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기억 하나
기본 주제방 2004/07/12 21:43   http://blog.azoomma.com/wangel/143484

아침부터 하늘이 내려앉을 듯 하더니

하루종일 비가 왔다.

안개비도 오고, 폭우도 쏟아지고....

예전의 나는 비가 오는 날이면 집안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저 창문에 부딪히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그로인해 더욱 아늑하게 느껴지는 집안 분위기에 충만함을 느끼며

하고픈 이런저런 소일을 했다.

그런데 일을 갖게 되니까

예전의 그런 호사를 누릴 수 없어서 잠시 우울해 진다.

하지만 우산에 부딪히는 빗소리를 들으며

축축해진 발로 거리를 걷는 것에 의외로 쾌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중학교 시절의 기억이 떠 올랐다.

비가 오면 짝궁이랑 속옷까지 젖을 정도로 비를 맞고 돌아다니다가

친구집에 가서 옷을 말리며 스모키의 음악을 듣던 기억.

크리스 노먼의 가슴을 훑던 목소리랑

꿈을 꾸는 듯 했던 그 눈빛도 함께 생각난다.

그리고 몽상가였던 나의 키큰 친구도....

 

이제는 그런 짓을 할 엄두도 나지 않고 할 맘도 없지만

그 때는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스스로도 그 치기어린 시절의 내가 낯설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