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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산을 머얼리 했다..그러던 중에 갑자기 예정에도 없던 산행을 하게 될 줄이야.. 
철쭉으로 유명한 강원도 정선의 두위봉(해발 1466m)은 
오래간만에 산행을 한 나에게 커다란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사실은 레일 바이크를 타려고 함께 했었는데..ㅎ

몇 년만에 아니 몇 십년만에 타보는 무궁화 열차는
우리가 여고생때 경주로 수학여행을 떠날때
그 기분과 흡사했지만 옆에서 시끄러운 음악에
춤을 추는 장년층의 남녀는 눈쌀을 찌프리게 했다.
기차에서도 이런 행위가 이루어질 줄이야...

지역적인 특성으로 태백산과 가리왕산에 가려져 빛을 못보다가
철쭉제로 유명해진 두위봉는 첩첩산중에 숨어있어 가장 늦게 철쭉을 만날 수 있다는데

완만하면서도 급경사인 산행은 더러는 힘들고 
다리에 힘이 빠져 중간에서 미끄러지기도 했지만
이렇게 정상에 올라 주위를 돌아보니
역시 산이 나를 부르고 내가 응답하길 잘했다는 생각에
혼자 흡족해 했다는...ㅎ

워낙 깊은 산중이라 잘 알려지지 않았다가 철쭉으로 유명해진 이곳엔
주목나무와 엄나무, 수목 군락으로 그리고 야생화가 힘들게 오르는 산행인에게
큰위로와 작은 미소를 선사한다.

하산길에 빗방울이 떨어지고 준비된 우비를 입으니 감촉이 왜그리 좋은지.. 아마도 비내음과 숲내음새의 조화로움 때문이리라. 
 
멀리 보이는 작은 집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는 자미원 역의 향기를 
더욱 맛깔스럽게 뿜어낸다.

우리나라 역 중에서 추전역(해발 855m)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곳(해발 688m)에 자리 잡고 있는 자미원은 쉬어가는 역으로 하루 왕복 4편의 열차만이 잠시 쉬어간다. 
이 열차 놓치면 정말로 서울에 못간다는????

산을 조금 오르고 있을때 
일행중 한명이 등산화 밑창이 너덜하게 떨어진 가운데 에서도 끈으로 동여매고 산행하는 모습을 보니 
내게 위로와 힘이 되었다. 
다음 주가 철쭉의 절정기라 조금 아쉬웠지만 
보통의 철쭉과 달리 쭉쭉 뻗은 키에 우아하게 피어난 꽃을 보니 산에는 꽃이 피네~가 절로 읊어진다.

오랜만에 만난 학교 선후배 동창들은 
다음 산악 모임에서도 얼굴을 보여 달라하고 
나또한 별무리 없는 스케줄에는 응하려 한다.

산아~~~ 
너 거기 그대로 변함없이 있으니 참 좋다!!! 
 내가 너 닮고 싶어하는 거 알지?? 
 
산이 말없이 웃는다.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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