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가 이사를 왔습니다
일상 2008/03/15 11:19   http://blog.azoomma.com/young-ae/270070

 

 

 

지난 가을 옆집에 신혼부부가 이사를 왔습니다.

 

며칠 전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습니다.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넸습니다.


호박식혜
 
회식이 있어 저녁에 집을 비우게 되었습니다.
 
남편만 집에 있었습니다.
 
모임에서 돌아오니 낯설은 통이 식탁 위에
 
놓여 있었습니다.
 
"어머, 이 건 뭐야?"
 
남편의 말을 들으니 옆 집 새댁이 가져왔다고 했습니다.
 
노란 색을 띤 물이 많은 음식,
 
식혜같다는 생각을 하며 한 숟가락 떠 먹어보았습니다.
 
입 안 가득 호박향기와 생강냄새가 번졌습니다.
 
"와 호박식혜네!"
 
나는 새댁의 정성이 고마워 한 그릇 시원하게
 
 원샷했습니다.
 
다음날 새댁에게  빈 통을 갖다주려니 손이 부끄러워
 
남편이 만들어 놓은 토종닭 구운계란을 한 접시 담아
 
옆집에 놀러갔습니다.

토종닭이 낳은 알로 만든 구운 계란

 
 
 
"새댁, 나 차 한 잔 줄래요?"
 
현관문을 조심스럽게 여는 새댁을 향해 말하니 새댁은
 
"어머, 어서오세요!"
 
하며 반깁니다. 우린 안지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지만
 
마치 오래된 사이처럼 한참이나 수다를 떨었습니다.
 
나의 신혼시절이 떠올랐습니다. 나도 새댁처럼 타향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해 처음에는 많이 외로웠거든요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타향, 인천에서는  모든 것이 낯설
 
었습니다. 벌써 22년 전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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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수다를 떨고 새댁에게 종종 놀러오라는
 
말을 남기고 집으로 왔습니다.
 
아파트는 삭막해서 이웃들의 왕래가 그리 많지 않지만
 
아파트도 사람사는 곳인데 마음의 빗장만 열면
 
얼마든지 열린 공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