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하늘물고기

73세의 노부부의 알콩달콩 사랑이야기..
한이란 할머니는 10년을 넘게 유방암과 병 투병이시고 
안이란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위해 지극정성 간호하신다. 
지금은 거의 완쾌되어 부부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았는데~ 
서로를 부를 때 여보, 당신이 아닌 한~, 안~하며 존대어를 쓰신다.

할머니가 책읽는 걸 좋아하셔서 책방에 가시면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오실 때까지 안절부절하시며 
시계를 보시면서 기다리신다. 
할머니의 유일한 취미생활이라 할아버지는 함께 가지 않으신다. 
조금은 느긋하신 우리의 할머니는 책방을 나오셔서 
산책을 하며 두루미와도 정답게 이야기를 하시는데 
말씀이 어찌나 조근하시며 음성이 고우신지.. 
그리고 빵을 사서 여유있게 오신다. 
할아버지가 7년전에 사주신 모자를 바람결에 살포시 날리시면서. 
은근 멋쟁이신 할머니~

할아버지는 걱정스런 얼굴로 투정을 부리시면 
할머니는 맛난 식사를 준비하신다며 주방으로 들어가신다.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건네신 빵을 흐뭇하게 쳐다보시며 
선풍기를 틀어 주시며 
"우리 한이 더우면 안되지요.."하신다. 
 
할머니가 토라져 계실땐 할아버지가 빗을 꺼내서 
할머니께 당신머리를 빗겨 달라며 애교를 부리신다. 
그러면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머리를 빗겨주시며 웃으신다. 
 
할머니를 위해 10년동안 노트에 투병일지를 쓰신 할아버지 
약복용시간과 할머니의 활동이 촘촘하게 쓰여있다. 
여간 섬세하고 다정하신 할아버지가 아니시다. 
아침상도 정성스럽게 차려주시는 할아버지, 
기차여행을 떠날때도 할머니보다 일찍 일어나셔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깜짝 이벤트를 해주시는 할아버지, 
 
두분은 산책 할때나 외출할때면 두 손을 꼭 잡고 걸으신다. 
아마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놓지고 싶지 않아서겠지? 
 
요즘 우리나라는 날로 이혼율이 높아지고있다. 
나름 이유야 있겠지만 
이런 프로를 보면 사랑은 자기만을 위한 이기적이 아닌 
상대방을 위한 배려의 사랑이란 걸 알게다.

10년 전에 할머니를 잃을 뻔했던 할아버지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하신가보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사랑하며 감싸주시는 부부~ 
정말 보기좋은 모습에 
얼가리 배추를 다듬는 나의 손은 멈췄지만 
나의 마음속에 새로운 사랑법이 하나 들어왔다. 
 
"리(남편 성)~ 우리도 산책 할까요?" 
 더운데 손은 잡을까? 말까?...... 
 
 
 *사진은 딸이 좋아하는 파스타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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