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운 사랑에 목이 매케해지다.
고추부각, 시어머니께서 주신 말린 고추.
"큰 애야, 너 이런 거 해먹어봤니?"
"그럼요, 저 어릴 때 친정엄마가 해주신 것 먹어봤어요."
"어 그래! 그럼 이 거 갖다 해먹어봐라"
어머니의 손처럼 바짝 말라붙은 고추말랭이.
자식들 주려고 풋고추를 세로로 갈라 씨 빼내고
소금에 절여 가을 햇볕에 바짝 말렸답니다.
후라이팬에 포도씨유 넉넉히 두르고 불을 조그맣게
줄인 뒤 바삭하게 튀긴 후 설탕을 약간 넣었습니다.
바삭바삭한 고추부각을 먹으니
목이 매케해집니다.
고추의 매운 맛과 어머니의 사랑이
목으로 넘어가며 생긴 현상이죠.
어머니는
여름 내내 뙤약볕에서 일하셨습니다.
고추, 콩, 깨, 도토리묵, 무우, 배추 우리집 식탁에 오르는 것의
대부분이 시어머니의 손을 거친 것입니다.
덕분에 우린 중국산 농산물 먹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처음 시집와서 시댁에 다니러 갔을 때
어수선한 농촌 분위기가 낯설기만 했는데
그 분위기가 바로 요즘 말하는 웰빙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인데
그 아들이 나중에 결혼하게 되면
나도 시어머니처럼
며느리의 살림에 보탬이 되어주는
사랑을 듬뿍 주는 시어머니가 되어야지 하고 생각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