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하늘물고기

우리성당에 수녀님이 두 분 계신다. 
원장수녀님은 큰언니처럼 포근하고 온화하시며 
어려움이 있을때 의논하면 늘 지혜로운 답변을 주신다. 
 
작은 수녀님은 나와 거의 나이가 비슷해보이고 
잘 통하는 데가 있어서인지 친구같은 느낌이든다. 
 
 얼마전엔 성당입구에서 만났을때 
라면 한 번들을 들고 계시길래 인사하며 무슨 라면이라고 
물어봤더니 복사 아이들에게 끓어 줄 라면이란다. 
수녀님이 끓여주신 라면은 어떤 맛일까?^^ 
 
어젠 회합이 끝나고 봉사자중 한 명이 
아들이 장학금을 탔다고 점심을 쏜단다. 
모두들 좋지~하면서 즐겁게 점심을 먹었는데 
수녀님이 커피를 사신단다? 
수녀님께 커피를 얻어먹기는 처음이다.. 
새로생긴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는데 
 커피맛이 정말 신선하고 내입에 딱 맞았다. 
 
수녀님이 들려준 에피소드 하나.. 
여학교에 계실때 한 반 인원은 40명인데 
의자에 깔린 방석은 39개. 
서로가 피터지는 경쟁을 한단다. 
그러다가 수녀님 머리에 쓴 베일이 벗겨질 뻔했는데~ 
어떤 학생이 치마로 수녀님의 머리를 가렸단다. 
ㅎㅎㅎ 
아이들이 당연히 아쉬워서 이구동성으로 외쳤단다. 
"에이~수녀님 헤어스타일 볼 수 있었는데.." 
 
 
수녀님들은 어떤 생활을 할까? 많이 궁금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수녀님들과 가깝게도 지내고 
수녀원에도 가끔 가곤해서 궁금증이 많이 해소되었지만 
수녀님들도 우리네와 같이 인간관계에 갈등이 심할까? 
갈등이 많단다. 
오히려 갈등으로 인해 초기에 수녀 교육 받다가 그만 두시는 분들도 계신단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관계가 참으로 힘든가보다. 
인간관계를 잘 해결하려고 심리에 대한 책과 
옛성인들의 말씀에도 귀를 기울여보지만 
문제해결을 하는 사람은 다른사람이 아닌 나다. 
모자라지도 넘치치도 않게 인간관계를 잘하고 싶은데 
뜻대로 안될때도 있다. 
더 많은 공부와 인내가 필요한게다.

껍데기 속의 영혼이 깨어나려면 신이 이 세상에서 인간들과 함께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 하루는 호두 과수원 주인이 신을 찾아와 청하였다. "저한테 일 년 날씨만 맡겨 주시오. 딱, 일 년만 모든 계절을 따르도록 해 주시오." 하도 간곡히 조르는지라 신은 호두 과수원 주인에게 일 년을 주었다. 일 년 날씨는 호두 과수원 주인의 마음대로 되었다. 햇볕을 원하면 햇볕이 내렸고, 비를 원하면 비가 내렸다. 적당히 덜 여문 호두를 떨어지게 하는 바람은 없었다. 천둥도 없었다. 모든 게 순조롭게 되어 갔다. 호두 과수원 주인은 그저 잠만 자기만 하면 되었다. 이윽고 가을이 왔다. 호두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대풍년이었다. 산더미처럼 쌓인 호두 중에서 하나를 깨뜨려 본 호두 과수원 주인은 입을 떡 벌렸다. 세상에 알맹이가 하나도 없지 않은가. 호두는 전부 빈 껍질뿐이었다. 호두 과수원 주인은 신을 찾아가 이게 어찌된 일이냐고 항의하였다. 신은 빙그레 미소를 띠고 말했다. "도전이 없는 것에는 그렇게 알맹이가 들지 않는 법이다. 폭풍 같은 방해도 있고, 가뭄 같은 갈등도 있어야 껍데기 속의 영혼이 깨어나 여무는 것이다." - 마데바 와두다 우화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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