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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홀트의 <학교를 넘어서>, 1970년대 출판된 이 책의 영향으로 수백만의 미국인들이 학교를 떠나서 홈스쿨링을 시작했다고 한다. 홀트는 대다수의 학교는 해로운 곳이며 교사는 학교체제 하에서 악을 행할 수 밖에 없는 존재라고 규정한다. 게다가 현재의 학교와 교육은 개혁될 수 없다고 보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학교를 떠나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책을 다 읽기 전까지는 언뜻 수긍하기 어려운 주장이었다. 학교에 대한 홀트의 문제의식과 진단을 살펴보자. 1. 과연 학교는 '가치'를 가르치고 있는가? 답은 '아니다'이다. 학교가 아무리 협동이니 사랑이니 가치를 얘기해도 실제적으로는 적대적인 경주를 하도록 조장한다. 학교는 학생들의 등급을 분류하고 승자와 패자를 가르며 그것이 마치 정당한 것처럼 여기도록 만드는 체제다. 학교는 부자와 기득권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면서도 공평한 것처럼 위장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은 어떻게든 다른 사람을 누르고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태도를 배우게 될 뿐이며, 이는 학교가 가치를 가르친다는 신화를 부정한다. 또한 학교체제에서 교사는 "아이들을 구워삶고, 겁주고, 부끄럽게 해서 누군가가 아이들이 알아야만 한다고 미리 결정해둔 것(이를 교육과정이라 부른다)을 배우게 만드는" 존재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학생들에게 학교에 가지 않을 선택권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 학교는 바로 (정신병원처럼) 이런 식의 강제 처치를 하는 기관이다. 교사라는 사람들은 학생이라는 사람들이 세상에 나가서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알고 또 능력이 있다고 사회가 판단할 때까지, 그 학생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상관없이 온갖 처치를 다 해야 한다고 정해놓았다."(174쪽) 2. 과연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을 학교 밖에서는 배울 수 없는가? '배움'은 '하기'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아기들은 말하면서 말을 배우며 걸으면서 걷기를 배운다. (걷기 기능을 단계적으로 익히고 난 후에 걷기를 배우는 것이 아니다.) 배움과 삶(하기)을 나누는 것 자체가 부자연스럽다. 또한 어떤 사람은 천천히 배우고 어떤 사람은 아주 빠른 속도로 배운다. 그러나 학교는 삶과 배움을 분리하여, 배워야 할 것을 여러개의 분리된 기능으로 쪼개고 거기에 학습자들을 맞춤으로써 쉽게 배울 수 있는 것들을 어렵게 만들어 버린다. 학교에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것도 있고, 오히려 학교 밖이라야 더 잘 배울 수 있는 것도 많다. 사실 우리가 익히고 사용하는 대부분의 지식과 기능은 학교에서 배웠다기보다는 삶을 통해서 배운 것들이다. 학교는 공공재정을 엄청나게 사용하면서도 가르침과 배움의 방식이 매우 비효율적이다. 저자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을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학교 밖에서 더 잘 배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3. 학교는 개혁될 수 있는가? 학교가 개선되기는 커녕 더 나빠지고 있다. 과거처럼 무자비한 물리적 체벌과 신체적 폭력은 다소 사라졌다 하더라도 학생들은 '승자'가 되기 위해서 학교에서 더욱 강제적이고 잔혹하게 혹사당하고 있다. "학교는 과거보다 더 해로운 곳이 되었다. 학교는 아이들의 시간을 훨씬 더 많이, 아니 거의 전부 앗아간다. 학교는 아이들이 자신만의 삶을 살고 자신의 관심사를 추구하고, 학교 밖에서 학교가 주는 실패나 공포, 지루함을 보상받을 수 있는 시간을 점점 더 없애버린다. 학교는 과거보다 훨씬 더 아이들의 미래를 조절하고 제한한다."(228쪽) 저자는 학교의 심각한 문제들은 어느정도 개선될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그건 아주 미미할 따름이고 본질적으로 개혁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스스로 '급진적 교사'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학교 안에서 나름으로 의미있는 실천을 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학교가 바뀔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찬물을 끼얹는다. 학교가 존재하는한 '승자만들기 게임'은 멈춰질 수 없다는 것이다. 4. 그럼 대안은? 책에서 덴마크의 '니 릴레 스콜레' 같은 멋진 학교의 사례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런 학교는 아주 특수한 경우다. 홀트에 따르면 학교가 없어지는 것이 가장 최선이다. 하지만 당장 실현될 것이 아니므로 학교를 탈출하여 학교 밖에서 능동적인 배움을 실천하자는 주장이다. 학교 밖에서 실천할 수 있는 좋은 대안으로서 '교육통화'와 '도서관 활용'을 제안하였다. '교육통화'란 배울사람과 가르칠 사람을 연결하는 것으로서 누구나 가르치고 배우는 공동체를 만들고 소속할 수 있게 된다. 사례로 제시한 비콘힐 프리스쿨은 건물이 없고 교육통화 회원들의 주택이나 공공시설을 임대해서 사용한다.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서 다양한 강좌가 개설되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한다. 수강료가 없고 평가도 없다. 모든 사람은 배우고 가르칠 선택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 학교를 운영하기 위한 경상비는 거의 없으나 교육 효과는 학교 이상이다. 또 지역마다 산재한 도서관 기능을 확장시켜 배움의 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제안도 설득력이 있다. 도서관이 책뿐만 아니라 왠만한 교구나 생활필수품을 구비하고 대여함으로써 지역주민들의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저렴한 비용으로 앎의 욕구를 채워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자유출판' 개념도 신선하다. 누구라도 자신의 노하우가 담긴 책을 출판하되 출판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인쇄하고 제본하면 꼭 필요한 사람에게 훨씬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학생들의 선택권을 가로막는 의무교육과 관련된 법규정을 바꿀 수 있도록 정치적 노력을 병행할 것을 주문한다. <덧붙임> 20 여년 가까이 교사로서 밥 벌어먹은 나는 요즘에 와서야 교육에 대해서 본질적인 고민을 시작하고 있다.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 그리고 거기서 행해지는 '교육'이 과연 무엇인지 새삼스런 질문을 던진다. 이반 일리히의 <학교 없는 사회>와 존 홀트의 <학교를 넘어서>, 김덕영의 <위장된 학교> 등을 읽으면서 학교와,교육과, 교사에 관해 당연하다고 여겼던 많은 상식들이 흔들렸다. 교사로서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이 <학교를 넘어서>를 읽었으면 좋겠다. 홀트의 생각에 다 동의하지 않더라도, 학교라는 체제에서 가르치는 일이 죄악된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보는 것만으로도 우리 교육은 조금이나마 진보할 것이기 때문이다. [출처] 학교를 넘어서 - 존 홀트|작성자 진리안의 자유 기김진호님의 블로그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요즘 학교에서 일어나는 불행한 일을 보면서 학교라는 제도가 우리에게 안맞으면 다른 방법을 찾을 수 도 있구나를 생각합니다. 학교라는 틀에 갇혀서 아까운 내 자식 잃는 것보다 평소에 아이들에게 학교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살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대가 만들어 놓은 학교라는 울타리가 점점 불안전해지는 시점에서 되세겨 볼만한 책인거 같습니다. 써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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