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 오래 동안 집을 비웠나요?
가을이 어서 겨울맞이를 하자고 종종걸음을 하니
덩달아 어떻게나 바쁜지...
오늘은 만사 제치고 원주 언니네로 하루 나들이를 했어요.
늦었지만 꼭대기에 아직은 쬐끔 달렸을 거라며
대추 털러 오라고 하는 바람에 역부러 기차를 타고 ....
가을 넘기기가 숨가빴기에
남은 가을의 들녁을 차창 밖으로 보기를 원했지요.
울랑은 장대로 털고,
언니와 저는 머리에 대추 세례를 맞으며 주어 담았어요.
한 5키로나 주었나...
그런데 늦게 턴 대추가 정말 꿀맛이더라구요.
평생에 이렇게 맛난 대추로 배를 불리다니.
울랑은 내일 대추효소를 담는다며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고 있어요.
지난 목요일엔 귀한 음악회에 갔다 왔어요.
리처드 용재 오닐의 2007 리사이틀,
겨울나그네(Schubert Winterreise)였어요. ...
절망 끝에 부르는 찬란한 사랑의 노래, 겨울 나그네.
"내 눈물이 이 눈을 녹이고, 그 녹은 물이 냇물을 따라 흘러가면
그녀의 집앞까지 가겠지"...
잔잔하나 깊은, 그러나 젊디 젊은 용재 오닐의, 주옥같은 연주.
그리고 비올라와 클래식 기타 듀오의 환상적인 어울림.
정말, 이름에 값하는 감동 충만의 가을밤이었어요.
직접 농사하지는 않았지만
이것저것 거두는 재미가 너무나 쏠쏠했던 이 가을도 저물어 가네요.
환절기에 감기 들지 말고 모두 건강한 겨울을 맞았으면 해요.
넘 방을 오래 비워 죄송해요..
그리고 지켜줘서 넘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