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3일 지난 금요일 오후 6시 30분경.....
약속이 있어서 두 아들을 데리고 전철을 탔다.
전철 타기전부터 칭얼거리던 작은 아들 condition이 좋지 않았나보다.
하지만 시간에 쫓겼던 나는 미처 아이를 살필 틈이 없었다.
바나나 우유를 사 달라고 해서 손에 쥐어주고 전철에 올랐다.
그리고 작은 아이는 전철안에서 단숨에 우유를 마시더니
잠시후 모두 토해 버리는 것이 아닌가.
너무 당황해서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들고 바닥을 닦기 시작했다.
그러자 한 아주머니가 신문지를 건내 주었다.
그리고 어떤 아저씨는 주유소 휴지를 나에게 두개나 주었고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도 휴지를 건내 주었다.
더더욱 고마운것은 스물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처자가 나를 도와 함께 바닥의 토물을 닦아주는 것이었다.
괜찮다고 그만두라고 해도 거리낌없이 도와주었다.
정말 미안하고도 고마웠다.
결국 이름도 모른채 헤어졌지만 나는 정말 그 아가씨(학생?)을 위해 간절히 진심으로 기도했다.
이름이나 소속이라도 알았다면 TV에 나오는 친절시민에 추천이라도 하겠는데....^^;;
그 친절에 보답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녀의 친절은 나에게 전해진 '나그네의 꽃다발'이었다.
그 꽃다발이 시들때까지 그저 내가 움켜쥐고 있을 것인지....
그 꽃다발의 향기가 다른 이에게 계속 전해지도록 할 것인지....
나는 사랑의 빚을 지고 말았다.

나그네의 꽃다발
詩 : 서정주
내 어느 해던가 적적하여 못 견디어서
나그네 되어 호올로 산골을 헤매다가
스스로워 꺾어모은 한 옹큼의 꽃다발 ---
그 꽃다발을 나는
어느 이름 모를 길 가의 아이에게 주었느니.
그 이름 모를 길 가의 아이는
지금쯤은 얼마나 커서
제 적적해 따 모은 꽃다발을
또 어떤 아이에게 전해 주고 있는가?
그리고 몇 십 년 뒤
이 꽃다발의 선사는 또 한 다리를 건네어서
내가 못 본 또 어떤 아이에게 전해질 것인가?
그리하여
천 년이나 천오백 년이 지낸 어느 날에도
비 오다가 개이는 산 변두리나
막막한 벌판의 해 어스럼을
새 나그네의 손에는 여전히 꽃다발이 쥐이고
그걸 받은 아이는 오고 있을 것인가?