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생각에 잠겨...
블루노트 2004/04/23 16:53   http://blog.azoomma.com/wkddk33/125908
몇일전 a/s를 신청한 욕조회사에서 사람이 나왔다.
이선이랑 점심을 먹던 중 이였는데 막연히 아저씨일꺼라는 생각은 고정관념이였다.
50대 가량의 중년 아주머니가 오셨는데 조금은 놀랐고 나이드신 여자분이 하시기엔 좀 힘든일 같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래도 굉장한 당당함이 남자보다 시원한 느낌을 받았다 .
우선 어디가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시더니 드라이기와 신문지를 준비 해 달라고 하시곤 오래된 가죽 가방에서 장비를 꺼내신다.
화장실 문닫고 나가라고 하시는데 왠지 죄송한 맘이 들어 열어두었다
욕조 물빠지는 부분에 균열이 생겨 자꾸 갈라지는 것이 라서 기계로 갈아내고 땜빵을 하셔야 된다고 한다,요란한 소리와 기계가 욕조를 갈면서 나는 먼지 냄새는 굉장히 자극적이였다.
잠시 아이 걱정이되서 문은 닫고 말았지만 애가타는 맘이 들어 가지고 있던 마스크를 안으로 밀어넣었다
"이거 쓰고 하세요"
라고 내가 건네자 아주머니는
"아니야 귀찮아서 하루 이틀하는 것도 아니고...뭘 고마워 "
하신다.
"그래도......"
더 이상 권하지는 못했지만 좀 서글픈 맘에 밖에서 서 있었다.
잠시 후 조용해 지더니 머리가 하얗게 되서는 아주머니가 베란다로 나가서 먼지를 툴툴 터신다 짧은 한숨도 함께.
돌아보시며 "떔빵한 곳이 굳어야되니깐! 아휴 ~다리야"
앉으시면서 울 딸아이 보고 손녀생각이 나셨는지 연신 웃으신다.
당신의 손녀는 초등학교 2학년이라며 이런 저런 이야기로 시간이 흐렀고 나도 덩달아 한참을 이야기 한것 같다
이젠 다 됐을꺼라며 일어나셔서는 잘 됐다며 싸인해 달라고 종이와 펜을 주셨다.
내가 싸인을 하는 동안 한마디 하신다.
"젊어서 열심히 살아 나중에 곱게 늙고 예쁘게 살아야지...."
뭉클!
"네?...네....."
나가실때 얼른 뛰어가 식탁에 있는 어제 한 떡을 드리며
"핸드백에 넣고 심심할떄 군것질하세요"했다
크게 웃으시며 "잘먹을께" 하시는데 나도 방긋 웃었다.
돌아와 앉으면서 잠시 생각에 빠진다.
동정심도 아니고 그 무엇도 아니였다
그 아주머니를 보고 우선 예전에 고생하셨을 부모님이 떠올랐고
내 미래에 대해서 생각이 들었다.
지금 젊어서의 현명함과 알뜰함이 내 노후의 모습을 얼마나 곱게 지켜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그래서 오늘도 열심히 아끼고 모으며 산다.
나만이 아닌 내 부모와 형제 자식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