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에서 퍼온 사진
심야극장은 후끈후끈
며칠 전 결혼기념일이었다. 대청호반의 한 음식점에서 거나하게 식사를 하고 집으로 왔다. 대학생 딸아이가 엄마, 아빠의 결혼기념일 선물로 영화표를 두 장 예매해주었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색계'였다.
때마침 막간을 이용해 글 쓴 것 워드작업을 하고 있었다. 글이 얼마남지않아 마무리를 위해 빠듯하게 남은 시간을 가늠하며 집을 나섰다. 심야극장이어서 차는 집에 놓고 지하철을 타기로 했다. 30분 남짓한 시간이 빠듯해 지하철에서 내려 헐레벌떡 걸어서 영화관에 도착하니 시간이 딱 맞았다. 빨리 걷느라 몸에 꿉꿉하게 땀이 났다. 밤공기가 차가울까 두툼한 외투를 입었는데 영화관 의자에 앉기 전 외투도 부담스러워 벗어들었다. 영화는 시작되고 서서히 내용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영화관 공기가 왜 그리 더운지 얇은 티셔츠 하나만 입었음에도 목덜미에 땀이 났다. 창문 하나 없는 탁한 실내, 더군다나 대형스크린에서는 왕조위와 탕웨이의 베드신이 진하고 리얼하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더군다나 옆에 앉은 아저씨, 저녁식사에 소주와 삼겹살을 곁들인듯 입만 열면 메뉴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음식냄새까지.
그래도 나는 영화가 좋았다. 색계의 줄거리는
홍콩대학의 반정부극단의 단원들이 지목한 인물 이대장. 그를 암살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그를 유혹할 대상을 찾게 되는데 그 인물로 '왕치아즈'가 지목되고 그녀는 그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마부인으로 위장하게 된다. 완벽한 위장 연기에, 침착하고 치밀한 그도 그만 넘어가 버린다. 영화의 배경은 1940년대 일본이 중국을 침공한 대동아전쟁중인 중국의 홍콩이 주 무대이다. 모든 물자가 부족하고 식량마저 줄 서서 배급받아야하는 상황. 국민들의 정부의 정책에 대해 심한 불만이 팽배하고 이 대장 일당은 반정부극단의 단원과 반정부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주동자들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된다.
왕치아즈의 계획적인 유혹작전에 빠져든 이 대장. 왕치아즈마저 대장에게 서서히 빠져드는데 왕치아즈를 위해 6케렅짜리 다이아반지를 선물하려는 이 대장. 그의 진심어린 사랑에 왕치아즈는 끝내 암살계획에 동조하지 못하고 그를 도망치게 한다. 화살만큼이나 빠르게 반정부 운동원들의 감시망을 빠져나간 그는 운동원들을 잡아들이고 반정부극단의 단원들은 모두 붙잡혀 채석장의 처형장으로 가게 된다.
자신을 암살하기 위해 접근했다는 왕치아즈의 계획을 알게 된 이 대장은 배신감과 그녀를 향한 사랑으로 슬픔에 빠지게 된다. 그녀가 머물던 방에서 그녀의 소지품들을 바라보며 슬픔에 젖는 그의 모습은 진한 연민을 갖게 한다.
이 영화를 보기 전 사람들로부터 '죽여 주는 베드신이 나온다더라''아주 리얼하다더라' 등등의 영화에 대한 정보를 들은 터였다. 하지만 이 영화는 진한 베드신보다는 두 남여 주인공의 사랑이야기에 촛점을 맞춰야 할 것 같다. 베드신은 두 사람의 사랑을 뒷받침하기위한 행위로서 긍정적인 시선이 필요하다. 마지막 장면 왕조위의 슬픔에 찬 연기가 돋보인다. 탕웨이의 섹시한 입술도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진한 베드신이 나오기때문인지 유독 영화관은 빈 의자가 없었고, 여자 관람객이 많았다. 여자들끼리 온 사람들도 많았는데 새벽 두 시글 넘긴 그 시간에도 여자들은 느긋하게 영화관을 빠져나갔다.
영화관을 빠져나와 새벽 세 시를 향해 달리는 시간. 거리는 사람과 자동차의 움직임이 뜸하고 시원한 새벽공기를 가르며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딸 덕분에 오랜만에 우리 부부는 영화관엘 가게 된 것이다. 그것도 심야극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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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준비한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 이벤트는 이것으로 '다' 가 아니었다. 모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축하음악을 신청했는데 당첨되어 영화표 두 장이 날아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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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러빙유 애청자 OOO라고 합니다
오늘은 저희 엄마 아빠의 스물한 번째 결혼기념일입니다.
축하해 주세요
저희 아빠가 많이 편찮으셨어요
많이 위독하셔서 어쩌면 우리 가족들 곁을
지키지 못하실뻔 하셨는데
지금은 완쾌되셔서 든든한 가장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아빠가 중환자실에 계셨던 몇 달간의 생활이
저희 가족에게는 정말 악몽 같던,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이 핑도는 일이었는데
지금은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들 곁에 계실 수 있게 되어서
정말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그동안 아빠 병간호와
아빠의 빈자리 대신 고3이던 저와 동생의 버팀목이
되기위해 힘든 시간을 보낸 엄마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비온 위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 가족에게 이제는 건강하고 행복한 일들만 있기를 바라면서
어려움 뒤에 찾아 온 소중한 스물 한 번째의
저희 엄마 아빠의 결혼기념일을 맞이하여
특별한 선물을 드리고 싶어서 사연올립니다.
많이 많이 축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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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방송에 나온 내용이다.
눈물 많은 나는 또 눈물이 난다. 이렇게 속 깊은 딸이 있기에 그리고 든든한 아들이 있기에 그 힘든 시간도 흔들림없이 잘 보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남편이 아팠을 당시 고3이던 딸은 원하는 대학에 무사히 갈 수 있었고 교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요즘은 여고에 아이들을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는 딸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 없는 행복감에 젖어본다. 또 고3이 되는 아들의 뒷바라지를 남겨놓고 있다. 배에 임금 '왕'자가 생겼다며 좋아하는 아들이다. 잠은 부족하지만 아이들 뒷바라지하는 일은 참으로 행복하다. 그리고 엄마, 아빠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아이들이 있기에 살맛이 난다.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곁으로 돌아온 남편이 있기에 나의 삶은 더욱 의미가 있다. 그때 남편이 아팠을 때, 벌써 3년 전의 일이다. 그 후 우리가족의 삶의 방식은 많이 달라졌다. 이제까지 해보지 못했던 일들을 체험하려 노력하며 살고 있다. 더욱더 의미가 깊은 결혼기념일이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 처음으로 투표를 하게 될 딸은 벌써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들떠 있다. 드디어 투표권을 갖게 되었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