켜져 온 것을 보면 묵묵히 잘 따라와 주는 아이들이 그저 대견할 따름이죠.
(정해진 시간동안 TV 시청과 비디오 게임....... 분명 저희 부부는 좀 제재가 많은 유별난 엄마, 아빠였음을 인정합니다.)
 
그 덕에 전 저학년인 아이들의 수학과 영어를 가르쳐주게 됐던, 참 교양(?)있는 엄마가 될 수 있었죠.  물론 고등학생들인 지금은 저의 수준이 못미쳐 이젠 아빠의 몫이 되었지만 말입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된 아이들의 그런 습관들로 지금은 스스로가 잘들 알아서 하고 있어서 저의 역할이 점점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지나온 시간들이 헛되지 않아 뿌듯합니다.
 
사춘기인 두 녀석들의 방문은 여직 닫혀진(?) 적이 없었고, 만찬은 아니더라도 늘 함께하는 저녁식탁에서의 짧지 않은 시간동안 나눈 대화(?)들로 별탈없이 여기까지 온 것 같아 감사할 뿐입니다.
 
또한 아이들이 여기까지 오기위해 제 남편의 희생이 가장 컸음을 늘 기억해야겠어요.
남편이 몸소 보여준 '아빠들의 참여 교육'이 주는 효과는 정말이지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습니다.  '아빠'들이 아이들 학교 생활에 관심을 갖고, 꾸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면 그 비싼 어느 사교육이라도 그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 입니다.
 
저 어릴적 '아빠'라는 의미는 늘 '자고 있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단어였지만, 이젠 '엄마들의 치맛바람(?)'만이 아닌 '아빠들의 바짓바람(?)'이 함께하는 교육이였으면 하는 바램을 전합니다.
 
요즘 뜨고 있는 직종중의 하나(남 좋은일 시키는...)인 '학습 매니저(?)'는 '자식'을 젤 잘 알고 있는 부모들이 당연히 해야하지 않을까요????
 
아무튼 '부모의 공동 참여 교육'이란 가장 근본적인 생각만으로도 우리가 더 이상 사립이나? 공립이냐?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불어.....
 
저희 부부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기본적으로 늘 기억하고 있는 생각 한가지....
 
" 큰 연못에 헤엄치는 작은 물고기냐? 작은 연못에 헤엄치는 큰 물고기냐? "

토니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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