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이발사는 가난하지만 늘 행복감에 젖어 살았습니다.
비록 살림살이는 가난할지라도 자기 직업이나 가정에서
그만이 느끼는 행복이 있었습니다.
매일 왕의 머리를 다듬어주고 푼돈을 받아 빠듯하게 생활하지만 더 가지려고 욕심을
부리지 않았기 때문에 행복했습니다.
왕은 그런 이발사의 모습을 흐뭇한 시선으로 바라보곤 했습니다.
"자네의 얼굴은 항상 기쁨으로 빛나고 있네.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나도 갖기 힘든그 행복의 비결은 무엇인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오늘 하루가 만족스러울 뿐입니다."
어느 날 왕은 대신들을 모아 놓고 이렇게 물었습니다.
"그 가난한 이발사가 행복한 비결은 무엇인가? 가진 것이 없으면서도 행복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한 현명한 대신이 이야기 했습니다.
"그는 99의 악순환을 모르기 때문이지요."
"그게 무슨 뜻이오?"
"왕께서는 그것의 악순환에 있으면서도 그것을 모르고 계십니다.
오늘 그 이발사의 집에 금화 99냥을 몰래 넣어주십시오.
그러면 99의 악순환에 대하여 설명해 보이겠습니다."
왕은 그날 밤 신하들을 시켜 이발사의 집에 금화 99냥을 던져 넣었습니다.
그 다음날부터 이발사의 모습은 초췌해졌습니다.
지난밤 갑자기 금화가 생겨난 기쁨에 몸을 떨다가 생각해 보니
그 99냥이라는 것이 문제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왜 하필이면 99냥일까?
그래서 이발사는 결심했습니다.
금화 1냥을 더 채워 꼭 100냥을 만들겠다고....
하지만 이발사가 만져본 것은 푼돈뿐, 그 푼돈으로 금화 1냥을
만들기에는 역부족 이었습니다.
고심한 끝에 하루는 먹고 하루는 굶기로 했습니다.
어느덧 금화 1냥을 더 채워야 한다는 집착이 그를 짓누르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스레 이발사의 어깨는 처지고 얼굴에는 그늘이 지게 되었습니다.
활기도 없어지고 마음은 늘 불편했기에 이발조차 제대로 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를 눈치 챈 왕이 물었습니다.
"왜 그러는가? 전에는 그렇게 행복해 보이던 자네가 그런 슬픈 표정을 짓다니
무슨일이 있는 건가?"
이발사는 슬픈 표정으로 대답했습니다.
"저는 그 못된 99의 미로에 꼼짝없이 걸려든 희생자입니다."
한 번 화려함의 맛을 본 사람은 작은 초라함에도 견디기 힘든 법입니다.
한 번 알게 된 물욕이 좀처럼 예전으로 돌아가기 힘든 이유는, 물질에 대한 욕심은
계속 늘어나기만 할 뿐 결코 줄어드는 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물질에 대한 욕심이 늘어갈수록 만족감과 행복은 오히려 줄어들고,그것을 버릴수록
오히려 만족감과 행복이 늘어나는 법입니다.
당신이 많은 것을 가졌으면서도 나머지 하나까지 모두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이라면 99의 악순환을 한 번 새겨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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