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혼 초부터 써 온 이십 여 권의 가계부
이십여 년의 결혼생활이 여기에
무자년 새해가 밝았다.
언제나 한 해가 지나고 나면
'00할 걸~~~~'하고 후회 한 적이 많았는데
지난 해는 참으로 뿌듯한 한 해였다.
내가 원하던 것을 많이 이룬 해였으니까
한 해를 무사히 넘기고
기쁜 마음으로 가계부를 덮었다.
(이십여년 전, 무와 배추를 다 사도 3천원가량이면
김장을 담그던 시절이었다. 만두가 1인분에 300원)
2008년 가계부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결혼 첫 해부터 써온 가계부가 20여 권
책상 위에 가계부를 죽 늘어놓으니
감계무량하다
이 수많은 세월
참으로 굴곡도 많고 기쁨도 많았던 시간들
그 많은 순간들
천사같은 나의 아이들을 보면 저절로 힘이 났다.
이십 여년 전 태어나지도 않았던 아이들이
양가 친지분들의 축복을 받으며 태어나
딸아이는 대학교 2학년,
국어교사가 되기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나처럼 문학을 좋아한다
글쓰기를 잘해 각종 백일장에서
입상경력이 화려하다.
아들은 고등학교 2학년,
체육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란다
떡 벌어진 어깨,
배에 임금'왕'자가 세겨지는 중이다
운동을 참으로 좋아한다.
K1, 태권도,복싱 등을 배웠고
태권도 2단의 유단자이다.
하지만 마음은 참으로 부드러운 사내아이다
성실하고 자신의 분야에서 '끼'를 맘껏 발휘한
남편. 그도 한 때는 죽음의 문턱에서
헤맨 적이 있어 온가족이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었는데
지금은 누구보다 건강하고 씩씩하게
한 집안의 가장으로
한 직장의 간부사원으로
주변사람들로부터 신임을 얻고 있다.
문학을 좋아했던 나
공무원으로 재직하다
결혼 후 작가가 되고
내가 좋아하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아이들에게 논술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여고시절 가슴 속에 품었던 꿈들을
하나, 둘 이루며 살아왔다.
결혼 당시 오십대 초반이던 양가 부모님도
이젠 칠십대 상노인이 되어
이마엔 굵직한 세월의 흔적을 훈장처럼 달고
희끗희끗한 흰 머리카락이 더 많아졌다
여기서 무엇을 더 바랄까?
가족 건강하고 화목한 것이 최고의 재산
하지만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을듯
아이들 취업과 결혼
우리 부부의 노후준비
어르신들의 편안함을 위한 뒷바라지
남편과 나는 양가의
맏딸이며 맏아들이다.
누구못지 않게 책임감이 강한편이지만
또한 어깨가 무거운 자리에 서 있다.
2008년 무자년도
힘차게 출발하자
시무식이 있다며 일찌감치 현관문을 나서는
남편의 두 어깨가 어느 때보다
듬직해보인다.
저 어깨가 내가 평생 기댈 언덕이다.
아자아자 화이팅!
우리가족 화이팅!
아컴가족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