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의 대화..♤
어제는 금요일...
신랑이 늦게 오는날...
저녁을 안해도 되는날...
그리하여 나도 술마시는날...
친구들이랑 유미랑 종일 백화점을 싸돌아 다녀서인지
술한잔 하고나니 금새 졸음이 밀려왔다
유미도 힘들었는지 우유를 먹다가 새근새근 잠들어버렸다
비가 주룩주룩 오길래 분위기 잡으며
밤새 여기 블로그에 전념하기로 맘 먹었었는데
눈꺼풀이 자꾸 내려앉아 어쩔수 없이 컴을 끄고 잠을 청했다
한참을 자고 일어났다
시계를 보니 새벽이었다 1시가 넘은시간..
이사람 또 술마시나 보구먼..
전화를 할까말까하다가 냅뒀다
신혼때는 한시간에 한번씩 전화해댔었는데...
구속받는다는 느낌때문인지 울신랑 전화안받을때도 많고
집에와서는 짜증까지 내었다 주위사람들한테 챙피하다고..
그래서 지금은 왠만하면 전화안한다
마음은 걱정이 되더라도 기다려볼때까지 기다려본다
그렇게 고치고 나니 울신랑 늦게들어오면 내한테 미안한가보다
어제도 두시가 넘어서야 들어왔다
난 또 신랑이 귀찮게할까봐 자는척했다
보아하니 술은 별로 안했나보다
옆에 눕더니만 말을 건다
"너 오늘 카드 썼냐~"
"종일 핸드폰이 삑삑 거리더라"
요즘은 카드 긁으면 핸펀으로 문자알림써비스를 해준단다
"어 유미로션이랑 내복사고 장 좀 봤어"
그랬더니 울신랑 한숨까지 쉬며 하소연한다
"들어오는 월급은 쥐꼬리만큼인데 들어가는데는 왜이리 많다니
좀있으면 유미 유치원도 보내야고 교육비도 장난아닐텐데..
아휴 힘들다 힘들어..."
평소엔 말도 별로 없고 힘들단 내색을 안해서 잘 느끼지 못했는데
술마시고 약한모습을 보이니 안쓰러웠다
"많이 힘들어? 조금만 참어...
유미 좀 크면 나도 돈벌면 되잖아~"
그랬더니 울신랑~
"그럼 둘째는...안나?"
"애는 키울때 같이 키우는게 좋대.. 얼른 둘째 갖자"
"지금도 힘들다며 애둘을 어떻게 키워..집안 거덜나겠다"
얘기해놓고 신랑 기분 건드린거 같아서 나 또 말을 바꾸었다
"그래 올겨울에 가져서 내년 가을에나 낳자
고생하는거 한번에 고생하고 말지 뭐~"
이렇게 합의를 봤다
결혼해서 이렇게 대화를 길게 해본지가 몇번이었던가~
좋게 합의도 보고 서로의 마음도 알았으니....
잠도 잘왔나보다
금새 코를 골고 잔다
그런 신랑모습보니 미안해졌다
한 가정을 짊어지고 가야하니 오죽 힘들겠어...
난 지금보다 더 잘해주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서
또 푹~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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