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두 아들 이야기 2004/05/04 21:18   http://blog.azoomma.com/wangel/127702

큰아이(7살)가 지난 겨울에 연을 사달라고 했다.

하지만 문구점에서 파는 비닐연이 웬지 미덥지 않아서 선뜻 사 주지를 못했다.

언제 대나무를 구해서 직접 만들어 줘야지 생각했지만 그것도 생각뿐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겨울은 갔다.

 

노동절이었던 토요일, 우리 가족과 친구 가족은 시화 습지 공원을 찾았다.

그곳에는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어 있어서

우리는 도시락을 먹기 위해 다른 유원지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서 큰아이는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작은 아이는 여기저기 뛰어 다녔다.

친구(♂)가 매점을 가려하자 큰아이도 따라 나섰다.

그리고 돌아온 아이의 손에는 만화캐릭터의 비닐연이 들려있었다.

양쪽에는 짧은 꼬리를, 중간에는 아주 긴 꼬리를 가진 연이었다.

아이는 연을 들고 이리뛰고 저리뛰고 하였다.

바람이 조금 불면 아이 키만큼 날아오르다가

바람이 잔잔해지면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연.

남편은 왕년의 실력을 보여주겠다며,

연줄을 당겼다 놓았다하면서 연을 높이 띄웠다.

그런데 연줄이 아들 손으로 옮겨가면 영락없이 연은 땅으로 곤두박질을 했다.

그러면 아이의 아빠는 다시 연을 띄워 아들 손에 쥐여주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집으로 돌아와 아이가 묻는다.

"엄마, 연이 왜 높이 나는지 알아?"

"바람이 부니까....."

"아니야, 긴 날개(꼬리를 가르킴)가 바람을 먹어서... 날아서...

 바람을 호호 부니까 높이 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