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 가득한 오늘
♥꽃님이의..삶
2004/01/26 13:47
http://blog.azoomma.com/yyn1004/11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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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 원두커피향이 가득합니다 처녀땐 원두커피 많이도 마셨었는데.. 특히 헤이즐럿향이 나는 커피를 무지 좋아했지요 아줌마가 되어 생활고에 찌들리다 보니 원두한봉지 사기가 왜이리 어렵던지요 그런데 요번 명절때 시댁에 갔을때 형님이 원두커피를 세봉지나 주셨어요 형님이 맥도날드 점장이신데요 저 줄려고 챙겨왔다네요 얼마나 고맙던지 눈물이 다 나오려고 하대요 시집와서 형님 한분계시는데 많이 친해지지 못했어요 워낙 바쁘시고 멀리 떨어져 살다보니 만나기도 힘들고 그리고 저랑 나이차이도 많이 나고(여섯살차이)해서 어쩌다 한번 만나도 깊은 속내까지는 잘 얘기 안하거든요 그냥 기본적인 안부정도만... 그런데 요번명절때 형님이랑 어머님이랑 저랑 여자 셋이서 술판을 벌였어요 설날 저녁먹고서 상도 안치우고 맥주 다섯병사다가 그자리에서 먹기시작했는데요 한잔 두잔 들어가니 술술 얘기도 잘 나오고 분위기가 살살 달아오르데요 어머님도 처음으로 며느리둘이랑 술한잔하니 기분이 좋으셨나봅니다 옛날 신혼시절얘기도 해주시고 아버님이랑 힘드셨던 얘기 하시면서 눈물도 글썽거리시고 하시는데..들으면서 느끼는게 있었어요 아~여자는 나이가 들어도 여자일수밖에 없구나 우리 어머님 임신했을때 아버님이 못해주신거 지금도 기억하시며 눈시울적시는거보면 정말 한이 되긴 하셨나 봐요 시어머니이지만 제 마음도 아파오면서 동병상련이랄까 이런 마음까지 들더라구요 우리 형님도 애낳고 직장생활 쭉 해오셨는데 많이 힘들다고 하소연하더군요 매출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종일 고객들 상대해야하니 시끄러운곳엔 딱 질색이라고.. 직업병에 걸린거 같다고..정말 딱 세달만 쉬어보고 싶다고 합디다 "잠깐 휴직 하면 안되나요?" 했더니..이유도 없이 누가 휴직처리해주겠냐고.. 다들 생활에 지쳐 힘겨워하시는거보니 전 그래도 행복한가 싶더군요 그냥 살림이나하고 애기나보고 어떻게 보면 어려운일이기도 한데 전 그리 힘들다느끼지 못하거든여 스트레스만 조금 받을뿐이고.. 직장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았는데..생각이 바뀌었어요 쉴수 있을때 맘껏쉬고 나중에 애키워놓고 일할수 있을때 하면 되지 뭐~ 오랜시간동안 얘기나누다 보니 예전보다 더 살가워진 느낌이고 좀 편안해진듯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은 대화가 필요해..라고 생각이 들대요 형님덕에 몇달동안은 커피실컷마실수 있을거같아 넘 좋아요 오늘도 커피메이커에 잔뜩 내려서 종일 마셔댈거 같아요 아이~좋아라 향도 좋고..맛도 좋고.. 같이 있으면 한잔씩 드리고 싶은데 아쉽네요 마신걸로 해주세요 제~발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